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北 추가 도발에 "자국민보다 미사일 우선시…대화 나서라"

3일 오전 서울역 대합실에서 시민들이 북한의 동해상 탄도미사일 발사 관련 뉴스를 시청하고 있다./사진=뉴스1

미국은 북한이 화성-17형으로 추정되는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등 3발의 탄도미사일을 발사한 것을 규탄하며 추가 도발을 자제할 것을 촉구했다.

백악관 국가안전보장회의(NSC) 2일(이하 각 현지시간) 밤 늦게 에이드리엔 왓슨 대변인 명의의 성명을 통해 "미국은 북한의 ICBM 시험발사를 강력히 규탄한다"며 "(조 바이든) 대통령과 국가안보팀은 동맹 및 파트너 국가들과 긴밀히 공조해 상황을 평가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이번 발사는 이번 주에 감행한 다수의 탄도미사일 발사와 함께 여러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안보리) 결의를 명백히 위반한 것"이라며 "이는역내 긴장을 불필요하게 고조하며 안보 상황을 불안정하게 만들 위험이 있다"고 비판했다.

왓슨 대변인은 "이번 행동은 북한이 불법적인 대량살상무기(WMD)와 탄도미사일 프로그램을 북한 주민의 안녕보다 우선시한다는 것을 보여준다"면서 "우리는 이 행동을 규탄할 것을 모든 국가에 촉구하며 북한에는 불안정을 야기하는 행동을 멈추고 진지한 대화에 참여할 것을 촉구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미국은 미국 본토와 한국, 일본의 안보를 보장하기 위해 필요한 모든 조처에 나설 것"이라고 덧붙였다.

네드 프라이스 미 국무부 대변인/AFPBBNews=뉴스1

미 국무부 역시 네드 프라이스 대변인 명의의 성명에서 "북한의 ICBM 발사를 규탄한다"며 "이런 행동은 모든 국가가 북한과 관련한 유엔 안보리 결의를 완전히 이행할 필요성을 보여준다"고 밝혔다. 프라이스 대변인은 "우리는 국제사회와 함께 북한이 더 이상의 도발을 자제하고 지속적이고 실질적인 대화에 나설 것을 촉구한다"고 했다.

웬디 셔면 미 국무부 부장관은 이날 조현동 외교부 제1차관과 통화를 통해 북한의 연쇄 무력도발에 따른 대응 방안을 협의했다. 양측은 "이는 다수의 유엔 안보리를 명백히 위반한 것"이라며 "특히 우리 국가 애도 기간에 이러한 고강도 도발을 거듭하고 있는 것은 인륜에 반하는 북한 정권의 모습을 여실히 보여주는 것으로 매우 개탄스러운 일"이라고 밝혔다.

북한은 전날 분단 이후 처음으로 NLL(북방한계선) 이남에 단거리 탄도미사일을 발사한 데 이어 3일 장거리 탄도미사일을 발사하며 도발 수위를 끌어올렸다. 군은 북한이 이날 발사한 장거리 탄도미사일을 화성-17형으로 판단하고 있다. 북한은 지난 3월 16일에도 화성-17형 발사를 시도했으나 고도 20km 미만에서 폭발했다. 이번에는 비행 중 탄두부와 추진체를 분리하는 '단 분리'가 2단계까지 진행됐지만, 최종적으론 '정상 비행'에 실패해 동해상에 떨어진 것으로 알려졌다.

북한의 이번 연쇄 도발은 지난달 31일 시작된 한미연합 공중훈련 '비질런트 스톰'과 관련이 있는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북한은 훈련이 시작된 당일부터 이틀 연속 외무성 대변인과 박정천 조선노동당 비서 겸 당 중앙군사위 부위원장 명의의 담화를 내고 '비질런트 스톰'을 비난하며 고강도 조치를 시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