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달대행 플랫폼 '부릉'을 운영하는 메쉬코리아가 결국 법정관리행을 밟을 것으로 보인다. 대다수 관계인이 집회에서 본인들의 손실을 감수하면서도 회사를 살리는 방향으로 가닥을 잡았지만 일부 주주사가 회사 매각에 반대하면서다.
23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OK캐피탈 등 메쉬코리아 채권자와 네이버·현대차·GS리테일 등 기존 주주단은 지난 22일 2차 관계인 집회를 열고 유진소닉에 매각을 추진하기로 의견을 모았지만 이 자리에서 일부 주주가 반대의사를 표시하면서 정상매각이 불가능하게 됐다. 채권자 OK캐피탈 등은 결국 법정관리(P플랜) 이외에 대안이 없다고 판단해 이 거래는 법원 관리 아래 진행하게 될 것으로 보인다.
한 관계자는 "일부 주주사가 집회에 불참한 뒤 메쉬코리아 이사회 이사진에게 자사의 권리만 내세우는 내용증명에 가까운 공문을 발송했다"며 "법정관리 단계를 선택하게 될 가능성이 매우 높아졌다"고 밝혔다.
당초 이날 집회에서는 메쉬코리아 경영권 지분 53%를 유진그룹 산하 유진소닉에 매각하는 방안이 논의될 예정이었다. 유진소닉이 제안한 거래대금은 약 600억원 수준으로 파악된다. 원매자 측이 600억원 규모 유상증자를 통해 유정범 의장 등 기존 경영진의 경영권 지분을 담보로 잡은 OK캐피탈 원리금 약 360억원 이상을 변제한 뒤 기존 주주들의 지분을 재조정해 53%의 지분을 확보하려는 구상이었다.
기존 주주단은 자신들의 지분가치 희석을 감수하면서도 유진소닉에 대한 매각작업을 수용했다. 법정관리행만은 막아야 한다는 판단에서였다. 법정관리에 들어가면 기존 주주단 지분이 전액 소각돼 더 큰 손실을 보기 때문이다. 여기에 4륜 물류 서비스 시장에서 1위를 달리는 유진소닉과의 인수합병(M&A) 시너지 효과도 클 것으로 기대했다.
이번 매각 불발에는 메쉬코리아 창업자인 유정범 의장의 저항이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다. 유 의장은 최근 들어 기존 주주단에 두차례나 이메일을 보내 추가 증자를 요청하는 등 매각에 강력히 반발했다.
이를 두고 채권단 내에서는 유 의장이 사사로운 이해관계에 얽매여 회사의 회생을 가로막았다는 지적이 나온다. 한 관계자는 "현 경영진이 용퇴를 적시에 선택하지 못하면서 회사에 막대한 손실을 입힌 책임에서 자유롭지 못할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채권단 측은 P플랜에 돌입하더라도 유진소닉이 메쉬코리아를 인수하는 것은 가능하다는 입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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