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일 재계에 따르면 빈 살만 왕세자는 17일 오전 2시 전후에 입국해 같은 날 오후 7시께 출국할 예정이다. 짧은 방한 일정이지만 윤석열 대통령과의 회동을 비롯해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과 최태원 SK그룹 회장,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 김동관 한화 부회장 등과 티타임을 겸한 간담회도 예정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최근 네옴시티 프로젝트가 속도를 내고 있는 만큼 이번 방한을 통해 보다 구체적인 협력 방안이 논의될 가능성이 높다는 게 재계의 분석이다. 네옴시티는 빈 살만 왕세자가 추진하는 사회 변혁 프로젝트 '비전 2030'의 일환이다. 사우디 반도와 이집트 사이 아카바만 동쪽에 건설되는 첨단 미래 신도시로, 서울 면적의 44배인 2만6500㎢의 부지에 지어진다.
이번 방한에서 빈 살만 왕세자는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과 인공지능(AI), 5G(5세대 네트워크), 사물인터넷(IoT) 등 다양한 ICT 기술을 활용한 협력을 논의할 것으로 예상된다.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과는 도심항공모빌리티(UAM)와 전기·수소차, 로봇, 자율주행 등 스마트시티 관련 협력 방안이 회동 테이블에 오를 것으로 보인다. 최태원 SK그룹 회장, 김동관 한화솔루션 부회장 등과는 신재생에너지 활용 분야 협력 방안이 의제로 다뤄질 전망이다.
기업들은 이번 빈 살만 왕세자 방한을 계기로 제2의 중동 붐이 일어날 것이라는 기대감이 크다. 이에 맞춰 원희룡 국토교통부 장관은 이달 초 정부와 민간기업 22개 사로 구성된 '원팀 코리아' 수주 지원단을 꾸려 사우디 현지로 날아가 우리 기업의 네옴시티 프로젝트 수주를 위한 로드쇼를 개최했다. 로드쇼엔 △현대건설, 삼성물산 등 국내 건설사 11곳을 비롯해 △네이버, KT 등 IT기업 4곳△모라이, 토르드라이브 등 모빌리티 업체 2곳 △포테닛 등 스마트시티 업체 3곳△포미트, 엔씽 등 스마트팜 업체 2곳이 참여했다.
이외에 신재생에너지 기업들도 사우디에서 추진 중인 대규모 신재생에너지 프로젝트 참여를 기대하고 있다. 최근 하이투자증권이 인용한 사우디 국가 재생에너지 프로그램(NREP) 목표에 따르면 사우디는 2023년까지 태양광, 풍력, 태양열 등 신재생에너지 발전 용량을 27.3GW 갖추고 이를 2030년 58.7GW까지 두 배 이상 높일 계획이다. 이와 관련해 포스코홀딩스·삼성물산·한국전력·한국남부공사·한국석유공사 등과 사우디국부펀드는 이번 빈 살만 왕세자 방한에 맞춰 네옴시티에 그린수소·암모니아 생산 공장을 짓는 프로젝트의 양해각서(MOU)를 체결할 것으로 알려졌다.
재계 관계자는 "네옴시티 외에도 방산·원전 수출 등의 분야에서도 우리 기업들이 참여할 수 있는 다양한 사우디 프로젝트들이 빈 살만 왕세자 주도로 이뤄지고 있다"면서 "정부 차원에서도 사우디와의 협력에 강력한 의지를 가진 만큼 이번 빈 살만 왕세자 방한을 계기로 제2의 중동 붐이 일어나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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