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타르서 성폭행당하면 형사처벌에 채찍"…英변호사의 '충격' 증언

머니투데이 황예림 기자 | 2022.11.28 13:03

[카타르 2022]

(도하 AFP=뉴스1) 최종일 기자 = 벨기에가 23일(현지시간) 카타르 알 라이얀의 아흐마드 빈 알리 스타디움에서 열린 F조 조별리그 1차전에서 캐나다를 1-0으로 제압한 가운데 한 여성 축구팬이 벨기에를 응원하고 있다. ⓒ AFP=뉴스1 Copyright (C) 뉴스1.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월드컵 개최국인 카타르에서 성폭행당한 여성을 형사처벌한다는 증언이 나왔다.

22일(현지시각) 영국 미러는 지난해 인권단체인 '휴먼라이츠워치'(Human Rights Watch)의 조사 등을 인용해 카타르에서 성폭행을 신고한 여성들은 '혼외 성관계' 혐의로 기소를 당한다고 보도했다.

이 단체에서 여성인권 수석연구원으로 활동하는 변호사 로스나 베굼은 "2016년 22세 네덜란드 여성 로라가 혼외 성관계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뒤 유죄 판결을 받았다"며 "재판부는 로라에게 벌금 580파운드(약 93만원)와 집행유예 1년을 선고했다"고 밝혔다.

베굼에 따르면 카타르 사법 당국은 성폭행 피해자가 가해자를 평소 알고 있었다는 정황이 발견되면 "합의에 의한 성관계"였다는 가해자의 주장을 받아들일 가능성이 있다. 또 기소된 성폭행 피해자들은 채찍 등의 형벌을 받기도 한다.

(카타르 AFP=뉴스1) 김민수 기자 = 21일(현지시간) 카타르 알라얀의 아흐마드 빈 알리 스타디움에서 열린 미국과 웨일스 간의 2022 카타르 월드컵 조별리그 B조 1차전 경기에 앞서 한 관중이 무알콜 맥주인 '버드와이저 제로'를 들고 있다. ⓒ AFP=뉴스1 Copyright (C) 뉴스1.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단체는 카타르를 방문한 해외 관광객들도 인권을 고려하지 않는 현지 법의 영향을 받을 수 있다고 우려한다. 월드컵 기간 성폭행 범죄가 발생해도 현지에선 제대로 된 처벌이 이뤄지지 않을 수 있다는 지적이다.


혼외 성관계를 엄격하게 규제하는 법에 따라 임신부 등 여성 관광객들이 적절한 치료를 받지 못하는 상황이 생길 수 있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카타르 병원에선 미혼 상태에서 임신한 여성이 긴급하지 않은 치료를 받으려고 할 경우 이를 거부하거나 환자를 당국에 신고할 수 있다.

또 카타르 당국에서 출생 증명서를 발급받으려면 혼인 증명서를 제시해야 한다. 당국은 혼인 일자와 출산 일자까지 비교해 여성이 혼외 임신을 한 게 아니라는 사실을 확인한 뒤 출생 증명서를 내준다.

단체는 "카타르의 여성 인권이 낮기 때문에 월드컵을 즐기려는 여성 팬들 역시 위험한 상황에 처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다만 카타르 측은 월드컵이 열리기 전 "카타르는 모든 여성의 권리를 보호하고 증진한다"며 "이같은 방침은 월드컵을 위해 카타르를 찾는 모든 여성에게 적용될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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