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지난 18일 91일물 CP금리는 전날보다 0.03% 오른 5.33%에 마감했다. 2009년 1월 13일(5.37%) 이후 최고치다. 지난 9일 5%를 넘긴 이후 쉼 없이 계속 오르는 추세다.
기업의 신용도를 반영하는 CP 금리 상승은 기업의 자금조달이 여전히 힘들다는 걸 보여준다. 국고채권(3년물)과 한전채(3년) 등은 정부 자금투입 이후 안정세를 보여가지만 CP금리는 끝 모르게 올라가는 중이다. 4%를 넘어갔던 국고채 3년물은 이날 3.787%로 떨어졌고 6%대 육박했던 한전채도 5.476%로 내려앉았다.
기업들이 CP 등 단기자금시장으로 옮겨오면서 수요는 넘쳐나는데 받아줄 곳은 제한적이란 얘기다. 특히 레고랜드 사태 이후 시장이 상대적으로 신용도가 낮은 채권을 외면하는 현상이 지속되고 있다.
김기명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일부 여유자금을 확보한 투자기관의 경우에도 채권 내에서 안전 자산이자 환금성이 좋은 국채 중심의 운용을 하는 가운데 크레딧채권은 초우량물 중심의 제한적인 운용에 그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김명실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연말 북클로징(회계연도 장부마감)으로 인한 수급 불균형도 고려하면 투자자들이 당분간 신중한 접근을 할 공산이 크다"며 "한국은행의 통화정책 속도 조절 속에 내년 초 시장 내 자금 유입이 원활해지기 전까지 단기자금시장의 자금경색이 지속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당국도 이런 상황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금융당국 관계자는 "늘 연말마다 이런 일이 반복되지만, 이번에는 신탁 계정 등에서 유독 자금을 해소해 가려는 움직임이 거세기 때문에 연말을 넘기더라도 새해까지 이 같은 상황이 계속되면 (증권사가)버틸 수 있을지 잘 봐야 한다"고 말했다.
금융위원회는 이날 금융감독원 등 금융유관기관과 금융시장 현황 점검회의를 열고 "정책프로그램 매입 속도를 높이고 CP시장의 발행·수요 측면의 참여자, 시장전문가들과 소통해 CP시장 안정을 위해 최선의 노력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일단 오는 21일부터 증권사가 보증한 프로젝트파이낸싱(PF)-자산유동화기업어음(ABCP) 매입이 본격적으로 시작된다. 은행업권에서도 CP, ABCP 매입을 적극적으로 해 나갈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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