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 시장의 문턱은 높지만 동유럽이라면 한국인의 근성과 실력으로 두드려 볼 만하다고 생각했다. 주요 발주처에 e메일을 보내고 발표하는 등 맨땅에 헤딩 작전으로 열 번 중 겨우 한두 번 회신을 받았다. 하지만 발주처와 미팅을 잡으면 쉽게 기회를 놓치지 않았다. 유럽에서는 생소한 회사일 수 있지만 이미 2011년 우즈베키스탄 칸딤 가스처리시설 관련 FEED(기본설계) 용역을 수주하고 2015년 약 3조원의 EPC(설계·조달·시공) 본 공사를 수주해 준공하는 등 실력이 뒷받침됐기 때문이다.
현대엔지니어링의 현재 목표는 폴란드에서 첫 번째 프로젝트를 성공적으로 끝내는 것이다. 최지훈 폴리머리 폴리체 PDH·PP 플랜트 공사 현장 소장은 "폴란드에서 인력운용이 녹록지 않지만 공사기간을 조금이라도 당기기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다"고 말했다.
홍현성 현대엔지니어링 대표이사는 취임 6개월 만인 올 9월 폴란드를 방문해 힘을 실었다. 홍 대표는 현장를 찾아 "최고의 영업은 수행을 잘하는 것"이라 거듭 강조하고 이를 위한 본사지원도 아끼지 않는다. 오만, 쿠웨이트 등 해외현장에만 10년 넘게 있었던 전문가인만큼 지사, 현장, 본사가 '원팀'이 돼 시너지를 내는 데 중심 역할을 한다.
현대엔지니어링은 폴란드에서 입지를 견고히 하고 주변 동유럽으로 시장을 확대한다는 계획이다. 유럽에서 코로나19에 대한 빗장이 풀린 이후 체코, 헝가리, 루마니아, 리투아니아, 세르비아 등 폴란드 주변국을 다니며 새로운 수주처를 적극적으로 찾고 있다. 폴란드에서 세번째 대형 프로젝트 수주전도 물밑에서 준비 중이다.
손정호 현대엔지니어링 폴란드지사장은 "지금까지 폴란드에서 좋은 평가를 얻었지만 폴리체 프로젝트 완수를 위해 마지막까지 긴장을 늦추지 않고 있다"면서 "폴란드 주요 발주처는 정부 지분이 기본적으로 포함돼 있고 정보 공유도 활발하다"고 말했다. 작은 실수도 경계하는 이유다.
추가 수주에도 박차를 가하고 있다. 손 지사장은 "처음에는 폴란드 시장을 봤지만 지금은 국경을 넘나들며 원전, 방산, 신공항 건설, 에너지 전환, 우크라이나 재건사업 등 나라와 영역에 제한을 두지 않는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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