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만 북한이 1발당 약 2100만달러(약282억원) 가까운 자금을 쏟아 부었을 것으로 관측되는 탄도미사일 도발을 어느정도 강도로 지속할지 지켜봐야 한다는 관측도 있다. 기본적으로 북한의 경제난이 심각해 대규모 도발을 장기화하기 어려워보이기 때문이다. 더욱이 암호화폐 시장은 미국 기준금리 인상 공포 등에 따라 급락했다. 달리 보면 북한이 불법으로 활용할 수 있는 자금 규모가 줄어들었을 수도 있는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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北 상반기 1회 6.2억달러 등 수억 달러 어치 암호화폐 탈취━
미국 국무부는 17일(현지시간) 성명에서 "현재까지 북한은 2022년 3월 가상자산서비스 제공업체로부터 암호화폐 6억2000만달러(한화 약 8326억6000만원) 상당을 빼돌리는 등 수억 달러의 암호화폐를 빼돌렸다"라고 했다. 3월의 사례는 북한이 블록체인 기반 게임 '엑시인피니티' 사이드체인인 '로닌 네트워크'를 해킹한 사례를 미 측이 언급한 것이다.
우리 외교부가 미 국무부와 전날 서울에서 개최한 '북한 암호화폐 탈취 대응 한미 공동 민관 심포지엄'에서 김건 한반도평화교섭본부장은 "상반기 북한이 31발 탄도미사일 발사에 4억~6억5000만달러를 탕진한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고 했다. 그러면서 김 본부장은 "만약 탈취금액 중 상당부분을 회수하지 못했다면 북한은 지난 3월 1건의 해킹으로 상반기 탄도미사일 금액을 벌게 됐을 것"이라고 했다.
아울러 김 본부장은 "북한의 암호화폐 탈취는 우리가 직면하고 있는 북한의 핵·미사일 위협과도 직결돼 있다"며 "북한은 올 들어 7발의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을 포함해 역대 최다 횟수의 미사일 발사를 감행했다"고 했다.
한미 양국은 북한의 핵·미사일 개발 자금줄을 끊기 위한 독자 대북제재 강화 방안을 강구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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北 ICBM 30여발 집중 발사…코인 급락에 속도전 나섰나━
박원곤 이화여대 북한학과 교수는 올해 북한의 도발 행보에 대해 "ICBM을 포함한 미사일 30여발 이상을 집중 발사한 형태의 도발은 북한이 장기간 지속하기는 비용이 너무 크다"라며 "단기간 집중 도발을 통해 최대치의 긴장을 조성한 후 국면을 전환할 가능성이 있다"고 했다.
박 교수는 암호화폐 하락도 북한의 자금난의 영향을 줄일지에 대해서는 "어렵게 해킹을 했는데 값이 떨어지면 자산 가치가 떨어지니 당연히 영향은 있을 것"이라며 "제재라는 것이 통치자금을 없애는 효과가 있는데, 오늘 ICBM을 쏘고 하는 것은 북한의 경제적 내구성이 다 됐기 때문에 승부수를 걸고 있다고 보여진다"고 했다.
인베스팅닷컴에 따르면 대표적 암호화폐 자산인 비트코인 시세는 이날 저녁 현재 1비트코인당 1만6749.2달러를 나타내고 있다. 이는 3월31일 4만5525달러 대비 63% 감소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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