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직 고용 지표 견조하다지만…시장에선 "고용 시장 균열 신호"

머니투데이 홍재영 기자 | 2022.12.05 11: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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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P=뉴시스
미국 11월 고용 보고서가 시장의 예상치를 상회하자 금리 인상 기조가 이어질 것이란 경계 심리가 재부각된다. 긴축 기조 지속과 속도조절론이 엇갈리며 한국과 미국 증시 모두 혼조세를 보인다. 다만 추세적 고용 둔화 흐름이 확인된 만큼 2023년 본격적으로 둔화세를 보일 것으로 시장은 전망한다.

지난 2일 (현지 시각) 미국 노동부에 따르면 11월 비농업 일자리는 26만3000개 증가했다. 시장 전망치 (20만명 증가, 다우존스·블룸버그 기준)를 상회한 것이다. 실업률은 전월과 같은 3.7%로 집계됐다.

노동자 임금은 크게 올랐다. 11월 한 달 동안 시간당 임금은 0.6% 상승해 시장 추정치(0.3%)를 큰 폭으로 웃돌았다. 임금은 전년 대비 5.1% 오르며 예상치(4.6%)를 크게 상회했다.

공동락 대신증권 연구원은 "11월 비농업부문 일자리가 예상 수준을 상회함에 따라 미국 노동 시장이 여전히 견조한 흐름을 이어가고 있음이 확인됐다"며 "거듭된 기준금리 인상에 따른 부담으로 일부 지표들의 부진이 나타나기 시작한 가운데 적어도 고용에서는 기존 개선 흐름에 큰 변화가 일고 있지 않다는 것을 시사하는 대목"이라고 설명했다.

이에 금리 인상 기조 또한 당분간 지속될 수 밖에 없다는 경계 심리가 나온다. 고용은 물가지수와 더불어 인플레이션 상황을 잘 드러내는 지표기 때문이다. 제롬 파월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의장이 지난 30일(현지 시각) 브루킹스 연구소 연설에서 주장한 적절한 고용 증가 폭인 월간 10만개보다 아직 고용 증가 폭이 크다.

권희진 KB증권 연구원은 "7월 이후 나타난 월간 고용 증가 폭의 둔화 속도가 만약 앞으로도 유지된다고 가정하면 '월간 10만개 증가'는 내년 9월에야 가능하고 경기 하강으로 고용이 보다 빨리 둔화해도 2분기 중 확인될 것으로 추정된다"며 "아직 임금 상승세 완화나 고용 둔화세 가속화 등의 신호도 관찰되지 않은 가운데, 연준이 내년 금리 인하 기대를 높이는 신호를 보내기에는 이르다"고 판단했다.

다만 고용의 추세적인 둔화 흐름은 지속적으로 확인되고 있다. 인플레이션 영향으로 구매력이 떨어져 실제 취업자 수가 많기보다 한 사람이 많은 직업을 갖고 있을 가능성이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이정훈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이번 고용보고서에서 중요한 점은 경제 활동 참가율 하락 및 임금 상승세 확대가 지속됐다는 것"이라며 11월 경제 활동 참가율은 62.1%로 0.1%포인트 하락해 8월 62.4% 이후 3개월 연속 하락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시간당 임금도 전월 대비 0.6% 상승해 3개월 연속 상승폭이 확대됐고 전년 동월 대비로도 5.1% 상승률을 기록해 10월 4.9%에서 한 달 만에 5%대로 반등했다"고 말했다.

이다은 대신증권 연구원은 "미국 비농업 취업자 수의 경우 기업조사를 기반으로 작성되는데 'N잡러'(한 사람이 여러 직업을 가짐을 의미)의 일자리도 중복으로 계산된다는 점에서 허수가 많다"며 "최근 기업과 가계조사간 취업자 수 격차가 확대되고 있는데 이는 실제 취업자 수보다 한 사람이 갖고 있는 직업 수가 많아지고 있음을 의미한다"고 진단했다.

이에 따라 긴축의 영향이 본격화 되고 기업의 역실적 우려가 강화되고 있는 2023년에는 오히려 정책 당국이 고용 시장 경착륙에 따른 고용 부진을 우려하게 될 것이라는 시각도 나오고 있다.

하건형 신한투자증권 연구원은 "2023년 1분기 말에서 2분기로 가며 고용 부진이 본격화될 것으로 판단된다"며 "고용의 선행지표인 기업 이익의 역성장이 올해 3분기부터 나타나기 시작했고, 통화정책이 실물 경제에 영향을 미치는 6개월 가량의 시차를 고려하면 긴축 부담은 내년 상반기 본격화된다"고 분석했다.

박성우 DB금융투자 연구원은 "2023년으로 접어들면서 소비 지출의 둔화는 더욱 뚜렷해질 것"이라며 "결국 극심한 노동수급 불일치는 공급 개선보다는 수요 둔화로 균형점을 찾아갈 개연성이 크다고 본다"고 판단했다.

이어 "노동 공급이 극적으로 개선될 경우 경제는 연착륙 경로로 갈 수 있지만 그보다는 노동 수요 감소를 통한 경착륙 경로의 가능성이 클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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