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벤처창업학회장인 전성민 가천대 교수는 "개발자 입장에서도 소프트웨어 출시 등 고강도 집중근무가 필요할 땐 한번에 몰아서 근무하고 쉬는게 나을 수 있다"라며 "다만 해외에선 만성적인 '크런치 모드'를 막기 위해 연장근무에 대한 임금을 더해준다"고 말했다.
근로자가 주48시간 이상 일할지 자발적으로 선택하는 영국의 '옵팅 아웃' 제도를 도입하되 포괄임금제 폐지 등으로 '공짜 야근'을 없애야 한다는 설명이다. 실제 미국 실리콘밸리가 위치한 샌프란시스코 베이 지역에선 전일제 근로자가 주40시간을 초과 근무할 경우 시간당 임금의 1.5~2배를 지급한다. 국내 IT업계도 포괄임금제를 폐지하는 추세지만, 여전히 크래프톤·네오위즈 등 게임사와 중소 IT기업은 관련 제도를 유지하고 있다. 노동조합이 없는 사업장의 60%가 포괄임금제를 시행 중이란 설문조사 결과도 있다.
스톡옵션 등으로 회사의 성장이 보상으로 이어지는 직원의 경우 주52시간제를 완화해야 한다는 제언도 나온다. 유효상 유니콘경영경제연구원장은 "같은 기업 내에서도 정해진 월급을 받는 직원들은 주52시간제 완화가 부담스러울 수 있지만, 스톡옵션·우리사주 등을 받아 주주의 일원인 직원들은 워라밸보다 회사 성장이 더 중요하게 느껴질 수 있다"라며 "회사 내에서도 근무제를 획일화하기보단 직원들에게 선택권을 주는 게 필요하다"라고 조언했다.
구성원이 젊고 이직이 자유로운 IT·게임업계 특성상 다른 산업보다 회사와 직원 간 관계가 수평적이어서 장시간 노동만 강제할 수 없다는 진단도 있다. 정진수 노무법인 노엘 대표노무사는 관련 토론회에서 "우수 인재 영입·유지를 위해선 직원들의 수요를 만족시켜줘야 해 회사가 근로조건을 일방적으로 정할 수 있는 환경이 아니다"라며 "최소한의 규제만 남겨두고 회사와 근로자와 대등한 관계에서 근로조건을 정할 수 있게 해야 한다"라고 말했다.
[저작권자 @머니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