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도 '집사'처럼 알약으로 관리"…고양이 첫 당뇨치료제 허가

머니투데이 안정준 기자 | 2022.12.09 14:05
경구용(먹는) 고양이 당뇨병 치료제가 미국에서 처음으로 허가됐다. 사람의 당뇨 치료에 쓰이는 것과 같은 'SGLT-2(나트륨-포도당 공동수송체)' 억제 기전이다. 미국에서 당뇨병 진단을 받는 고양이가 60만마리에 이를 만큼 반려묘 양육 시장이 커진 환경이 첫 치료제 개발로 연결됐다. 이제 사람과 고양이가 함께 알약을 먹으며 당뇨를 관리하는 시대가 된 것.

9일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미국 식품의약국(FDA)는 8일(현지시간) 경구용 고양이 당뇨병 치료제 '백사캣'을 허가했다. 백사캣은 하루에 15mg 알약 하나를 먹는 방식이며 인슐린 치료 경험이 없는 고양이의 혈당조절 개선 목적으로 투여할 수 있다.

임상시험 과정에서 벡사캣은 투약한 고양이의 80% 이상에서 당뇨 치료 효과를 낸 것으로 확인됐다. 백사캣의 주요 성분명은 '벡사글리플로진'(bexagliflozin)인데 동물에 투여할 수 있는 첫 'SGLT-2 억제제'라고 로이터통신은 전했다.

SGLT-2 억제는 신장에서 포도당 재흡수에 관여하는 SGLT-2 수송체를 선택적으로 억제해 소변으로 배출되는 포도당의 혈류 내 재흡수를 차단해 혈당을 낮추는 기전이다. 이미 인간 당뇨병 치료를 위해 널리 사용되는 기전이다. 인간 당뇨병 치료를 위한 SGLT-2 억제제의 글로벌 시장 규모는 27조원에 육박한다.


당뇨병을 앓는 반려묘가 늘어나며 고양이 당뇨 치료제 개발 조건이 갖춰진 것이 백사캣이 탄생하게 된 배경이다. 이 약을 개발한 '엘랑코 애니멀 헬스'(이하 엘랑코)의 마이클 비리어 선임이사는 "미국에서 당뇨병 진단을 받은 고양이는 60만 마리이며 이 가운데 약 12만5000마리가 치료 옵션이 복잡해 치료를 받지 못하고 있다"고 말했다. 미국 인디애나주에 위치한 엘란코는 2019년 다국적 제약사 일라이릴리에서 계열분리된 동물 의약품 업체다. 한국에도 지사가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

당뇨병을 앓는 고양이는 사람과 마찬가지로 평생 치료와 관리를 받아야 하는데, 인슐린 투여와 식이 조절이 지금까지 표준적인 치료와 관리 방법이었다. 백사캣 허가로 이제 고양이도 사람과 같이 SGLT-2 억제 기전의 알약을 먹으며 당뇨를 관리할 수 있게 된 것이다. 마이클 비리어 엘랑코 선임이사는 "내년 1분기 중 미국 내 수의사들이 백사캣을 처방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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