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코볼…가나초콜릿 XX들" 가나전 석패에 튀어나온 '인종차별'

머니투데이 김도균 기자, 김지은 기자 | 2022.11.29 15:59
28일 오후(현지시간) 카타르 알라이얀 에듀케이션 시티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2 카타르 월드컵 조별리그 H조 2차전 대한민국과 가나의 경기에서 2대3으로 석패한 한국 선수들이 아쉬워하고 있다./사진=뉴스1

대한민국 축구 대표팀이 2022 카타르 월드컵 가나전에서 패배하면서 온라인 공간을 중심으로 인종차별적 표현이 터져 나왔다. '초콜릿', '코코볼' 등 피부색을 빗댄 차별적 표현들이 대다수를 이뤘다.

29일 트위터 등 SNS(사회관계망서비스)에는 전날 대한민국과 가나와 축구 경기 장면을 공유하며 가나 선수들을 '코코볼' '가나초콜릿'등에 비유했다.

이날 한 누리꾼은 관중석에 가나 국민들이 응원석에 앉자 응원하고 있는 경기 중계화면을 공유하며 "여긴 코코볼이네 그냥"이라는 게시글을 올렸다. 검고 동그란 코코볼에 가나 국민을 빗대 조롱한 것으로 풀이된다.

/사진=트위터 갈무리

다른 누리꾼은 경기중 공격수 조규성의 얼굴을 가격한 가나 선수를 향해 "가나초콜릿XX들아"라는 표현을 사용했다. 정진석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은 전날 경기를 앞두고 자신의 페이스북에 "가나… 오늘 밤 요렇게 찢어 주마"라는 글과 함께 가나초콜릿을 부서뜨려 놓은 사진을 올려 논란이 일었다. 정 위원장은 현재 해당 게시글을 삭제했다.

/사진=트위터 갈무리

초콜릿, 코코볼 외에도 직접적인 비하 표현을 사용한 경우도 눈에 띈다. 한 누리꾼은 "우는 거야" X둥이(흑인 비하 표현)라 안 보인다"며 가나 선수를 조롱했다.

특정한 인종의 피부색을 빗댄 이같은 표현은 명백한 차별적 표현이다. 국가인권위원회가 2019년 발간한 '혐오표현 리포트'에 따르면 인종, 피부색, 민족 등 정체성 요인을 바탕으로 개인이나 집단한 향한 경멸적·차별적 표현은 '혐오표현'에 해당한다.

해당 표현의 대상이 된 인종 집단에게는 이같은 표현이 뼈아플 수밖에 없다. 과거 한국에서 교환학생을 했던 아프리카계 미국인 자넷 존스(25)는 "우리를 초콜릿에 비유한 건 피부색으로 우리를 조롱하기 위해 만든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한국에 1년가량 거주 중인 아프리카계 A씨는 "피부색을 비하하는 표현은 차별적으로 느껴질 뿐 아니라 한국이 가나에 패배한 상태라 그 표현에 분노가 담겨 위협적으로 느껴지기까지 한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이같은 표현이 자칫 과격행위로 이어질 수 있다고 우려하며 성숙한 시민의식을 주문했다.

설동훈 전북대 사회학과 교수는 "특정 국가나 인종을 피부색을 기준으로 표현한 것은 인종차별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스포츠는 민족주의를 불러일으킬 수 있기 쉬운 요소라 이같은 표현이 실제 공격적인 행동으로 나타날 우려가 있다"며 "경기에서 패배한 아쉬움은 이해하지만 경기는 경기일 뿐이라는 걸 명심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임명호 단국대 심리학과 교수는 "패배했다는 분노가 인종이나 국가를 향해 표출되는 건 성숙하지 못한 시민의식"이라며 "우호와 존중이라는 스포츠 정신을 되새겨야 할 때"라고 밝혔다.

한편 1무 1패로 H조 3위를 기록 중인 대한민국은 포르투갈과 조 최종전을 통해 16강 진출 여부를 결정짓게 됐다.

조규성이 28일 오후(현지시간) 카타르 알라이얀 에듀케이션 시티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2 카타르 월드컵 조별리그 H조 2차전 대한민국과 가나의 경기에서 공중볼 경합 과정 넘어져 고통스러워 하고 있다. 경기 결과는 한국의 2대3 석패./사진=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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