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PF 위기, 메리츠증권은 없었다…'나홀로 성장' 비결은?

머니투데이 김사무엘 기자 | 2022.10.31 12:38
증권사 실적이 반토막나는 충격 속에도 메리츠증권은 살아남았다. 업계에서 거의 유일한 성장이다.

특히 부동산 PF(프로젝트파이낸싱) 시장의 위기가 갈수록 고조되고 있는 현실을 감안하면 부동산 PF 비중이 높은 메리츠증권의 '깜짝 실적'은 예상 외라는 평가다. 선제적 리스크 관리가 주효했다는 분석이다.

메리츠증권은 올해 3분기 영업이익이 2477억원으로 전년 동기대비 3.1%, 전 분기대비 24.6% 증가했다고 31일 밝혔다. 당기순이익은 전년 동기대비 13.8% 증가한 2175억원을 기록했다. 전 분기대비로도 37.3% 늘었다. 시장 전망치였던 영업이익 1950억원, 순이익 1500억원을 상회하는 깜짝 실적이다.

3분기 누적 당기순이익은 6583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1% 증가했다. 누적 영업이익 역시 7.7% 늘어난 8234억원을 기록했다.

3분기 매출액은 17조5758억원으로 전년 동기대비 185.9%, 전 분기대비 19.5% 증가했다. 누적으로는 전년 동기대비 177% 늘어난 42조8354억원이다.

3분기 말 기준 자기자본은 5조8402억원으로 전 분기대비 2084억원이 증가했다. 연환산 자기자본이익률(ROE)은 15.7%다.

증권사 재무건전성을 나타내는 지표인 순자본비율(NCR)은 1516%로 전분기 대비 13%포인트(p) 개선됐다. 유동성 비율은 전 분기대비 9.2%p 오른 134.2%다.

증시 거래대금 감소와 금리 인상 등으로 대부분 증권사 실적이 반토막 이상 줄어든 '쇼크'를 경험했지만 메리츠증권은 거의 유일한 성장을 기록했다.


기업금융(IB)과 세일즈앤트레이딩(Sales&Trading) 부문에서 양호한 성과를 거두며 전체 실적을 견인했다. IB부문에서는 부동산PF 시장 위기 속에서도 선제적으로 리스크를 관리해 양호한 실적을 달성했다고 메리츠증권은 설명했다.

최근 부동산 PF 시장은 레고랜드 디폴트(채무불이행) 사태와 부동산 경기 침체 여파로 큰 위기를 겪고 있다. 부동산 PF를 유동화한 ABCP(자산유동화 기업어음)는 10%대 후반의 높은 금리에도 매수자가 없어 자금 경색이 심화하고 있다.

부동산 PF를 주력 사업으로 하는 메리츠증권 역시 레고랜드 사태의 여파로 실적이 크게 악화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왔다. 부동산 PF 대출을 받은 사업장에서 문제가 생기거나 자금이 돌지 않을 경우 막대한 부채를 증권사가 떠 안을 수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메리츠증권은 부동산 PF의 95%가 안정성 높은 선순위 대출이어서 자금회수에는 문제 없다는 입장이다. 선순위는 후순위보다 수익성이 떨어지지만 문제가 발생하더라도 우선적으로 상환받을 수 있어 안전하다.

메리츠증권의 부동산 PF 대출은 통상적인 은행 부동산 대출의 LTV(담보대출비율) 60%보다 더 안전한 평균 50% 수준이다. 부동산 가격이 지금보다 50% 하락하더라도 자금회수에 문제가 없다는 의미다. 부동산 사업에 차질이 없도록 A급 시공사와 책임준공을 약정하거나 금융지주계열 신탁사가 준공을 보장해 안정성도 보완했다.

세일즈앤트레이딩 부문에서는 시장 변동성 확대에 대응한 트레이딩 전략으로 수익을 올렸다. 금리 인상으로 인한 채권 가격 하락에 대비해 선제적으로 채권 비중을 크게 줄였다.

메리츠증권 관계자는 "불안정한 시장 상황 및 금리인상에 대처하기 위해 신규 투자에는 엄격한 심사기준을 적용하고 선제적인 유동성 관리에 만전을 기하고 있다"며 "리스크 관리 역량을 집중해 현재의 상황에 철저하게 대응할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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