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트랙 쿨리뷰] 있지, 프리하지만 완벽한 '체셔'

머니투데이 한수진 기자 ize 기자 | 2022.12.06 09:19
있지, 사진제공=JYP엔터테인먼트


걸그룹 있지(ITZY)가 지난달 30일 새 미니 앨범 'CHESHIRE(체셔)'를 발매했다. 1번 트랙이자 타이틀곡인 'Cheshire'부터 끝곡 'Boys Like You(보이스 라이크 유)'까지 총 4곡이 실렸다. '자신을 믿자'는 메시지를 담은 앨범인 만큼 있지는 자기확신 속에서 정체되지 않은 변화를 담아냈다. 멤버들은 'Cheshire'를 "차분하"게 작업했고, 그 과정에서 "주체성에 더한 믿음"을 갖게 됐다. 그렇게 팀의 확고한 정체성에 신중함까지 곁들어 완성한 음악들은 깊은 감명과 여운을 남긴다. 밀리언셀러의 이유를 재차 증명해낸 앨범이다.


2019년에 데뷔한 있지는 이제 4년 차에 접어들었다. 이들의 이력에는 벌써 앨범만 8장(일본 앨범 미포함)에 싱글도 여러 곡이 있다. 길어야 반년을 넘기지 않는 이들의 연속적인 앨범 발매는 성실함 그 이상의 하이 퀄리티로 완성돼 놀랍기까지 하다. 이 일정 속에서 일본 활동과 월드 투어까지 해낸 것은 한번 더 놀랄 수밖에 없는 지점이다. 그 결과 이들은 '빌보드 200' 8위와 '밀리언셀러' 등극이라는 기록을 쓰며 '4세대 걸그룹 원티어'로 올라섰다.


선주문만 72만 여장을 돌파한 있지의 신보 'CHESHIRE'는 성적은 물론 앨범 퀄리티까지 그들이 왜 '4세대 원티어'라 불리는지를 명확하게 보여주는 앨범이다. '달라 달라'로 뜨거운 스포트라이트를 받으며 데뷔한 있지는 처음부터 높은 위치에서 활동을 시작했다. 계단식 성장을 애초 이룰 수 없던 데뷔전의 화려한 성공은 이들이 행보마다 계속해서 많은 기대감을 불러 모았다. 하지만 기대가 높아질수록 부담감도 높아지기 마련이다. 멤버 예지는 "믿음이 불확실하게 느껴질 때도 있었고 힘들 때도 있었다"고 고백했고, 그 불안감의 타파를 자신들이 해온 주체적인 음악성으로 바로잡았다.


있지, 사진제공=JYP엔터테인먼트


그래서 '자신을 믿자'는 메시지를 정면으로 담아낸 'CHESHIRE'는 이들이 오늘날까지 이뤄온 강한 결집력의 결과다. 이 과정에서 변화도 분명하게 보여주며 이들은 스펙트럼까지 넓혔다. 이전엔 파워에 집중해 강한 면모에 집중했다면, 새 타이틀곡 'Cheshire'는 은근함을 살린 감각적인 느낌이 강조됐다.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 속 고양이 체셔를 모티브로 했는데, 해당 동화의 판타지스럽고 익살스러운 느낌을 유니크하게 살려냈다. 가사는 '맞고 틀린 게 어딨지'라며 청자가 지닌 불안함에 위로를 건네고, '네 앞에 펼쳐진 이 순간을 즐기면 돼 이대로'라며 재차 파이팅을 불어넣는다. 이 위로 덧댄 멜로디는 피아노 리프와 강력한 베이스 사운드가 어우러져 스타일리시하고, 추임새의 하울링으로 임팩트를 안긴다.



퀴즈 쇼를 배경으로 기획된 뮤직비디오는 곳곳에 물음표를 오브제로 활용해 의미심장한 분위기를 형성하고, 장면을 액자식 구성으로 연결해 다양한 해석의 가능성을 열어두며 여운을 남긴다. 역동적인 무브를 잠시 접어두고 시시각각 변하는 알쏭달쏭 알 수 없는 표정에 집중한 포인트 안무도 인상적이다.


이밖에도 베토벤의 '엘리제를 위하여'를 샘플링해 원곡의 클래식하고 몽환적인 멜로디로 색다른 감상을 선사하는 'Snowy(스노위)', 부드러운 멜로디와 상반되는 직설적이고 단호한 노랫말이 인상적인 'Freaky(프리키)', 펑크적인 요소를 가미해 풍성한 사운드를 자랑하는 당찬 에너지의 팝 장르 'Boys Like You'까지 다채로운 사운드로 듣는 즐거움을 선사하고, 앨범 전체를 관통하는 주체적이고 솔직 당당한 메시지는 있지의 아이덴티티를 한층 강화한다. 동화 속 고양이 체셔의 시원한 웃음처럼, 있지가 'CHESHIRE'로 짓게 될 웃음도 마찬가지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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