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슷한 성적표인데 뭐가 달랐나…네이버 '웃고' 카카오 '울고'

머니투데이 배한님 기자 | 2022.11.08 06:25
네이버(NAVER)와 카카오가 닮은 듯 다른 3분기 성적표를 받아들었다. 양사 모두 매출 측면에서는 괄목할만한 성장을 거뒀으나 영업이익 성장세는 이어가지 못했다. 이와관련, 네이버는 미래 투자로 인한 단기 비용 증가여서 향후 수익 개선 기대감이 여전한 반면, 카카오는 지난해 채용 증가로 인해 고정비가 상승에다 서비스 장애에 대한 손해배상까지 예정돼 4분기 수익성 개선이 여의치않을 전망이다.


네이버는 7일 2022년 3분기 연결기준 매출액이 2조573억원, 영업이익이 3302억원이라고 공시했다.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19.1% 늘면서 3분기 기준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지만, 영업이익은 5.6% 줄었다. 앞서 지난 3일 실적을 발표한 카카오는 3분기 매출액이 1조8587억원, 영업이익이 1503억원이라고 공시했다. 카카오도 매출은 7% 늘면서 창사 이래 최대치였으나 영업이익은 11% 빠지면서 현저한 둔화세를 보였다.


2보 전진을 위한 1보 후퇴…미래 투자 위한 영업비용 상승은 오히려 '好'


네이버와 카카오 모두 엔데믹으로 누린 비대면 호재가 사라졌고, 거시경제 악화로 인한 불확실성이 확대되면서 3분기 어려움을 겪었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두 기업 모두 지난해보다 영업비용이 늘었다. 비슷해보이는 성적표이지만 내용면에서는 차이가 크다.

3분기 네이버의 영업비용은 지난해 3분기보다 25.4% 늘어난 1조7271억원이었다. 네이버는 포시마크, 이북 재팬 등 신규 인수법인 편입 및 사업 확장에 따른 채용으로 전년 대비 인건비와 파트너비가 증가했다고 설명했다. 모두 미래 성장동력을 위한 선제적 투자로 분류된다. 최수연 네이버 대표가 이날 컨퍼런스 콜에서 "단기 성과도 중요하지만, 중장기적인 안정성 및 성장을 위한 선제적인 투자와의 균형도 중요하다"며 자신한 것도 이 때문이다. 이번 비용 상승이 10년 뒤의 의미 있는 성장을 불러올 것이라 자신했다.

네이버는 미 C2C 플랫폼 '포시마크'외의 시너지를 특히 강조했다. '커뮤니티 커머스'라는 포시마크의 모델이 새로운 리테일의 형태를 제시하고 있어, 네이버가 구상하는 '커뮤니티 서비스'로 연결할 수 있다는 것이다. 최 대표는 "출시 2개월 만에 약 2000개의 방을 생성한 네이버 스포츠의 오픈톡·이슈톡처럼 공통의 관심사를 가진 이용자에게 다양한 콘텐츠를 함께 추천해 네이버 특유의 커뮤니티 기반 콘텐츠 사업을 점점 키워나갈 수 있을 것"이라 강조했다. 포시마크 인수로 발생한 비용 부담도 빠른 시일 내에 상쇄할 수 있다는 입장이다. 김남선 네이버 최고재무책임자(CFO)도 "포시마크 인수로 인한 차입금은 향후 2년 이내 현 수준으로 회복 가능할 것으로 예상한다"고 했다. 포시마크와의 시너지로 네이버의 핵심 사업인 커머스 부문에서 수익을 창출함으로써 인수 비용을 상쇄할 수 있다는 자신감을 표한 것이다.

네이버는 영업비용도 지속해서 안정화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김 CFO는 "제2데이터센터 관련 인프라 비용과 개발·운영 비용 증가로 영업이익은 소폭 감소했으나, 인건비의 총액 자체는 전분기 수준을 유지했다"며 "올해부터 노력 중인 비용 통제의 성과는 조금씩 보이기 시작했다"고 말했다.


허지수 대신증권 연구원은 이날 컨퍼런스 콜 직후 발표한 보고서에서 "포시마크의 연 매출이 5000억원 수준"이라며 네이버가 2조원 규모의 포시마크 인수 비용을 금방 메울 것으로 내다봤다.


채용 증가로 고정비 상승…경기 악화에 데이터센터 피해보상까지 겹쳐


반면 카카오의 이번 분기 비용 상승은 채용 확대로 인한 고정 비용 상승 영향이 컸다. 2022년 3분기 카카오의 영업비용은 전 분기 대비 3%, 전년 동기 대비 9% 증가한 1조7084억원이다. 이 중 인건비가 4333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41% 늘었다. 이는 성과급 등 일시적으로 발생한 비용이 아닌, 신규 채용에 의한 것이다. 배재현 공동체얼라인먼트센터(CAC) 투자거버넌스 총괄(부사장)은 지난 3일 컨퍼런스 콜에서 "채용과 연결 종속회사 편입 영향에 따른 급여와 상여 증가 영향"이라고 설명했다.

카카오의 비용부담은 4분기 더 커질 전망이다. 지난달 15일 경기도 성남시 SK C&C 판교 데이터센터 화재로 닷새가 넘는 서비스 장애가 발생하면서 대규모 손실이 예상되기 때문이다. 업계에 따르면 카카오가 파악한 유료 서비스 손해배상 규모는 약 400억원 수준이다. 여기에 무료 이용자 손실보상까지 더해질 계획이다. 서비스 장애 뒷수습으로 신규 서비스 출시도 1~2개월가량 지연될 예정이다. 이대로라면 올해 영업이익률 10% 달성이 어렵다. 배 CFO는 "대형 광고주 예산 축소와 데이터센터 화재 매출 감소 등으로 4분기는 성수기에도 성장은 다소 제한적일 것"이라고 했다.

증권업계도 카카오의 실적 전망을 어둡게 본다. 강석오 신한투자증권 연구원은 카카오 실적 발표 이튿날인 지난 4일 보고서에 "아직 친구탭 비즈보드의 수익화가 정상궤도에 오르지 못했고, 오픈채팅으로의 광고 다각화까지 시일이 남아있어 실적이 경기에 민감하게 반응할 것으로 전망한다"며 "신사업 본격화 전 큰 폭의 성장률 둔화와 데이터센터 화재의 재무적 반영 등 단기 투자 심리는 부정적일 전망"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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