샤넬 가방 럭셔리하지만…"가죽제품은 만드는 만큼 폐기물 된다"

머니투데이 김주현 기자 | 2022.11.09 17:19

[글로벌 순환경제 컨퍼런스]

김지언 주식회사 아코플레닝 대표이사가 9일 서울 중구 웨스틴조선 서울호텔에서 열린 머니투데이와 한국환경연구원(KEI) 주최 '글로벌 순환경제 컨퍼런스'에서 '순환경제-스타트업의 경쟁력과 과제'를 주제로 발표를 하고 있다. /사진=김휘선 기자 hwijpg@

"폐 플라스틱 만큼 가죽 폐기물 문제도 심각하다. 가죽은 재생기술이 특별히 없기 때문에 생산하는 만큼 폐기물이 된다."

김지언 아코플레닝 대표는 9일 서울 중구 웨스틴조선호텔에서 머니투데이·한국환경연구원(KEI) 주최로 열린 '글로벌 순환경제 컨퍼런스'에서 '순환경제-스타트업의 경쟁력과 과제'를 주제로 한 세션 발표를 통해 이같이 말했다.

아코플레닝은 가죽 산업폐기물을 건식 재생 기술로 재생가죽 제품으로 재활용하는 친환경 소재 회사다. 2014년 1인 스타트업으로 시작해 지금은 나이키, 아디다스, 현대자동차 등 글로벌 브랜드와 협업하는 B2B(기업간 거래) 회사로 성장했다. 대표적으로 차량에 들어가는 가죽 시트나 가죽 운동화 등을 재생가죽으로 재생산한다.

김 대표는 "글로벌 C사의 가방을 보더라도 가죽 제품은 럭셔리하다는 생각이 들지만, 색을 입히고 제품으로 만든 단단한 가죽은 소각하거나 매립하는 수밖에 없고 가죽 제품을 만드는 과정에서도 토양과 수질을 오염시킨다"고 했다.

가죽 제품은 재활용이 어렵다보니 가죽을 만들면서 나오는 폐기물과 제품을 만들기 위해 재단하고 남은 폐기물, 이미 만든 가죽 제품을 버릴 때 나오는 폐기물 등이 모두 환경 문제로 꼽힌다.

김 대표는 "아코플레닝은 만든 제품이 다시 재활용될 수 있어야 한다는 원칙을 갖고 기술을 개발했다"며 "재활용 과정을 친환경적으로 만들기 위해 가죽폐기물을 주원료로 하고, 물을 사용하지 않으면서 화학처리하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이어 "가죽의 물성을 바꾸지 않아야 재활용 제품을 또다시 재생할 수 있기 때문"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저희는 물을 사용하지 않는 건식 재생법을 갖고 있기 때문에 판판한 가죽뿐 아니라 길이를 가진 섬유로 뽑아낼 수도 있어 완전 다른 제품으로 재활용할 수도 있다"고 했다.

아코플레닝의 고객사는 현대차와 나이키, 아디다스 등 대부분 글로벌 기업들이다. 현대차는 폐차 가죽시트를, 나이키는 폐운동화 가죽 폐기물을 자원화하기 위해 아코플레닝과 손잡았다. 김 대표는 "국내에서는 가죽 재생과 관련한 인증 체계가 없었기 때문에 해외 인증을 받고 글로벌 시장을 개척할 수밖에 없었다"고 설명했다.

김 대표는 "고객사들은 폐기물을 자원화하는 것 뿐 아니라 재생공정을 수치화하고, 동일한 제품을 또다시 재생할 수 있는 기술을 요구했다"며 "나이키는 재생공정에 용이하도록 가죽이나 에어캡, 고무 등 소재별로 분리 배출이 잘 되도록 디자인하는 디자이너가 높은 평가를 받을 정도로 환경 문제에 민감하다"고 말했다.

이어 "나이키와 현대차 등 글로벌 업체와 진행 중인 프로젝트도 5개 이상일 정도로 글로벌 기업들의 가죽 재생에 대한 관심과 수요가 높다"며 "플라스틱 만큼 가죽 재활용 문제도 중요한데, 순환경제 관련 제조업은 장기적인 비전을 보고 정책 지원이 이뤄지길 기대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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