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급이 올랐는데 줄었어" 간호사 매주 500명씩 퇴사...영국에 무슨 일이

머니투데이 정혜인 기자 | 2022.11.08 06:23
코로나19 팬데믹과 우크라이나 전쟁 여파로 각국이 물가상승률(인플레이션) 압박에 시달리는 가운데, 영국은 역대급 경제위기와 함께 수개월째 이어진 철도·항만 노동자 등 공공 부문 파업에 진통을 겪고 있다. 이번엔 간호 노조가 움직였다.

/사진=게티이미지뱅크
6일(현지시간) BBC·가디언 등에 따르면 영국 최대 간호 노조인 왕립간호대학(RCN)은 전날 성명을 통해 최대 30만명에 달하는 간호사들이 크리스마스 전 전국에서 대규모 파업에 돌입할 것이라고 밝혔다.

RCN은 지난주 2일까지 노조 전체 회원을 대상으로 106년 역사상 최초로 대규모 파업 찬반 투표를 진행했다. 투표 결과는 공식 발표되지 않았지만 대다수가 파업에 찬성했다는 결과가 조합원들에게 통보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RCN의 사무총장 팻 컬렌은 성명에서 "공정한 대우를 받지 못하는 간호 직업에서 미래를 볼 수 없다고 판단했다"며 "파업은 간호사들과 마찬가지로 환자를 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간호사 임금 인상 시위에 참여한 영국 왕립간호대학(RCN) 노조조합원 /AFPBBNews=뉴스1


"줄어든 급여에 매주 500명 퇴사, 15% 올려달라"


영국 간호업계는 매주 평균 500명 간호사가 퇴사를 결정하는 등 최악의 인력난을 겪고 있다. RCN에 따르면 올해 퇴사를 선택한 간호사의 수는 4년 만에 처음으로 증가세로 전환됐다. RCN은 "인력 부족으로 간호사들의 업무 강도와 스트레스 수준이 극에 달해 환자의 안전과 그들이 받을 수 있는 치료의 질에도 영향을 주고 있다"며 계속된 인력 이탈은 물가수준에 따라가지 못하는 임금 상승률 때문이라고 주장했다.

RCN은 2010년 보수당 집권 이후 일부 숙련된 간호사들의 실질임금이 20% 하락했다며, 임금 5% 인상에 물가상승률을 더한 급여 보상을 요구하고 있다. 지난 9월 영국의 물가상승률은 전년 동월 대비 10.1%로 RCN은 15%의 임금 인상을 요구하는 셈이다. BBC에 따르면 영국 신입 간호사의 초봉은 2만7000파운드(약 4293만원)를 조금 넘고, 가장 나이가 많은 간호사의 연봉은 5만5000파운드(8743만원) 정도다. 지난해 정규직 간호사의 평균 연봉은 3만2000파운드 수준이다.


영국 정부는 다른 공공 부문보다 보건 부문 노동자들에 대한 지원에 적극적이었다며 RCN의 요구를 수용할 수 없다는 입장을 내놨다. 영국 보건 및 사회복지부 대변인은 "우리는 간호사를 포함한 국민보건서비스(NHS) 직원들의 노고를 소중히 여긴다. 공공 부문 근로자들의 임금 대부분이 동결됐던 지난해 NHS 근로자의 임금은 3% 올랐다"며 "RCN은 파업이 환자들에게 미칠 수 있는 잠재적 영향을 더욱 신중하게 고려해야 한다"고 파업 중단을 촉구했다.

이 기사의 관련기사

베스트 클릭

  1. 1 [단독]구로구 병원서 건강검진 받던 40대 남성 의식불명
  2. 2 박지윤, 상간소송 와중에 '공구'는 계속…"치가 떨린다" 다음 날
  3. 3 중국 주긴 아깝다…"통일을 왜 해, 세금 더 내기 싫다"던 20대의 시선
  4. 4 "아시아나 마일리지 자동소멸? 전용몰은 다 품절"…쓸 곳이 없다
  5. 5 [단독] 4대 과기원 학생연구원·포닥 300여명 일자리 증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