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7일 완성차 업계에 따르면 현대차·기아는 화물연대 파업에 직원이 직접 차를 운전해 옮기는 '로드탁송'으로 대응하고 있다. 직원 1000여명을 투입해 신차 출고 일정이 더 이상 늦어지지 않도록 궁여지책을 꺼내든 셈이다.
로드탁송 진행시 소비자가 받게 될 차량의 누적 주행거리는 많게는 100㎞ 이상 늘어날 수 있다. 현대차·기아 공장에서 출고센터까지 이동거리가 꽤 긴 편이기 때문이다. 신차의 의미가 떨어진다며 이를 거부하는 소비자는 순번이 뒤로 밀리고 있다. 다음 순번의 소비자가 로드탁송을 동의하면 해당 차량을 인수하기 때문이다.
업계에선 고객 신차를 기한 없이 공장에 쌓아둘 수 없기 때문에 어쩔 수 없는 조치라고 본다. 공장 부지가 어느 정도 비어 있어야 다음 차량을 원활하게 생산할 수 있다.
현대차·기아는 로드탁송에 동의하는 고객에 주행거리 보증 연장 혜택을 제공하기로 했다. 차체 및 일반 부품은 6만㎞에서 6만2000㎞로, 엔진 및 동력 전달 부품은 10만㎞에서 10만2000㎞로 늘려준다는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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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랜저, 지금 주문해도 내년에 받기 어려운데…6월 팰리세이드 때처럼 화물연대가 또 '훼방'━
현대차도 속이 타는 건 마찬가지다. 국민차로 불리는 자사 플래그십 세단 그랜저의 본격적인 출고를 앞뒀기 때문이다. 이달 출시된 그랜저 풀체인지(완전변경) 모델은 공식 사전 계약을 진행하지 않았는데도 11만명이 벌써 차를 주문한 상황이다. 지금 당장 주문해도 내년에 받을 수 있을지 장담하기 어려운 지경이다.
현대차는 올해 남은 두 달 동안 1만1000대를 판매하고 내년엔 11만대를 팔겠다는 계획을 내놨지만 시작부터 화물연대 파업이라는 난관에 부딪혔다.
문제는 화물연대 파업이 장기화될 경우다. 현재 현대차와 기아 공장으로의 부품 조달은 문제없이 이뤄지고 있지만, 파업이 길어질 경우 부품이 없어 공장이 멈출 가능성도 있다. 완성차 업계는 파업이 진행된 올해 6월 8일부터 11일까지 나흘간 약 5400대의 생산 차질을 빚었는데, 피해액은 2571억원 규모였다.
현대차·기아는 코로나19(COVID-19) 등으로 조건부로 시행했던 소비자·대리인 방문 출고 정책을 이번 파업 기간 동안 진행키로 했다. 다만 사전에 예약을 해둬야 하고 차종마다 상황이 달라 미리 담당 영업직원에게 방문 출고 조건을 확인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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