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크라 인프라 노리는 러시아…'혹독한 겨울' 준비하는 키이우

머니투데이 박가영 기자 | 2022.11.07 11:07

300만명 대피 계획 마련…젤렌스키 "테러리스트 국가의 공격 대비 중"

지난달 31일 소방관들이 러시아의 공격을 받은 우크라이나 체르카시 지역의 에너지 기반 시설의 화재를 진압하고 있다./로이터=뉴스1
러시아가 에너지 기반 시설(인프라)을 집중 파괴하면서 우크라이나가 혹독한 겨울을 날 채비에 들어갔다. 수도 키이우는 러시아의 공격으로 전기가 완전히 끊길 경우를 대비해 주민 대피 계획을 세우고 있다.

6일(현지시간) 뉴욕타임스(NYT) 등에 따르면 우크라이나 당국은 완전 단전시 도시에 남은 약 300만명의 주민을 대피시킬 계획을 마련 중이다. 러시아는 최근 우크라이나군의 반격으로 전황이 악화하자 우크라이나 기반 시설에 미사일을 퍼붓고 있다. 이로 인해 우크라이나 에너지 기반 시설의 40%가 손상되거나 파괴된 상태다.

특히 전기 관련 기반 시설에 공습이 집중되면서 450만명 이상이 정전 피해를 본 것으로 알려졌다. 상황이 심각해지자 키이우 당국은 벙커 역할을 할 수 있는 난방 대피소 1000개를 설치하고 있다. 대피소 대부분은 교육 시설 내부에 있는데, 러시아의 공격 목표가 될 수 있어 구체적 위치는 공개되지 않았다. 한 학교 지하실에는 식수가 쌓여 있으며, 강당 바로 옆에는 소방차가 세워져 있다.

엔지니어들은 장비가 부족한 상태에서도 파괴된 발전소를 수리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NYT는 전했다. 추가 공습에 대비해 발전소 주변에 방폭벽도 설치하고 있다. 미국과 영국, 유럽연합(EU) 등 서방은 전력망 보수에 필요한 부품을 우크라이나에 긴급 지원할 방침이다.

러시아의 공격으로 불에 탄 우크라이나의 한 화력발전소/로이터=뉴스1
러시아의 공격은 우크라이나 민간인의 고통을 가중하고 있고, 당국은 기본적인 사회 서비스를 제공할 수 없게 될 가능성을 염두에 두게 됐다. 로만 카추크 키이우시 보안국장은 "러시아가 이러한 공격을 계속 이어간다면 전력 시스템을 완전히 잃을 수도 있다. 단전되면 수도 공급 또한 끊기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카추크 국장은 "공무원들은 전력 차단 최소 12시간 전 단전 사실을 인지할 수 있다. 그렇게 되면 당국은 시민들에게 관련 사실을 알리고 대피하라고 요청할 것"이라며 "현재는 통제할 수 있는 수준이며, 키이우 시민들이 대규모로 탈출하고 있다는 징후는 없다"고 설명했다.


우크라이나 국영 전력 업체 우크레네르고는 전력망에 가해지는 부담을 완화하기 위해 키이우와 체르니히우, 체르카시, 하르키우 등 지역에 순환 단전을 실시할 계획이다.

치열한 전투가 벌어지고 있는 동부 돈바스 지역의 발전소도 심각한 타격을 입은 상황이다. 파울로 키릴렌코 도네츠크주 주지사는 "바흐무트시와 인근 솔레다르 마을에 전력을 공급하는 발전소가 거의 모두 파괴됐다"며 "매일 러시아군의 공격이 이어지고 있다"고 말했다. 바흐무트시에서는 현재 1만5000여명의 주민이 전기와 식수가 끊긴 채 살아가고 있다고 AP통신은 전했다.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이날 밤 영상 연설에서 "도네츠크 지역에서 러시아군의 맹렬한 공격이 계속되고 있다"며 "우리의 기반 시설에 대한 테러리스트 국가의 대규모 공격이 반복될 가능성에 대비해 병력과 수단을 집중하고 있다. 첫 번째 목표는 에너지일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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