흰우유 ℓ당 3000원 넘긴다…빵·아이스크림 등 줄인상 우려

머니투데이 세종=정혁수 기자 | 2022.11.04 07:01
[서울=뉴시스] 백동현 기자 = 원유 가격 인상을 위한 유가공업체와 낙농 단체 간 협상이 이어지면서 우유 가격 역시 상승 길목에 있다. 이르면 다음 달부터 흰 우유 가격이 리터 당 300~500원 인상될 수 있다. 이럴 경우 1리터짜리 흰 우유 제품 소비자 가격이 3천원을 넘어설 전망이다. 사진은 14일 오전 서울 시내 한 대형마트에 우유가 진열된 모습. 2022.09.14.
낙농진흥회가 우유 원유(原乳) 기본가격을 L(리터)당 49원씩 올리기로 하면서 L당 2700원대인 우유 소비자 가격이 3000원을 넘어설 것으로 전망된다. 원유 가격이 오르게 되면 관련 유제품의 가격도 덩달아 상승할 수 밖에 없어 '밀크플레이션'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

4일 농림축산식품부에 따르면 낙농진흥회는 3일 이사회를 열고 원유 가격을 L당 947원에서 999원으로 인상하기로 합의했다. 올해의 경우 원유가격 인상이 늦게 결정된 점을 고려해 L당 3원씩을 추가로 지급해 실질적으로는 L당 52원 인상하기로 했다.

원윳값 조정은 통상 8월경 이뤄지지만, 올해는 낙농제도 개편이 맞물리면서 낙농가와 유업계의 협상이 길어지게 됐다. 우유업체들은 이에 따라 10월 16일부터 연말까지 구매한 원유 대금을 인상된 가격으로 낙농가에 지급한다.

원윳값 인상에 따라 식품업계의 재료값 부담은 더 커지게 됐다. 보통 우유 소비자 가격은 원윳값 인상분의 10배가 적용된다. 이렇게 되면 L당 2700원대인 우유 소비자 가격은 3000원을 넘어서게 되고 빵·아이스크림 등의 가격 상승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 '밀크플레이션' 우려가 커질 수 밖에 없다.

우유(milk)와 인플레이션(inflation)의 합성어인 '밀크플레이션'은 원유 가격 상승으로 우유·치즈 ·버터 등 유제품뿐만 아니라 커피·제빵·제과 등 전반적인 식품 가격까지 상승하게 되는 인플레이션을 말한다.


시장은 이미 움직였다. 남양유업은 이달부터 발효유·치즈 등의 일부 유제품 가격을 10% 이상 올렸다. 대리점 출고가격 기준으로 불가리스 등 발효유는 평균 10%, 치즈는 평균 15% 뛰었다. 맛있는 두유GT 등의 두유 제품 가격도 평균 14% 올랐고 프렌치카페와 FC로스터리 등 편의점에 납품하는 커피도 최대 12% 올렸다.

서울우유와 매일유업도 이미 일부 제품의 값을 올린 상태다. 서울우유는 치즈 40여종 가격을 약 20% 인상했고, 매일유업은 발효유 제품 가격을 15~25% 올렸다.

농식품부는 내년에는 농가의 생산비와 시장상황을 함께 반영해 음용유용 원유가격을 결정하도록 할 방침이다. 지금까지는 생산비가 상승하면 원유 기본가격을 생산비 상승폭의 90∼110% 범위에서 인상하도록 했지만, 앞으로는 원유 과잉생산이 심각한 경우에는 생산비가 상승하더라도 원유 기본가격을 인하할 수 있도록 했다.

베스트 클릭

  1. 1 "건드리면 고소"…잡동사니로 주차 자리맡은 얌체 입주민
  2. 2 "나랑 안 닮았어" 아이 분유 먹이던 남편의 촉…혼인 취소한 충격 사연
  3. 3 [단독]음주운전 걸린 평검사, 2주 뒤 또 적발…총장 "금주령" 칼 뺐다
  4. 4 "역시 싸고 좋아" 중국산으로 부활한 쏘나타…출시하자마자 판매 '쑥'
  5. 5 "파리 반값, 화장품 너무 싸"…중국인 북적대던 명동, 확 달라졌다[르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