병원·의사·제약사…보건의료 정기국회 종료 앞두고 '쟁의의 계절'

머니투데이 안정준 기자 | 2022.11.24 14:37
(서울=뉴스1) 구윤성 기자 = 민주노총 공공운수노조 의료연대본부 서울대병원분회 소속 조합원들이 23일 오전 서울 종로구 서울대병원에서 2차 파업 출정식을 마친 뒤 필수 인력 충원 등을 요구하며 대학로 일대를 행진하고 있다.
보건의료계가 일제히 파업과 집회 등 쟁의행위에 나선다. 병원 노조와 보건의료 노조, 건보공단 고객센터 노조, 의사 및 간호사 단체 등 직역을 가리지 않고 쟁의행위가 발생한다. 제약업계에서도 이례적으로 파업에 나선 곳이 있을 정도다. 이유는 저마다 조금씩 다르지만 제약업계를 제외하면, 대체로 정기국회 회기 종료를 앞두고 각자의 이익을 국회에 관철시키기 위해서라는 해석이 나온다.

24일 보건의료계에 따르면 서울대병원과 보라매병원 노동조합이 이날 이틀째 파업을 이어갔다. 두 병원 노조는 전일 서울대병원 본관 앞에서 파업 출정식을 열고 25일까지 사흘 일정으로 파업에 돌입한 상태다. 파업 참여 대상 조합원은 3900명으로 이 가운데 1000여명이 파업에 참여한 것으로 전해진다.

현재 노조는 △간호사 35명 감축안 철회 △경비 절감 계획에 따른 인력·복지·기능 축소 금지 △경영평가로 임금가이드라인 강제 금지 △직무성과급제 도입 철회 △감염병 수립 대책 마련 등을 요구하고 있다. 인력 충원 문제가 핵심 쟁점이다. 노조 측은 서울대병원 127명, 보라매병원 163명의 인력 증원을 요구하고 있다.

국립대학교병원노동조합 연대체도 지원사격에 나섰다. 연대체는 지난 21일 세종정부청사 기획재정부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공공기관 혁신 가이드라인' 등을 통한 인력 감축·정원 통제 정책 폐기와 내년도 인력 정기 증원 사업 개시를 비롯한 인력 확충을 촉구했다.

민주노총 전국보건의료산업노동조합은 지난 22일 국회의사당 앞에서 결의대회를 열고 공공의료 확충·보건의료인력 지원 등 9.2 노정합의 이행을 위한 예산 마련을 촉구하며 총력투쟁을 선포했다. 배경은 예산이다. 보건의료노조는 현재 국회에서 심의되고 있는 내년도 정부 예산안에 대해 "9.2 노정합의 이행을 위해 반드시 필요한 예산이 대부분 미반영돼 있어 합의를 이행하려는 의지도, 노력도 찾아보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건보공단 고객센터 노조도 지난 23일 강원 원주 건보공단 앞에서 상담노동자 해고 없이 전원 정규직 전환을 촉구하는 결의대회를 갖고, 공단 고객센터 설립 추진단에 항의서한을 전달했다.


서울대병원·보라매병원 노조와 전국보건의료산업노동조합, 건보공단 고객센터 노조 등의 쟁의행위는 큰 틀에서 민주노총 공공운수노조 총파업을 시작으로 본격화된 노동계 '동투'(겨울 투쟁) 차원에서 진행된다.

이 같은 노동계 쟁의행위와 별도로 오는 27일에는 대한의사협회 등이 소속된 간호법 저지 13개 보건복지의료연대(13보건복지의료연대)'가 여의도 국회 앞에서 '간호법 제정 저지를 위한 400만 보건복지의료연대 총궐기대회'를 개최한다. 국민의 건강과 안전을 위협하는 간호법 제정안의 문제점을 대내외에 알리고 간호법 폐기를 강력히 촉구한다는 계획이다. 의협 대의원회는 투쟁 방법으로 '의사 총파업'까지 거론했다. 이들에 맞서는 대한간호협회는 지난 21일 국회앞에서 '간호법 제정 총궐기대회'를 개최하고 이번 정기국회 내 간호법 제정을 촉구했다.

쟁의행위는 제약업계에서도 이례적으로 벌어진다. 현대약품 노동조합은 지난 23일 창립 37년만에 처음으로 파업에 나섰다. 노조에 따르면 현대약품은 이상준 대표가 경영을 시작하면서 인건비 부담을 이유로 초봉(4800만원)을 삭감하고, 직원들에게 지급하던 연차를 기존 20일에서 15일로 줄이겠다고 했다. 이 대표는 오너 3세다.

병원부터 제약사까지 전방위적으로 펼쳐지는 쟁의행위 관련, 제약업계를 제외하면 대체로 정기국회 종료를 앞두고 각자의 이익과 주장을 국회에 관철시키기 위해서라는게 보건의료계 해석이다. 이번 정기국회 마감일은 다음 달 9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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