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에 사람 있다"…불타는 차량에 뛰어들어 운전자 구한 시민들

머니투데이 이영민 기자 | 2022.11.16 06:43
15일 오전 1시 27분께 동구 소태동 22번 국도 내 소태고가교 진입로 주변에서 화단형 중앙분리대를 들이받는 사고로 불타는 차량에 갇힌 A(64·사진 중앙)씨가 시민에 의해 구조되고 있다. /사진=뉴시스(광주경찰청 제공)

불길이 활활 타오르는 차 안에서 의식을 잃은 운전자가 시민들의 도움으로 목숨을 구했다.

광주경찰청과 광주소방본부에 따르면 15일 오전 1시27분쯤 광주 동구 소태동의 한 도로를 지나던 승용차가 화단형 중앙분리대를 들이받았다.

사고 차량 하단에서는 연기가 피어올랐고 연기는 금방 새빨간 화염으로 돌변했다.

불이 차 하부에서 번지기 시작하자 이를 바라보던 한 시민이 다급하게 차량으로 달려갔다. 하지만 차 문은 잠겨 있었고 운전자 A씨(64)는 의식을 잃어 문을 두드려도 아무런 반응이 없었다.

이 시민은 근처 수풀로 달려가 돌덩이를 주워 와 차를 향해 던졌다. 뒷좌석 유리창을 깨고 손을 넣었지만 운전석 문 손잡이까지 닿지 않았다.

이 광경을 본 시민들은 "안에 사람 있어! 유리창 깰 만한 거!"라고 소리치며 도구를 찾았다.

사회인 야구를 즐기던 한 시민이 차 트렁크에 갖고 다니던 야구 방망이를 가지고 왔다. 또 다른 시민은 큰 돌덩이로 뒷좌석 창문을 깨뜨렸다.

그럼에도 운전자를 구조하기는 힘들었다. 그 사이 불길은 차량 후면부 대부분을 휘감았다. 정신을 잃은 A씨가 가속 페달에서 발을 떼지 못한 탓에 차량이 과열되면서 삽시간에 불길이 번진 걸로 보인다.

방망이로 유리를 내리치는 소리가 이어지자 A씨는 마침내 의식을 찾기 시작했다. 이윽고 의식을 회복한 A씨가 차량 문을 직접 열었다.


시민들은 "빨리 나와요 빨리!" "차 터져!"라고 외쳤다. 차 유리를 내리치던 시민은 A씨의 손을 잡고 차량에서 탈출했다.

이들이 탈출한 직후 차량 전체는 새빨간 화염에 휩싸였다. 현장에 도착한 소방과 경찰은 신고 10분 만에 화재를 완전히 진화했고 현장을 수습했다.

손에 2도 화상을 입은 운전자는 병원으로 이송돼 치료받고 있다.

구조를 도운 시민 1명은 "큰 도로에서 난 사고라 차량이 빠른 속도로 많이 지나다녔지만 이를 생각할 겨를도 없었다"며 "사람이 죽어가는 상황을 보니 가만히 있을 수 없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아버지뻘 되는 분이 사고를 당해 더욱 구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며 "경미한 부상만 입었다고 들어서 정말 다행"이라고 밝혔다.

경찰에 따르면 A씨는 음주운전은 하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 경찰은 그가 사고 충격으로 의식을 잃어 차량에서 탈출하지 못한 것으로 추정했다.

경찰은 정확한 사고 경위를 조사하고 있으며 구조에 동참한 시민 4명에게 감사장을 전달할 예정이다.

베스트 클릭

  1. 1 2세 신발 만든 지 5개월 만 파경…지연, 황재균 흔적 싹 다 지웠다
  2. 2 33평보다 비싼 24평…같은 아파트 단지인데 가격 역전된 이유
  3. 3 "살아갈 수 없을 것 같았다" 쯔양 복귀…루머엔 법적대응 예고
  4. 4 티아라 지연·황재균 이혼 인정…"성격 차이로 별거 끝에 합의"
  5. 5 '문재인 전 대통령 딸' 다혜씨, 이태원서 음주운전…면허 취소 수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