펠로시, 20년 맡은 美 하원의장 물러나…"세대교체 시간"

머니투데이 임소연 기자 | 2022.11.18 07:12
(워싱턴DC AFP=뉴스1) 정윤미 기자 = 낸시 펠로시 미국 하원의장이 17일(현지시간) 워싱턴DC 의회에서 민주당 최고 지도자로서 마지막 연설을 하고 있다. 펠로시 의장은 이날 차기 의회 당 지도부 선거 불출마를 선언했다. 2003년 1월 민주당 하원 원내대표 임명된 그는 2007년 미 역사상 처음으로 여성 하원의장에 올랐다. 이후 약 20년 동안 당 최고위직을 지켰다. 2022.11.17 ⓒ AFP=뉴스1 Copyright (C) 뉴스1.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지난 20년간 미국 하원에서 민주당을 이끈 낸시 펠로시 하원의장이 민주당 하원이 자리에서 물러난다.

펠로시 의장은 17일(현지시간) 하원 연설에서 내년 1월 개원하는 다음 의회에서 당 지도부 선거에 나서지 않고 평의원으로 백의종군하겠다고 밝혔다.

그는 "이제 우리는 대담하게 미래로 나아가야 한다"면서 "새로운 세대를 위한 시간이 왔다"고 민주당 지도부의 세대교체 필요성을 이야기했다.

또 "미국 민주주의는 장대하지만 허약하다"며 "민주주의는 해를 끼치려는 세력으로부터 영원히 수호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펠로시 의장이 당 지도부 선거에 나서지 않겠다고 밝히면서 그는 지난 2003년 1월부터 20년간 맡아온 민주당 하원 최고 지도자 자리를 내놓게 됐다.

그는 2003년 1월부터 2007년 1월까지 하원에서 민주당 원내대표를 지냈고, 민주당이 다수당이 된 2007년 1월 미국 역사상 처음으로 여성 하원의장에 올라 2011년 1월까지 직무를 수행했다.

미 하원의장은 미국에서 대통령과 부통령 다음가는 권력 서열 3위다.

그는 민주당이 하원에서 다수당 자리를 뺏긴 뒤인 2011년 1월부터 2019년 1월까지 다시 하원에서 원내대표로 일했고, 2019년 1월 민주당이 다수당이 된 뒤 지금까지 하원 의장을 맡아왔다.
(워싱턴 로이터=뉴스1) 최서윤 기자 = 이번 11·8 중간선거로 19선에 성공한 낸시 펠로시 미 하원의장이 14일(현지시간) 워싱턴 의회 의사당 복도를 걸어가고 있다. 2022. 11. 14. ⓒ 로이터=뉴스1 Copyright (C) 뉴스1.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펠로시 의장의 퇴진 발표로 하원 민주당은 오는 30일 지도부 선거를 할 예정이다.

이번 중간선거에서 민주당은 하원 다수당 자리를 공화당에 빼앗겼다. 차기 하원의장은 공화당에서 의장 후보로 선출된 케빈 매카시 원내대표가 유력하다.


펠로시 의장은 전날 공화당의 하원 다수당 지위가 확정되자 성명을 내고 "차기 의회에서 하원 민주당은 빈약한 다수당인 공화당에 대해 강력한 지렛대를 갖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현재 82세로 고령인 펠로시는 그동안 하원의장직을 무난히 수행해왔다는 평가에도 당내에서 세대교체 압박을 받아왔다.

또 중간선거 직전에 불거진 남편 폴 펠로시 피습 사건도 그의 결정에 적지 않은 영향을 준 것으로 분석된다. 폴 펠로시는 지난달 샌프란시스코 자택에서 40대 남성에게 둔기 공격을 당해 긴급 수술을 받았다.

당시 펠로시 의장은 언론 인터뷰에서 "너무 무서웠다"며 피습 사건이 자신의 정치 행보에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말해 지도부 불출마를 시사했다.
(워싱턴 AFP=뉴스1) 우동명 기자 =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9일(현지시간) 워싱턴 백악관에서 열린 365조6800억 원 규모의 반도체 산업 지원용 '반도체 과학법' 서명식서 낸시 펠로시 하원의장의 연설을 듣고 있다. ⓒ AFP=뉴스1 Copyright (C) 뉴스1.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펠로시 의장을 전폭적으로 지지해온 조 바이든 대통령은 중간선거 직후 민주당이 하원 권력을 빼앗겨도 계속 당 지도부에 남아달라고 펠로시 의장에게 요청했다는 보도가 나오기도 했지만, 결국 펠로시는 백의종군을 택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이날 성명을 내고 "역사는 그를 우리 역사상 가장 훌륭한 하원의장으로 기록할 것"이라며 "그는 민주주의의 맹렬한 수호자로서, 역사는 치명적인 의사당 폭동으로부터 민주주의를 수호하기 위한 (그의) 결의를 기록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펠로시 의장을 "가장 소중한 친구"라고 칭하며 "우린 그에게 깊은 감사의 빚을 지고 있다"고 언급했다.

연설이 진행된 본회의장엔 하원 민주당 의원 대부분이 참석했고, 척 슈머 상원 민주당 원내대표도 동석했다. 공화당에서도 일부 의원들이 참석해 기립박수를 보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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