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플페이 국내선 "어렵다"지만…'1위' 삼성페이 긴장하는 이유[인싸IT]

머니투데이 김승한 기자 | 2022.12.13 06:32

INSIGHT+INSIDER
삼성전자, MST 기술 보유 루프페이 인수
기존 결제 매장 단말기 그대로 사용가능해
MST 기술 보유에도 미국에서 존재감은 없어
낮은 카드사 커버리지·스마트폰 보급율 원인
애플페이 韓상륙 "어려워" vs "삼성페이 위협"

삼성페이 국내 누적 결제 금액. /그래픽=김다나 디자인 기자


애플페이가 내년 한국에 상륙할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국내 간편결제 시장을 주도하는 삼성페이와의 경쟁구도가 주목된다. 업계에선 일단 애플페이의 잠재력을 예의주시하면서도 국내 공략이 쉽지만은 않을 것이라는 평가를 내놓는다. 삼성페이의 경우 일반 카드단말기를 그대로 사용할 수 있는 MST(마그네틱보안전송) 기술을 확보해서다. 삼성페이가 2015년 출시 7년 만에 사용자수 1600만명, 누적 결제금액 182조원의 성과를 거둔 것도 이때문이다. 다만 애플페이의 충성고객이 더 늘어나면 안심하기 어렵고 장기적으로 삼성페이가 국내용을 벗어나기 위해서라도 서비스 혁신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루프페이 인수로 얻은 삼성페이 핵심 기술력 'MST'



삼성페이./사진=삼성전자
현재 삼성페이는 국내 오프라인 간편결제 시장에서 압도적인 사용량을 보인다. 12일 빅데이터 플랫폼 모바일인덱스에 따르면 올해 11월 삼성페이의 MAU(월간활성사용자수)는 1603만명이다. 같은 기간 카카오페이는 320만명, 네이버페이는 74만명에 머물렀다. 카카오페이와 네이버페이는 2018년부터 오프라인 결제 서비스를 시작했지만 'QR·바코드 결제'라는 한계를 뛰어넘지 못했다.

업계는 삼성페이 흥행의 가장 큰 요인으로 '범용성'을 꼽는다. 삼성페이는 애플페이와 달리 NFC(근거리무선통신)와 MST 결제를 모두 지원한다. 특히 MST 기술은 가맹점 대부분이 MST 단말기를 사용하는 한국 시장에서 가장 큰 경쟁력으로 작용했다는 평가다.

MST는 카드 마그네틱을 통해 결제 정보를 전송하는 방식이다. 실물 카드는 마그네틱선을 결제 리더기에 긁으면 자기장이 발생하는데, 이때 카드 정보가 전자신호로 바뀌어 카드사 서버로 전달된다. MST는 실물 카드를 긁어야 발생하는 자기장을 스마트폰에서 자체적으로 발생시켜 카드 정보를 전달하는 식이다.

MST는 삼성전자가 고유 기술은 아니다. 미국 스타트업 '루프페이'가 만들었다. 2014년 애플페이가 출시되자 삼성전자는 애플페이를 넘어설 '신의 한수'가 필요했다. 이에 2015년 초 루프페이를 인수했다. 루프페이의 MST는 안테나를 스마트폰에 부착시키는 방식이었지만, 스마트폰 제조사인 삼성전자는 단말기 안에 MST를 내장시켜 완성도를 끌어올렸다.

루프페이 인수는 적중했다. 기존 매장에 깔려있는 MST 단말기를 그대로 사용하면 됐기에 결제 단말기 교체 문제가 한번에 해소됐다. 삼성전자는 MST 기술로 모든 카드 결제 가맹점을 삼성페이로 결제할 수 있는 매장으로 확보해 모바일 결제 인프라를 단기간에 완성했다.



MST 기술로도 미국 시장 장력 못한 삼성페이, 왜?


분기별 미국 스마트폰 점유율. /사진=카운터포인트리서치

MST 기술을 장착한 삼성페이는 국내에선 큰 성공을 이뤘지만, 미국 시장에서의 존재감은 여전히 미미하다. 2015년 한국과 동시 미국에도 진출한 삼성페이는 당시 MST를 내세워 '애플페이로는 결제할 수 없는 매장에서 삼성페이로는 가능하다'고 대대적으로 홍보했다.

하지만 삼성페이는 지금까지도 애플페이, 스타벅스에 이어 점유율에서 3위에 머물러 있다. MST 기술을 갖고 있는 만큼 분명 미국에서도 통할 것이란 예상과는 전혀 다른 시나리오였다.

미국내 삼성페이가 한국만큼 성장하지 못한 이유는 부족한 카드사 커버리지 때문이다. 삼성전자는 한국에 삼성페이를 출시 때 모든 카드사와 제휴를 맺어 100% 커버리지를 확보했다. 하지만 미국에선 50%에 불과했다.


이는 미국 금융사들이 삼성전자를 결제 파트너로 완전히 신뢰하기 못했기 때문이라고 업계 관계자는 설명한다. 삼성은 반도체, 스마트폰 분야에선 글로벌 1등 기업이지만, 결제 시장에서 만큼은 보수적인 미국 은행들이 삼성페이와 협업에 적극적이지 않았다는 설명이다.

반면 자국기업 서비스인 애플페이는 탄탄한 신뢰를 통한 협력 관계로 100%의 커버리지를 일찌감치 확보해 현재 미국내 가장 많이 사용되는 간편 결제 서비스로 자리잡았다.

미국에서 삼성전자 스마트폰의 낮은 보급율도 삼성페이 흥행에 걸림돌로 작용했다. 미국 스마트폰 시장에서 삼성전자 점유율은 24%(올해 1분기 기준)로 애플(50%)의 절반 수준이다. 반면 한국에서는 삼성전자가 77%, 애플이 21%다.


초읽기 들어간 애플페이 한국 상륙...경쟁력은 '글쎄'


애플페이. /사진=애플 홈페이지

애플은 현대카드와 협업해 내년 초를 목표로 애플페이를 한국에 출시한다. 하지만 애플페이의 한국 공략은 당분간 쉽지 않다는 게 업계의 시각이다. 삼성전자 역시 애당초 고민했던 국내 NFC 단말기 교체 문제가 단기간에 해결되기 어렵기 때문이다.

NFC 결제 방식만 사용하는 애플페이에는 NFC 결제 단말기가 무조건 필요하다. 그러나 올해 기준 국내 신용카드 가맹점 290만개 가운데 NFC 기반 단말기를 보유한 곳은 약 10%에 그친다. 나머지 90%가 MST 단말기다. 애플페이가 삼성페이와 같은 대중화를 이루기 위해서는 최소 80% 이상 가맹점에 NFC 결제 단말기가 설치돼야 하는데 사실상 어렵다는 것이 업계의 분석이다.

가장 큰 문제는 비용이다. NFC 결제 단말기 교체 비용은 15만~20만원이다. 자영업자 입장에선 기존 MST 단말기도 전혀 문제가 없는데, 비용만 들고 매출 확대에 도움되지 않는 NFC 단말기로 바꿀 유인은 없다.

삼성전자도 삼성페이 개발 과정에서 이를 해결하기 위해 NFC 패드 도입을 고려했지만 비용 등의 문제로 결국 무산됐다. 카드업계 관계자는 "NFC 결제 방식은 이미 한국에서 15년 전부터 극복하려 했지만 한계에 부딪혀왔다"며 "애플페이가 도입되더라도 지금 삼성페이처럼 사용되기 위해선 상당한 시간이 걸릴 것"이라고 설명했다.

다만 중 장기적으로 NFC 단말기가 보급되고 제휴 카드사가 늘어나면 애플페이의 시장 지배력은 커질 수 있다는 시각도 여전하다. 국내 소비자들의 아이폰 충성도가 워낙 높아서다. 삼성페이 때문에 아이폰 사용자가 갤럭시폰으로 갈아탄 사례가 많았는데 대체 서비스가 등장하면 언제든 복귀할 수 있다.

통신 업계 한 관계자는 "결제 편의성이 높은 삼성페이 때문에 갤럭시폰로 이동한 아이폰 사용자는 꽤 많은 것으로 안다"며 "애플페이가 한국에 성공적으로 안착하면 다시 아이폰으로 돌아가려는 수요가 늘어날 수 있고 삼성이 우려하는 것도 그부분"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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