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늘길 열려도 고환율에 시달리는 항공업계…"믿을 건 일본 여행"

머니투데이 정한결 기자 | 2022.11.21 14:51
지난 7일 인천국제공항 제1여객터미널 출국장에서 여행객들이 출국 수속을 밟고 있다. /사진=뉴스1.

고환율·고금리 기조가 이어지면서 항공업계가 여객 사업 회복에도 좀처럼 기지개를 켜지 못하고 있다. 대한항공을 제외하고는 막대한 외환차손과 부채 등에 시달리면서 항공업계 정상화까지는 시간이 더 필요할 전망이다.

21일 항공업계에 따르면 대한항공의 올해 3분기 외환차손은 2068억원으로 전분기(943억원)보다 두배 넘게 늘었다. 같은 기간 아시아나항공은 621억원으로 전분기(281억원) 대비 2배 가까이 증가했다. 제주항공은 지난해 3분기 35억원에서 올해 3분기 99억원으로, 진에어는 18억원에서 53억원, 티웨이항공도 15억에서 52억원으로 불었다.

외환차손은 해외 채권·채무를 처분할 때 환율 변동에 따라 발생한 손해액을 의미한다. 외화환산손실액은 아직 처분하지 않은 채권·채무를 실적 결산 때 평가하며 발생하는 '아직 실현되지 않은' 손해를 뜻한다.

이들은 당기순손익에 포함되는데 국내 항공사들의 외화환산손실액 역시 눈덩이처럼 불어나면서 대한항공을 제외하고는 모두 당기순손실을 기록했다. 아시아나항공의 당기순손실은 1723억원을, 제주항공은 676억원, 티웨이항공은 572억원, 진에어는 410억원을 나타냈다.

당초 업계에서는 3분기에 코로나19 및 입·출국 규제가 풀리고 여객 사업이 부활해 실적도 개선될 것이라는 기대가 있었다. 실제로 저비용항공사(LCC)들은 국제선 부활에 매출은 늘고 영업손실은 축소됐지만 고환율에 손실폭을 크게 좁히지 못했다고 입을 모은다.

국내 항공사들은 항공기 리스부터 유류비까지 달러로 결제해 환율 영향을 크게 받는데 3분기 환율 평균치는 달러당 1341원을 기록하며 전년(1158원)보다 15% 가까이 상승했다. 4분기도 현재까지 환율 평균치가 1404원으로 더 올랐다.


고환율로 흑자 전환이 미뤄지면서 코로나 기간 대규모 적자로 쌓인 부채만 늘어나고 있다. 아시아나항공의 부채비율은 3782%, 제주항공은 1871%, 티웨이항공은 2737%를 기록했으며 진에어는 완전자본잠식 상태에 빠졌다.

유상증자 및 영구채 발행을 통해 자본금을 확충하고 있지만 경영정상화의 중심이 될 여객 사업이 완전히 부활한 것도 아니다. 3분기 국적사의 국제선 여객 수는 약 374만명으로 코로나 이전인 2019년 3분기 1524만명에 비해 4배 가까이 적다.

10월 들어 일본 무비자 입국이 허가되면서 여객 수가 164만명으로 크게 늘었지만 2019년(477만명)에 비해 여전히 부족하다. 중국 등 기존 주요 매출 노선이 여전히 운항에 제한이 걸리면서다.

그럼에도 항공업계에서는 4분기 실적에 대한 기대감이 크다. 당초 4분기는 비수기로 간주된다. 동남아 여행이 보통 12월부터 활성화되는데 최근 일본 입출국이 자유로워지면서 비수기인 11월에도 여행객이 크게 늘었다는 설명이다.

항공업계 관계자는 "일본에 4년 동안 가지 못한 것에 대한 보상 심리가 있는 것 같다"며 "환율도 고점보다는 떨어졌고 현재 추세를 이어간다면 11월 일본 등 국제선 실적에 따라 일부 항공사의 경우 흑자 전환도 가능할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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