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석희 "전복사고 父 즉사, 母 중환자실에…2년간 폐차도 못해"

머니투데이 전형주 기자 | 2022.11.03 11:12
/사진=tvN '유퀴즈 온 더 블럭'

번역가 황석희가 7년 전 부친을 교통사고로 떠나보냈다고 털어놨다.

황석희는 지난 2일 SNS(소셜네트워크서비스)를 통해 "아버지가 7년 전 차를 몰고 좌회전을 하려다 좌측 내리막길에서 내려오던 차와 추돌해 즉사했다"고 밝혔다.

그는 "(사고가 난 곳은) 강원 속초시에 있는 산길 좁은 교차로였고, 신호등이나 볼록 거울은 없었다. 아버지는 갓 출발해 고개만 틀었는데, 좌측에서 내려오던 차는 속도가 붙어 있었다"고 설명했다.

이어 "아버지의 차는 추돌 이후 전복돼 세 바퀴나 굴렀다. 아버지는 현장에서 돌아가셨고, 조수석에 있던 어머니는 오랫동안 중환자실에 누워 있어야 했다"고 전했다.

황석희는 아버지와 이별을 받아들일 수 없었다고 한다. 더구나 직진이 우선인 우리나라 교통 체계에 따라 아버지가 '가해자'가 되면서 국토교통부와 상대 차주를 상대로 법정 공방까지 벌였다고 고백했다.

그는 "주황색 등이 깜빡이는 길이었는데도 상대방의 과속과 전방주의 태만을 증명할 방법이 전혀 없었다. 차가 세 바퀴를 구르고 전복했지만 과속으로 인정되지 않았다"며 "그 길에서는 좌측에서 내려오는 차가 전혀 보이지 않았다. 교차로 좌측엔 3미터 가까운 세로 간판과 큰 나무가 시야를 막고 있었다"고 말했다.


/사진=황석희 인스타그램

황석희는 2년간 법정 공방 끝에 상대방과 교통부의 과실을 일부 인정받았다고 고백했다. 또 사고가 난 길 좌측 간판과 나무가 모두 제거됐고, 볼록 거울이 생겼으며, 내리막길엔 과속 방지턱과 과속 방지 카메라가 설치됐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소송을 한) 2년 동안 폐차 동의서에 서명을 못 했다. 피가 잔뜩 말라붙어 종잇장처럼 구겨진 그 차를 폐차도 안 하고 지옥처럼 붙들고 있었다. 사건이 종결된 뒤에야 간신히 폐차했다. 그게 내겐 맺음이었다"고 털어놨다.

황석희는 최근 서울 이태원동에서 발생한 인명사고에 애도를 표하며 유족한테는 자신과 같이 납득할 수 있는 '맺음'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우리의 애도가 무용한 것은 아니겠지만 유가족에게 그리 닿지는 않는다. 애도는 오히려 유가족을 위한 게 아니라 참담한 내 마음을 위한 것일지 모르겠다"며 "지금 그들에게 필요한 것은 어떤 식으로든 납득할 수 있는 종결"이라고 말했다.

아울러 "지금 책임자들은 유가족에게 앞다퉈 애도와 위로를 건넬 때가 아니라 납득할 수 있는 종결을 위해 최선을 다해야 한다. 종결을 줘야 한다. 맺음하고 비로소 진정한 애도를 시작할 수 있게 종결을 줘야 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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