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T시평]ESG가 돈 버는 까닭은?

머니투데이 나석권 사회적가치연구원장 | 2022.11.23 02:05
나석권 원장
최근 ESG 역풍 관련 이야기가 나오곤 한다. 전쟁으로 화석연료 수요는 오히려 증가하고 사회적으로 그린 워싱 비판이 나오면서 ESG는 한때의 유행이라는 우려의 목소리도 힘을 받는 듯하다. 하지만 곰곰이 살펴보면 ESG를 잘 활용함으로써 오히려 돈을 버는 경우가 많아졌음을 쉽게 볼 수 있다.

첫째, '글로벌 공급망' 차원에서 ESG를 잘하는 기업이 더 큰 수익을 올릴 수 있는 구조가 되고 있다. 최근 애플은 자사에 부품을 공급하는 협력업체들도 2030년까지 제조과정에서 탈탄소화를 추진하라고 요구하고 나섰다. 말로만 하는 것이 아니라, 매년 협력업체들의 탈탄소화 추진현황을 추진하고 평가하겠다고 하니 정말 ESG를 잘하는 기업만이 애플에 부품을 팔게 되는 날이 머지않아 올 듯하다.

둘째, 재생에너지 100% 사용을 선언하는 'RE100'이 새로운 무역장벽으로 급속도로 확산한다. 글로벌 기업들이 납품조건으로 '어떤 에너지로 만든 제품'인지까지 따지고 나서면서 기후변화에 대한 국가·기업별 대응능력에 따라 비교우위가 판가름나는 세상이 다가온다. 실제로 국내 배터리 제조업체들은 미국과 유럽의 완성차로부터 납품조건으로 RE100 조건을 요구받고 나아가 그 회사 협력사까지 재생에너지 사용을 요구받으니 ESG 생태계가 잘 형성된 산업과 국가일수록 더 큰 수익을 올리게 될 것이다.

셋째, '재활용 플라스틱' 사용 의무화가 급속도로 진행된다. 과거 애물단지로 취급받던 폐플라스틱이 이제는 귀한 몸이 됐고 이로 인해 최근 압축 페트의 ㎏당 가격이 전년 대비 34%, PP플레이크는 동기에 25.4% 증가했다는 보도까지 나왔다. 이유는 간단하다. 그간 폐플라스틱을 수입한 나라들이 2025년부터 수입을 전면금지하고 나섰고 우리나라와 유럽연합이 페트병 제조시 재활용 플라스틱 사용을 일정비율만큼 요구하면서 재활용 플라스틱 수요가 증가했기 때문이다. 앞으로 관건은 재활용이 어려운 폐플라스틱을 누가 얼마나 잘 재활용하느냐에 달렸다.


넷째, 미국 '인플레이션감축법'(IRA)의 불똥이 정유업계로 튀는 양상이다. 당장 내년부터 판매·사용된 '지속가능항공유'(SAF)는 갤런당 최소 1.25달러에서 최대 1.75달러의 세액공제를 해줄 예정이라고 한다. 유럽도 2025년부터 모든 항공유에 SAF를 섞어 쓰도록 규정하고 2050년에는 그 비율을 63%까지 높인다고 한다. 이로써 기존 재생디젤유 세액공제보다 훨씬 큰 규모의 SAF 시장이 본격화하는 상황이다. 참고로 미국 항공유 수입량의 절반(49%)이 우리나라가 수출한 것이라고 하니 SAF 시장에서 우리의 역량에 따라 미국 항공유 시장의 점유율이 결정될 것이다.

이쯤 되면 ESG 역풍이 맞니 틀리니 하는 논쟁보다 ESG로 돈을 버는 까닭을 분석하고 깨우쳐서 ESG를 잘 실천하고 경제적 가치도 함께 창출하는 새로운 비즈니스모델의 발굴·육성에 전념하는 것이 나을 듯하다. 1990년대 말 디지털 전환기로 인해 소니, 모토로라, 노키아가 치명타를 입고 사라진 것을 반면교사로 삼아 2020년대를 사는 우리는 ESG로 인한 '글로벌 산업계의 대전환기'에 떠오르는 승자가 되는 방법에 골몰해야 겠다.

베스트 클릭

  1. 1 '선우은숙 이혼' 유영재, 노사연 허리 감싸더니…'나쁜 손' 재조명
  2. 2 "유영재, 선우은숙 친언니 성폭행 직전까지"…증거도 제출
  3. 3 장윤정♥도경완, 3년 만 70억 차익…'나인원한남' 120억에 팔아
  4. 4 '돌싱'이라던 남편의 거짓말…출산 앞두고 '상간 소송'당한 여성
  5. 5 수원서 실종된 10대 여성, 서울서 20대 남성과 숨진 채 발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