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남방 한류 거점으로 떠오른 말레이시아가 K푸드에 푹 빠졌다. 일본 편의점에서 라멘·마끼가 아닌 라면·김밥이 팔리는가 하면 항공기 기내식 메뉴엔 양념치킨이 등장했다. K팝으로 시작한 한류에 대한 관심이 K드라마·영화로 폭발하면서 한국 음식까지 소비하는 연쇄효과를 불러일으킨 셈이다. 코로나19(COVID-19) 이후 방한 관광시장도 말레이시아 여행객을 눈 여겨 보기 시작했다.
말레이시아에선 한국식 편의점 음식을 흔하게 볼 수 있다. 지난해 CU·이마트24 등 국내 대표 편의점들이 일찌감치 말레이시아로 진출하면서다. CU는 진출 16개월 만인 지난 8월 100호점을 열 만큼 빠른 성장세를 구가하고 있고, GS25도 내년 말레이시아 진출을 앞두고 있다. 김치참치·참치마요 등 편의점 김밥을 비롯한 한국 상품에 대한 수요가 높아지고 있기 때문이다.
이 같은 말레이시아 내 K푸드 인기는 한류 드라마 효과가 크단 분석이다.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 '편의점 샛별이' 같은 K드라마가 선풍적인 인기를 끌면서 드라마에 나온 김밥을 비롯한 한국 음식문화 전반에 대한 관심이 크게 늘었다.
실제로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는 말레이시아 넷플릭스 TV쇼 부문에서 수 차례 1위에 올랐다. 말레이시아 최대 영어 일간지 중 하나인 '뉴스트레이츠타임즈'는 지난달 '김밥, 블랙핑크, 김치, 그리고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를 안 들어본 사람이 있나'라며 한국 문화가 빠르게 확산하고 있다는 내용을 보도하기도 했다.
그는 "한국 드라마 '별에서 온 그대'에서 치맥(치킨과 맥주)을 즐기는 장면이 나오며 한국 치킨에 대한 관심이 커졌다"며 "젊은층을 중심으로 반응이 뜨거운데, 이로 인해 현지 기업들도 이미지 개선과 젊은층을 겨냥해 한류 제품을 출시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현지에서 한류가 세련된 문화로 인식되면서 콘텐츠 장르를 넘어 현지의 식문화 전반에도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전망했다.
말레이시아 내 K푸드의 인기는 K트래블로 이어지는 분위기다. 한국 문화에 익숙한 젊은층을 중심으로 한국 여행에 대한 수요가 높아지고 있다. 한국관광공사에 따르면 지난 9월 한국을 찾은 말레이시아 관광객은 6354명으로 전년 동월 대비 1726% 증가했다. 방한 외국인 100명 중 2명이 말레이시아인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따라 관광당국도 태국, 베트남, 필리핀 등과 함께 말레이시아를 주요 방한시장으로 삼고 단체관광객, 인센티브(포상) 관광객 유치 등에 적극 나서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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