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에 대해 쑤전창 대만 행정원장은 "중국은 행정 등록 수단을 활용해 무역 행위에 대해 간섭하는데, 이는 세계무역기구(WTO) 규범에 부합하지 않는다"고 주장했다. 대만 측은 WTO 제소를 검토하고 피해를 본 업자들을 지원하겠다고 밝혔다.
중국은 지난 8일에도 홈페이지 공지를 통해 약 100곳의 대만 수산물 기업 제품 수입을 중단시켜 대만산 오징어, 꽁치 등 유입을 막았다.
잇단 조치는 중국의 발표 내용과는 다른 의도가 있는 것 아니냐는 의심을 받는다. 앞서 중국은 올해 6월 대만의 우럭바리, 갈치, 전갱이 등의 일부 수산물 수입을 금지했다. 아울러 미국의 낸시 펠로시 하원의장이 대만을 방문하기 직전인 지난 8월 1일에는 약 100개 대만 식품기업이 규정을 위반했다며 제품을 수입하지 않겠다고 선언했다. 지난해에도 2월에 대만산 파인애플 수입을 중단했고, 9월에는 대만산 열대 과일인 슈가애플과 왁스애플 등의 수입을 중단했다. 대만산 과일에서 유해 생물이 발견됐다는 이유에서다.
블룸버그는 중국 세관 자료를 인용해 중국이 올해 5~10월(6개월) 사이 대만산 어류·갑각류 5600만 달러(731억원)어치를 수입했는데,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 1억3800만달러어치 사들인 것과 차이가 있다고 전했다. 60%가량 줄어든 것이다.
대만의 중국 담당 기구인 대륙위원회(MAC)는 중국 통관 당국이 등록이라는 제도를 이용해 아무런 예고 없이 대만 수산물의 수입을 잠정 중단했다고 반발했다. 대륙위원회 관계자는 "중국이 수입 중단 조치를 무기로 삼아 중국과 관계가 좋지 않은 국가에 경제 제재를 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앞서 중국은 지난달 공산당 20차 전국대표대회(당 대회) 정치 보고서에서 대만과 경제 및 문화 협력을 강화하겠다고 밝혔다.
일부 전문가들은 미국이 대만에 무기를 판매한 데 따른 보복 성격도 있다고 보고 있다. 앞서 7일 미국 국방부가 대만에 패트리엇 미사일 100기를 판매할 예정이라는 보도가 나왔다. 미국은 또 최근까지 4억2800만 달러(5600억 원) 규모의 전투기 부품을 대만에 수출하도록 승인했다. 미·중 정상회담이 끝난 지 한 달도 지나지 않은 시점에 미국이 대만에 무기를 판매하기로 결정하면서 중국의 반발이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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