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은행이 여섯차례 연속 금리인상을 단행하면서 부동산 시장에 미치는 영향도 커지고 있다. 지난달 빅스텝(0.5%포인트 인상)에서 이달 베이비스텝(0.25%포인트 인상)으로 인상 폭은 좁혔지만 거래멸종 현상은 더욱 심화하고 집값 하락 압박도 강해질 것이라는 우려다. 부동산 시장이 반등하기 위해서는 미국이 기준금리 인상을 멈추고 인하로 방향을 바꿔야 하는데 내후년이나 가능할 것이라는 예측이 우세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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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리 상한선 모른다…거래 사라지고 가격 하락 ━
기준금리는 내년에도 오를 전망이다. 시장에서는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내년 기준금리를 5%대까지 올리고 한은 역시 연 3.5~3.75%까지는 올릴 것으로 예상했다. 실제로 이날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 발언에 따르면 금통위원 중 3명은 3.5%, 2명은 3.75%까지 올리는 것도 열어둬야 한다는 의견을 나타냈다.
때문에 거래절벽을 넘어 거래멸종이라는 말이 나올 정도로 거래가 얼어붙었지만, 거래는 더 사라지고 가격 하락도 가파를 수 있다는 우려다.
권대중 명지대학교 부동산학과 교수는 "금리 급등 피로감이 쌓인 데다 추가 인상이 예상되기 때문에 내년에 부동산 가격 하락은 더 클 것으로 본다"면서 "부동산 경착륙을 막기 위해 서울을 조정대상지역으로 바꾸는 등의 완화책이 추가로 필요하다"라고 말했다.
서울부동산정보광장에 따르면 11월 들어 전날까지 등록된 서울 아파트 거래 건수는 155건으로 집계됐다. 이달 거래일과 계약 신고일이 남았지만 업계에서는 11월이 역대 최저 거래량을 경신할 것으로 보고 있다.
지난달 서울 아파트 거래량은 536건으로 역대 최저치를 기록했다. 신고일(30일) 마감이 일주일 가량 남았지만 600건을 넘기 어려울 것이라는 예측이다. 지난해 1월 5760건과 비교하면 10분의 1도 되지 않고 올 1월 1092건과 비교해도 절반을 겨우 넘는다.
전국 아파트가격 하락세도 매주 역대 최대 낙폭을 경신하고 있다. 한국부동산원 전국 주간 아파트가격 동향에 따르면 지난 21일 기준 전국 아파트 매매가격은 0.50% 하락하면서 전주 대비 하락폭을 키웠다. 지난주 0.47% 하락해 관련 통계가 시작된 2012년 5월 이후 최대 하락폭을 기록했는데 한 주 만에 이를 경신했다.
금리 인상이 부동산 시장에 직격타인 가장 큰 이유는 '불확실성'이라는 분석도 있다. 이은형 대한건설정책연구원 연구위원은 "대출을 받아서 집을 사기 위해서는 원리금이 예측이 되어야 하는데 지금 금리는 계속 오르고 있고, 상한선이 어디인지 알 수가 없기 때문에 대출을 받아 집을 사기 어려운 상황"이라고 말했다.
권 교수는 "미국이 기준금리 인상을 멈추고 인하로 돌린다는 시그널이 있고 난 뒤에야 국내 부동산 시장은 반등할 수 있는데 그 시점은 2024년이 돼야 할 것으로 본다"면서 "특히 내년에는 부동산 거래가 더 안되고 가격하락 압박이 커지는 힘든 시기가 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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