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달엔 겨울 시즌 추위에 떨지 않고 골프를 즐길 수 있는 곳을 찾아 남쪽으로 떠나봤다. 자차로 이동하면 3시간 반 정도, KTX를 타면 목포역까지 2시간 30분 정도 걸린다. 목포역에서 골프장까지는 차로 20분 정도 거리다. 먼 여정이지만 해외골프 나가는 것과 비교하면 오히려 합리적일 수도 있다.
사우스링스 영암CC는 산악지형의 골프장이 주를 이루는 우리나라에서 색다른 링크스 형태의 코스를 선보이고 있다. 링크스(Links)는 코스의 형태가 아닌 특정지역을 뜻한다. 스코틀랜드 해안 근처에 위치한 모래언덕의 황야지대를 링크스라고 하는데 이곳에 만든 골프장을 링크스 코스라고 한다. 인공적으로 다듬어진 코스를 보다가 링크스 코스를 보면 황량한 느낌이 들기도 한다.
최상급인 코스 레이아웃과 대조적인 클럽하우스의 외관이 사우스링스의 운영 철학을 보여주듯 소박하다. 사우나 역시 최소한의 것들로만 했다. 클럽하우스 식사도 마찬가지다. 1만원 안팎의 간단한 식사메뉴로 구성돼 있으며 주문하면 최근 유행하는 로봇이 서빙을 한다. 특이하게 식사 후 식판 정리도 직접 셀프로 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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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스 소개━
30개국 이상에서 세계 100대 코스를 탄생시키며 현존하는 최고의 골프 코스 설계자라는 찬사를 받는 카일필립스와 미국 베스트 뉴코스상, 골프 다이제스트 선정 올해의 건축가상을 받은 짐앵이 설계를 맡았다. 그들의 이름을 그대로 딴 코스가 넓은 벌판에 펼쳐진다. 카일필립스의 대표작은 스코틀랜드의 킹스반스, 아랍에미리트 아부다비의 야스링스, 한국의 사우스케이프오너스 등이다. 넓은 페어웨이를 바탕으로 크게 어렵지 않은 레이아웃을 특징으로 한다.
모든 홀이 탁 트여 광활한 느낌을 주며 영암호를 따라 자란 갈대숲과 철새들이 골프장과 자연스럽게 어우러진다. 편안한 듯 보이지만 곳곳에 도사리고 있는 질긴 러프와 갈대숲은 페어웨이를 벗어난 공에 자비를 베풀지 않는다. 짐앵은 전북 장수CC를 설계했으며 워터해저드와 그린, 홀에 다양한 커브를 주는 설계로 난이도 있는 코스 전문이다.
그린까지 좌우 커브로 돌아가는 홀이 많고 그 사이에 해저드나 벙커 등의 장애물들이 곳곳에 도사리고 있어 도전적인 플레이가 요구된다. 지형을 그대로 살려 꽤 언듈레이션이 느껴지는 홀도 많아 꽤 난이도가 느껴진다. 카일필립스 코스와 짐앵 코스는 같은 링크스 코스지만 확연하게 다른 레이아웃으로 각자 개성을 자랑한다. 코스에는 그린에 쓰는 벤트그라스를 페어웨이까지 식재해 확실한 차별화를 꾀했다. 게다가 습지 근처라 페어웨이가 푹신한 느낌을 주며 이른바 ‘뗏장’ 날리는 재미를 더하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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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전홀━
이 홀은 카일필립스의 시그니처 홀로 클럽하우스에서 가장 멀리 떨어진 파 5홀이다. 화이트티 기준 470미터 거리로 티박스에 서면 커다란 호수가 앞을 가로막아 심리적으로 위축이 될 수 있다.
워터해저드는 티박스에서 그린까지 계속 이어지기 때문에 모든 샷은 오른쪽으로 밀리면 위험하다. 그린 공략도 오른쪽으로 밀리면 바운스가 호수 쪽으로 나기 때문에 그린 안착까지 조심해야 한다.
#짐앵 C코스 1번 파5홀
화이트티 기준 513미터 파5홀로서 오른쪽 전체에 위치한 워터해저드가 홀을 따라 흐르고 그린은 급격히 오른쪽으로 돌아 있다.
2개의 벙커가 그린 전면에 배치돼 있는 포대그린이므로 긴 서드샷이 요구된다. 갈대를 낀 워터해저드가 그린까지 뻗어 있어 모든 샷은 가급적 페어웨이 중앙 왼편을 겨냥하는 것이 좋다.
세컨드샷 랜딩 포인트가 우측으로 돌아가면서 있고 중간중간 갈대숲이 많아 코스를 한눈에 파악하기가 어려워 난이도가 더 느껴지는 홀이다.
미리 야디지북을 확인해 정확하게 코스 모양을 인지하고 전략을 세우면 어렵지 않게공략이 가능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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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고 가면 좋은 사우스링스 영암CC 셀프라운딩━
#2인 카트로 다른 구장에 비해 느리고 리모컨이 없다. 공을 치고 카트를 몰고 가야만 한다. 정해진 플레이어가 캐디 역할을 하면서 혼자 카트를 운전할 생각을 한다면 플레이에 집중하기 어려울 수도 있다. 공을 더 멀리 친 플레이어가 다른 플레이어를 내려주고 카트를 몰고 가는 방법이 가장 효율적이다.
#티잉그라운드에 서면 티샷 랜딩 포인트를 상상하기 마련이다. 그러나 장애물 하나 보이지 않는 광활한 대지에선 상황이 다르다. 공이 떨어질 지점이나 그린까지의 거리나 모습을 정확하게 파악이 어렵다. 미리 야디지북을 확인하고 티샷하는 것이 좋은 스코어를 내기 위한 비결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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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 스코어━
짐앵 코스는 웬만한 산악지형 코스보다 훨씬 난이도가 느껴졌다. 정확한 샷을 구사하지 않으면 순식간에 공들이 사라진다. 곳곳에 위치한 해저드를 넘어 그린까지 가는 여정이 갈대에 가려져 혼란스럽다. 그린에서 라인도 직접 봐야 하기 때문에 좋은 스코어를 기대하기 어렵다.
일단 이곳에선 자신의 그간의 샷과 코스 매니지먼트, 그린 라이 보는 법 등을 연습한다고 생각하면 좋겠다. 기자는 이곳에서 보기플레이를 기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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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천 관광지━
골프를 위한 여행이지만 잠시 주변 관광으로 마음의 여유를 가져보는 것은 어떨까.
유달산의 또 다른 이름은 ‘영달산’으로 영혼이 거쳐가는 곳이라 하여 붙여진 이름이다. 면적 140ha, 높이 228.3m로 높지는 않지만 노령산맥의 맨 마지막 봉우리이자 다도해로 이어지는 서남단의 땅 끝인 산이다. 2.7km에 달하는 유달산 일주도로는 목포 시가지와 다도해 전경을 감상할 수 있어 색다른 풍경을 선사할 것이다.
#목포해상케이블카로 다도해를 한눈에
목포해상케이블카는 목포 시내 북항스테이션을 출발하여 유달산 정상부에서 ‘ㄱ’자로 꺾여, 해상을 지나 반달섬 고하도에 이르는 국내 최장 케이블카다. 다도해의 금빛 낙조와 야경을 감상할 수 있으며 총 길이 3.23km로 베트남 빈펄케이블카를 능가하는 아시아 최고의 노선을 자랑한다. 바닥이 투명한 크리스털 캐빈을 포함한 55대의 10인승 광폭도어 캐빈이 40분간 다양한 볼거리로 인도한다.
▶본 기사는 입법국정전문지 더리더(the Leader) 12월호에 실린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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