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생활건강, '18년 최장수 CEO' 차석용 부회장 용퇴

머니투데이 정인지 기자 | 2022.11.24 14:29
차석용 LG생활건강 부회장
'최장수 CEO' 차석용 LG생활건강 부회장이 18년 만에 최고경영자에서 물러난다. 그는 LG생활건강을 화장품 업계 1위로 끌어올린 주역으로 LG생활건강의 성장과 부침을 장기간 함께 했다.

LG생활건강은 차 부회장이 오는 30일로 임기를 마치고 이정애 부사장이 CEO 자리를 이어 받는다고 24일 밝혔다. 차 부회장은 2005년부터 LG생활건강 대표이사에 올라 올해 주주총회에서 6번째 재선임에 성공했다. 원래 임기(3년)는 2025년까지다. 그렇지만 후진에게 길을 터 주기 위해 용퇴하기로 한 것으로 파악된다.

차 부회장은 1985년 미국 P&G 본사 입사 후 1998년 쌍용제지 대표이사 사장으로 첫 CEO를 맡았다. 이후 P&G 한국총괄사장을 거쳐 2001년 해태제과 대표이사 사장을 역임한 뒤 2005년 LG생활건강 대표이사를 맡았다.

재임기간 중 차 부회장의 가장 큰 업적은 '후'를 럭셔리 화장품 시장에서 공고한 선두 위치에 올려놓았다는 점이다. '후'는 2016년 단일 브랜드로 연 매출 1조원을 돌파했고 사드 여파에도 2018년 국내 화장품 업계 최초로 연매출 2조원을 넘어섰다. 면세점을 중심으로 고급라인을 강화하며 브랜드력을 쌓은 게 주효했다.

LG생활건강의 전체 실적도 코로나19(COVID-19)로 소비 심리가 위축된 2021년까지 17년 연속으로 사상 최대 실적을 이뤄냈다. 시장에서는 이를 '차석용 매직'이라고 불렀다. 사상 최대 실적 행진의 배경은 자체 브랜드 강화는 물론 M&A(인수합병)를 통한 적극적인 사업 확대에 있었다.


차 부회장은 화장품, 생활용품(HDB), 음료 부문을 고르게 키우며 사업 포트폴리오 다각화를 해 왔다. 2007년 코카콜라 인수에 이어 2011년 해태음료, 2013년 영진약품 드링크 사업을 차례로 사들이며 음료 분야를 키웠다. LG생활건강의 음료 부문은 올해 3분기 기준 누적 매출이 1조6833억원으로 전체 대비 약 31%를 차지했다.

화장품도 자체 브랜드만을 고집하지 않고 활발한 M&A를 통해 더마화장품, 퍼스널케어, 색조 등 제품을 다양화했다. 2020년에는 유럽 더마화장품 대표 브랜드인 피지오겔의 아시아와 북미 사업권을 글로벌 제약사 글락소스미스클라인(GSK)로부터 1923억원에 사들였다. 2021년에는 헤어케어 기업 보인카를 1170억원에, 올해는 미국 화장품 브랜드 크렘샵을 1500억원에 인수했다.

다만 올 들어 중국이 강력한 방역대책을 실시하면서 화장품 실적이 급감한 점은 뼈아프다. 올해 화장품 부문 영업이익(3분기 누적 기준)은 2299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67%가 감소했다. 중국의 주요 도시 봉쇄로 오프라인 매장 영업이 중단되고, 왕훙(중국 인플루언서)들에 대한 정부 제재 강화로 온라인 매출도 타격을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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