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 韓성장률 1.7%"...한은, 사상 첫 2% 이하 성장 전망

머니투데이 김주현 기자 | 2022.11.24 16:27

(상보)


한국은행이 내년 우리나라의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기존 전망치(2.1%)보다 0.4%p(포인트) 낮은 1.7%로 수정했다. 한은이 다음해 경제성장률을 2% 아래로 전망한 건 역사상 처음이다.

한은은 24일 발표한 경제전망에서 내년 경제성장률이 1.7%를 기록할 것으로 내다봤다. 올해 경제성장률 전망치는 2.6%로 유지했다. 글로벌 통화긴축 강화와 에너지 문제, 중국 부진 등으로 주요국 경기가 동반 위축되면서 세계 경제가 빠르게 둔화되는 등 대외여건이 큰 영향을 미쳤다는 설명이다.

한은이 2%대보다 낮은 내년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내놓은 건 이번이 처음이다. 실제로 경제성장률이 2%대 아래를 기록한 적은 코로나19(COVID-19) 여파로 마이너스 성장을 기록했던 2020년(-0.7%)과 글로벌 금융위기였던 2009년(0.8%) 두 차례 있었다.

그러나 2009년의 직전 해인 2008년 한은은 2009년 경제성장률을 2.0%로, 2019년에는 2020년 경제성장률을 2.3%로 각각 전망했었다. IMF(국제통화기금) 위환위기 당시에는 구제금융 직후인 점을 고려해 1997년 말에 1998년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발표하지 않았다.

한은의 내년 경제성장률 전망은 OECD(경제협력개발기구)와 KDI(한국개발연구원)의 내년 우리나라 경제성장률 전망치보다도 0.1%p 낮은 수치다. OECD와 KDI는 내년 한국 성장률을 모두 1.8%로 내다봤다.

한은은 국제 경제가 주요국의 경기 동반 부진 등으로 잠재수준을 하회하는 흐름이 이어지고, 내년 하반기 이후에는 대외 불확실성이 줄어들면서 부진이 점차 완화될 것으로 분석했다. 내년 민간소비는 올해 대비 2.7% 늘어날 것으로 전망했다. 펜트업(Pent-up·억눌렸던 수요가 급속도로 살아나는 현상) 모멘텀이 이어지면서 회복세를 이어가겠지만, 금리상승과 구매력 저하 등으로 그 속도는 차츰 완만해질 것이라는 분석이다.

설비투자는 높은 대외 불확실성 등으로 신규투자 수요가 위축되면서 상반기 0.7%, 하반기 -6.7%로 연간 -3.1%를 기록할 것으로 전망했다. 건설투자는 주택경기 둔화와 SOC(사회간접자본) 예산 감소 등으로 부진할 전망이다. 상품수출은 글로벌 수요둔화 등으로 증가세 둔화흐름이 이어지다가 내년 하반기 이후 중국과 IT(정보통신기술) 경기 부진 완화 등으로 반등할 것으로 봤다.

올해 경상수지 흑자규모는 250억달러(33조1800억원), 내년에는 280억달러(37조1700억원)를 기록할 것으로 전망했다. 취업자수는 올해와 내년 중 각각 82만명, 9만명 증가할 것으로 예상했다. 취업자수는 올해 리오프닝(경제활동 재개) 효과 등으로 큰 폭 증가했지만, 내년에는 해당 효과가 사라지고 경기 둔화 영향이 나타나면서 소폭 증가에 그칠 전망이다.


이창용 한은 총재는 이날 금융통화위원회 직후 기자간담회에서 "내년 경제성장률은 수출과 투자가 예상보다 부진하고 소비 회복세도 완만해지면서 지난 전망치인 2.1%를 상당 폭 하회하는 1.7%로 전망했다"고 밝혔다.

이어 "성장률 하향 조정 요인을 살펴보면 대부분 글로벌 금융둔화 폭 확대 등 대외 요인에 기인한다"며 "전세계가 경제가 둔화되고 있는데 우리나라만 높은 성장률을 유지하는 것은 어렵다"고 말했다.


한은은 올해와 내년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각각 5.1%, 3.6%로 전망했다. 올해와 내년 전망치 모두 지난 8월 전망치보다 0.1%p 소폭 내린 숫자다. 앞으로 소비자물가는 기저효과와 경기 둔화 영향 등으로 상승률이 다소 낮아지겠지만 당분간은 5%대의 높은 오름세를 지속할 것으로 봤다.

올해의 근원물가 상승률은 개인서비스물가의 높은 오름세가 이어지면서 지난 전망 수준(3.6%)에 부합할 것으로 예상했다. 내년 근원물가 상승률은 기존 전망치(3.1%)보다 낮은 2.9%로 전망했다. 그동안 누적된 원가상승 부담이 상방압력으로 작용하겠지만, 경기 둔화가 하방요인으로 작용할 것이라는 설명이다.

국제유가(두바이유 기준)는 배럴당 90달러 내외에서 오르내릴것으로 예측했다. 글로벌 경기침체 우려 등 하방요인과 OPEC+(석유수출국기구 및 러시아 등 기타 산유국 협의체) 감산 결정 등 상방요인이 혼재하고 있다는 설명이다. 한은에 따르면 주요 기관들은 국제유가가 점차 하락하겠지만 그 속도는 완만할 것으로 예상했다.

이 총재는 "내년 경기성장률 전망치가 0.4%p 대폭 낮아졌음에도 물가 전망의 하향 조정폭이 크지 않은 것은 그동안 누적된 비용인상 압력이 전기·가스 요금과 가공식품, 근원물가 품목에 점차 반영되면서 수요 압력 약화를 상당부문 상쇄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아울러 "11월 물가상승률은 상당 폭 낮아질 가능성이 있지만 예외적"이라며 "내년 1~2월은 기저효과가 사라지면서 다시 5%대 물가상승률이 예상된다"고 했다. 또 "4%대 물가지표가 나온다고 금리를 낮추는 등의 변화를 의미하는 것은 아니기 때문에 수학적으로 숫자만 봐서는 안 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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