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루과이 대표팀, 20년 전 삼성SDI 조기축구회에 당한 굴욕

머니투데이 우경희 기자 | 2022.11.23 10:00
삼성SDI 유튜브 채널 화면 캡쳐.

"교체입니다!"

3대 0으로 앞서가던 우루과이 축구대표팀이 두 골을 따라잡히자 급히 교체카드를 빼들었다. '판타지 스타', '미라클 레프티'로 불렸던 알바로 레코바, '불굴의 스타' 다리오 실바가 긴장된 표정으로 몸을 풀고 경기장에 들어섰다. 이들의 활약으로 경기는 우루과이의 5대 2 승리. 월드컵 2회 우승에 빛나는 축구강국 우루과이를 혼쭐낸 팀은 바로 한국의 삼성SDI 조기축구회 '스디(SDI) FC'였다.

2022 카타르 월드컵 개막을 맞아 직장인 사내동호회에서 삼성SDI 천안사업장 축구동호회 스디 FC의 전설이 새삼 회자된다. 전통의 강호 우루과이 축구대표팀을 상대로 두 골을 넣으며 간담을 서늘케 한 아마추어 축구팀의 존재는 동호인 축구계에선 신화일 수밖에 없다.

신화는 2002 월드컵 열기가 온 나라를 뒤덮었던 당시 탄생했다. 연습상대가 필요했던 우루과이 대표팀이 천안시청에 도움을 요청했다. 천안시청은 당시 최고의 실력을 자랑하던 삼성SDI 스디 FC와의 시합을 주선했고, 6월 7일 두 팀 간의 친선 경기가 진행됐다.

물론 수준 차이를 감안하고, 부상위험도 줄이기 위해 우루과이 대표팀에는 공을 한번만 터치해서 패스가 이어지도록 하는 '원터치' 핸디캡 룰이 적용됐다. 스디 FC의 선전은 놀라웠다. 3대 0에서 두 골을 따라잡으며 한 골차. 우루과이 대표팀은 다급히 에이스 알바로 레코바와 다리오 실바를 투입했다. 최종 스코어는 5대 2. 경기 결과는 패배지만 신화가 됐다.

우루과이 전력분석팀도 당황한 기색이 역력했다. 골을 넣은 삼성SDI 직원들의 이름과 나이를 물어봤다는 후문이 전해진다. 우루과이 대표팀은 스디 FC에 당한 일격의 충격 속에 2002 월드컵 조별예선에서 탈락의 고배를 마셔야 했다.


우루과이는 이번에 열린 카타르 월드컵 대한민국의 첫 경기 상대다. 24일 밤 10시(한국시간) 킥오프다. 삼성SDI와 우루과이 대표팀 간 인연이 새삼 회자될 수밖에 없는 배경이다.

당시 경기에 직접 출전했던 삼성SDI의 박경철 프로, 봉현웅 프로, 정환철 프로 등은 지금도 삼성SDI 현역이자 스디 FC 현역이다. 우루과이 대표팀과 경기를 했다는 사실에 대한 자부심도 대단하다. 이들은 한국 대표팀에도 훌륭한 선수들이 많아 전력상 대등한 경기가 예상된다며 2대 1 스코어로 한국팀의 승리를 예측하기도 했다.

삼성SDI는 공식 유튜브 채널을 통해 이들의 입담과 생생한 비하인드 스토리를 전했다. 이를 접한 임직원들은 '입사 전부터 전설로 전해들은 이야기라 늘 궁금했는데, 이런 경험을 했다는 것이 부럽고 존경스럽다', '2002 월드컵 4강 신화와 함께 한국 아마추어 축구사에 길이 남을 최고의 이슈다', '멋진 기운을 받아 우루과이와의 첫 경기 승전보를 기대해 본다' 등 응원의 댓글로 한국 대표팀의 선전을 기원했다.

삼성SDI 유튜브 채널 화면 캡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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