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직원들 성실하지만…" 이직자들 쓴소리, 업무혁신 속도 낸다

머니투데이 오문영 기자 | 2022.11.23 15:39
/사진=김창현 기자 chmt@
삼성이 전 계열사 임직원들을 대상으로 '프로다움'이라는 새로운 업무수행 방식을 제안했다. 글로벌 기업으로 나아가기 위해서는 회사와 리더, 구성원들이 자율적인 업무환경을 만들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는 당부다.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이 회장에 취임한 뒤로 사내문화 혁신에 속도를 내고 있다는 해석이 나온다.

23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 전 계열사는 최근 임직원들을 대상으로 업무방식과 관련 교육 프로그램을 진행 중이다. 교육명은 '삼성의 새로운 워킹 웨이(일하는 방식) 프로다움'으로 프로다운 실천을 통해 개인과 조직이 함께 성장할 수 있다는 당부를 전한다. 30분가량의 제작 영상을 시청하는 방식이다. 존림 삼성바이오로직스 사장, 한승환 삼성물산 리조트 부문 사장 등 경영진들을 비롯해 구글, ASML 등 글로벌 기업에서 삼성으로 이직해온 이들이 출연한다.

프로다운 자세의 예시로는 일명 '소울리스좌'라는 별명으로 유명한 김한나씨가 나온다. 영상은 "김한나씨의 근무 모습이 담긴 영상은 소울리스좌 열풍을 일으켰다"며 "매일 목이 쉴 정도로 랩을 외우고 퇴근 이후에는 따로 춤 연습까지 했다고 한다"고 설명한다. 세계 육상선수권 대회에서 한국 육상 최초로 은메달을 차지한 우상혁 선수, 수학계 노벨상으로 불리는 필즈상을 수상한 허준이 교수 사례도 거론된다.

이어 회사와 리더, 구성원이 각각 지녀야 할 자세를 제안한다. 회사는 구성원과 리더 모두가 본연의 업무에 집중해 성과로 승부하고 인정받을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야 하고, 리더는 구성원 역할과 책임을 명확히 하고 자율적 업무환경에서 구성원이 최고 성과를 내도록 지원해야 한다고 조언한다. 구성원의 경우 주어진 업무의 가치와 중요성을 인식하고 자기 주도적으로 성과를 낼 것을 당부했다.

영상에는 현재 삼성의 업무수행 방식에 대한 비판적 시선도 담았다. 업무에 도움이 되는 실질적인 피드백과 성과로 이어지는 코칭이 미흡하다는 지적이다. 임직원 대상 설문조사에서 직원 절반이 넘는 51%가 상사로부터 업무성과가 아닌 출퇴근 시간 등 업무 외적인 요인으로 평가받는다고 답변한 사실도 언급된 것으로 전해졌다.


해외 유수 기업에서 삼성으로 이직해온 이들도 쓴소리를 마다하지 않는 모습을 보였다. 한 직원은 "(삼성은) 주어진 업무에 대해서는 굉장히 성실하게 완성도를 100% 가까이로 만들어낸다"면서도 "그런데 자기 스스로 창의성을 발휘하지는 못한다"고 말했다. 다른 직원은 "(이전 회사에서는) 일하는 부분에 대해 자율적으로 생각할 수 있도록 가이드해줌으로써 좀 더 명확하게 일을 할 수 있었다"고 꼬집었다.

삼성이 전 계열사를 대상으로 교육을 실시하는 것은 이례적이다. 재계에서는 이재용 회장이 회장 타이틀을 단 뒤로 업무혁신에 속도를 내고 있다는 해석도 나온다. 이번 교육 프로그램이 삼성 컨트롤타워 역할을 하는 삼성전자 사업지원TF(태스크포스)의 지시 속에서 인재개발원이 제작했다는 후문이다.

한 계열사 직원은 "그룹이 없어지고 나서는 법정의무교육 정도만 진행해왔다"면서 "일하는 방식과 관련한 교육은 처음인 것 같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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