[단독]최태원, 이번엔 'S' 특명···이사회서 '직원 행복 설문' 결과 논한다

머니투데이 김성은 기자 | 2022.12.12 14:01


SK가 구성원을 대상으로 한 행복도 조사 결과도 이사회에서 논의토록 함으로써 ESG(환경·사회·지배구조) 경영에서 한 발 또 앞서 나간다. 기업 내 구성원, 즉 사람의 중요성을 강조하는 차원이다.

12일 재계에 따르면 SK(주), SK이노베이션 등 SK그룹 주요 계열사는 향후 매해 반기가 지난 뒤 컬쳐서베이(Culture Survey) 결과를 이사회에 보고하고 이에 대해 논의하는 자리를 마련할 예정이다. 이를 위한 사전작업으로 지난달 SK(주)는 이사회를 대상으로 컬쳐 서베이에 대한 개요와 구성원의 참여율, CEO 평가에 반영하는 방식 등에 대해 설명한 것으로 알려졌다.

컬쳐 서베이란 SK가 수펙스추구협의회 차원에서 각 관계사의 구성원과 지속적으로 소통하고 구성원 만족도를 측정하는 일종의 연례 설문조사다. 컬쳐서베이 내 구성원 행복감(삶, 회사, 미래기대) 문항을 포함해 구성원 스스로 느끼는 행복의 정도를 측정해 구성원 WLB(Work Life Balance)를 포함한 행복 수준 및 근무 만족도를 확인한다.

구성원의 행복도를 묻는 문항 뿐만 아니라 리더의 SKMS(SK Management System·SK 경영철학)에 대한 이해도는 높은 편인지, 리더는 소통에 적극 나서는지, 공명정대하게 일처리를 하는지 등을 묻는 항목들도 포함된다.

SK(주)의 경우 컬쳐 서베이 종합 점수 평균은 2018~2019년 66점에 머물다 2020~2021년 73점으로 상승했다.

명칭은 다르지만 최근 다수의 기업들은 SK의 컬쳐서베이와 비슷한 형태로 회사 구성원들의 만족도 조사를 시행하고 경영진과 구성원간 소통에 활발히 나서고 있다. 단 이 결과를 SK(주)처럼 이사회에까지 보고토록 한 사례는 드물다. SK(주)가 그룹 내 지주회사인 만큼 향후 이같은 움직임은 전체 관계사로 번질 가능성이 높다.

한 재계 관계자는 "ESG에 앞장서고 있는 SK가 E(환경)과 G(지배구조) 뿐만 아니라 S(사회)에도 집중하겠단 의미로 해석된다"며 "환경문제와 지배구조 문제를 해결하는 것도 결국 사람의 일이기에 사람을 다루는 S야말로 기업에서 중요한 문제일 수 있다"고 평가했다.

SK(주)의 지속가능경영보고서에 따르면 S를 평가하는 대표 지표에는 구성원 현황(신규채용, 여성임원 비율 등), 구성원 안전, 구성원 건강, 구성원 인권, 구성원 역량 개발, 일과 삶의 균형, 협력사 동반성장 지원, 지역사회 지원 등이 포함된다.


이사회에 컬쳐 서베이 결과를 보고토록 한 것은 기업 경영진이 구성원 행복 증진을 위해 여러 조치들을 시행중인데 그 조치가 실제 직원들의 만족도로 이어지고 있는지, 그렇지 않다면 그 이유는 무엇인지 등에 대해 보다 객관적으로 살펴보겠단 의지로 파악된다.

컬쳐 서베이 결과를 최태원 그룹 회장 뿐 아니라 외부 사외이사진이 이사회에서 제대로 들여다 보겠다고 한 이상, 구성원 행복 증진을 위한 다양한 활동들이 그저 보여주기식 요식행위에 그치지 않도록 하겠단 뜻으로도 해석된다.

SK(주)의 이같은 결정에는 최 회장의 의지도 작용한 것으로 알려졌다.

최 회장은 지난 8월 열린 이천포럼에서도 구성원 만족도에 상당한 관심을 기울이며 회사에 바라는 바에 대해 "블라인드에서처럼 허심탄회하게 이야기해보자"고도 주문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또 이천포럼 마무리 세션에서 최 회장은 "ESG 가운데 E는 사람과 지구의 관계, G는 사람과 사람의 관계를 다룬다면 S는 인권이나 꿈, 존중받을 권리와 같은 사람 그 자체"라고 정의한 뒤 "기업은 사람 그 자체를 존중하고 사람은 행복을 만들어가는 주체로서 일을 할 수 있도록 만들어 가야 한다"고도 밝혀 구성원, 즉 기업 내 '사람'의 중요성을 거듭 강조했다.

SK의 이같은 움직임은 MZ세대(1980년대 초~2000년대 초 출생한 밀레니얼 세대와 1990년대 중반 2000년대 초반 출생한 Z세대 통칭)가 점차 기업 구성원 내 주류로 떠오르고 있는 요즘 시대 변화와도 맞아떨어진다. 구성원의 반응에 보다 면밀히 귀기울일 수 있단 측면에서다.
김용춘 전국경제인연합회 고용정책팀장은 "MZ세대는 자신들의 목소리를 당당히 내는 개성 강한 세대일 뿐만 아니라 스스로 납득하지 않으면 기업 정책에 동조하지 않는다"며 "이들과 제대로 소통치 않을 경우 단절 현상이 벌어지고 조직 내 비효율성을 초래하기 때문에 개별 기업들은 구성원들과의 커뮤니케이션을 점차 강화하는 추세"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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