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데이 窓]당신의 '근육'을 채용합니다!

머니투데이 김인권 J트렌드 칼럼니스트 | 2022.11.18 02:01
김인권 J트렌드 칼럼니스트2
전세계적으로 코로나로 외부활동이 현격히 줄어들면서 그 반사작용으로 운동이 부족하지 않도록 스포츠센터나 집에서 근육훈련을 열심히 하는 사람이 늘어난 가운데 잘 단련된 '근육'을 채용하는 일본 기업들이 있어 매우 흥미롭다.

일본 아이치현에 본사를 둔 간병 복지시설 회사 ㈜비저너리가 '마초케어' 콘셉트를 앞세워 간병산업에 새로운 바람을 일으키고 있다.

마초(사나이)와 간병인. 상식적으로 어울릴 수 없는 두 단어가 결합하면서 시작된 이 회사의 서비스를 담당하는 직원들은 모두 근육질과 터프한 스타일로 피트니스대회를 휩쓸고 있는 프로급 선수들이다.

그들은 평소 회사 시설 안에서, 또는 환자나 장애인들을 돌보기 위해 직접 파견 나가 간병인으로 일하는 일반 복지 관련 직장인이나 일과 병행하며 피트니스대회에 지속적으로 참가해 근육질 몸을 과시하는 선수활동을 한다.

회사 내에는 피트니스 콘테스트에 참가하는 마초간병인을 지원하는 조직이 따로 있고 회사와 제휴한 24시간 체육관은 당연히 무료다.

또한 실제로 하루 8시간 근무시간 중 6시간은 본업인 간병업무에 투입되고 남은 2시간은 근육훈련을 할 수 있는 혜택이 부여되며 매월 단백질 지원금 2만엔(약 19만원)과 피트니스대회 참가시 수당도 지급된다.

간병업무는 일본에서 흔히 얘기하는 대표적인 3K-일본어로 위험(기켄)하고 고되고(기쓰이) 불결한(기타나이) 일을 말함-직업이라는 선입관 때문에 젊은이들이 기피한 게 현실이지만 근육과 간병을 엮는 창의적 발상 덕에 이 회사의 직원 평균연령은 27세로 경이로울 정도다.

간병서비스를 받는 고객 입장에서도 고령의 간병인보다 안심하고 몸을 편하게 맡길 수 있어 매우 만족하며, 특히 어린 장애인 자녀를 오랫동안 돌봐야 하는 부모들은 본인이 먼저 세상을 떠난 후에도 계속 케어받을 수 있는 젊은 간병인들이라 별도의 안도감도 주고 있다고 한다.

그리고 다른 간병회사보다 복리후생비가 높게 지출되는 비용충당 방법 또한 '창의력'에서 파생되는데 일반적으로 3K직업군은 리쿠르팅회사를 통해 채용할 때 연봉의 30%를 지불하고 이 또한 장기근무 보장이 불안한 게 현실이다. 그런데 이 회사는 직원이 직접 SNS를 통해 모집 관련 내용을 올리는 것만으로도 충분히 수요를 채울 수 있어 그 비용을 직원들의 복지로 사용할 수 있다.


아이치현에 이어 내년에는 미에현 스즈카시에 2호점을 낸 후 3년 내에 전국 100개 시설로 확대해나가며 '간병인=3K'라는 인식을 불식한다는 원대한 목표를 갖고 있다.

이번에는 규슈지역의 교량을 설계·시공·관리하는 건설회사 ㈜준토스가 내놓은 직원모집 포스터 내용이 세간의 화제다.

규슈에서 가장 멋진 기업을 목표로 하는 프로젝트의 일환으로 근육에 자신감이 있는 사람들을 위한 '근육모집'을 시작한다는 내용과 함께 상의를 탈의하고 멋진 근육을 뽐내는 남성 직원들의 사진이 실렸다.

이 회사 직무 또한 3K로 불리기에 위에 언급된 간병회사와 마찬가지로 근육 키우기에 빠진 마초들을 적극 채용하기 시작했고 결과는 성공적이었다.

직원복지 내용에 공식 휴일이 토·일 외에 보디빌딩대회일 포함이라고 적힌 매우 이색적인 이 회사는 실제로 보디빌딩 단체팀까지 꾸려 대회참가를 지원하며 근육마초들을 키워낸다.

이밖에 핸드클라이밍 선수들을 고용, 높은 송전탑업무에 투입해 '덕업일치'를 실현해주는 회사까지 등장했다.

인적 자원을 확보하고 개발하는 것은 많은 기업에 가장 중요한 주제지만 특히 3K 인재를 확보하는 것은 하늘의 별 따기다. 간병이나 다리건설, 송전탑 타기는 그냥은 관심을 갖기 어렵겠지만 조금만 생각을 바꿔 좋아하는 가치관에 맞춘다면 3K도 멋져보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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