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태원 압사 영상' 제목 달고, SNS로 무차별 공유…조롱댓글도 남발

머니투데이 남형도 기자 | 2022.10.30 11:43

이태원 참사 영상·사진 등 SNS로 무분별하게 공유…전문가 "개인 공간 아님에도, 가이드라인 부재 문제"

한 유튜브 채널에 이태원 참사 당시 영상. 의식을 잃은 이의 모습까지 아무런 여과 없이 고스란히 노출돼 있다./사진=유튜브 채널
#. 30일 오전, 한 유튜브 채널엔 '이태원 압사 영상'이란 제목의 영상이 올라왔다. 거기엔 29일 밤 서울 이태원 핼러윈 축제서 발생한 참사 모습이 고스란히 담겼다. 깔려서 의식을 잃은 이의 모습까지 아무런 여과 없이 노출됐다. 댓글엔 "X웃기다"는 고인에 대한 조롱까지 있었다.

서울 이태원 핼러윈 축제서 생긴 '압사 사고'로 151명이 숨지고 82명이 다쳤다(30일 오전 9시40분 기준). 유례 없는 참담한 비극에 윤석열 대통령은 사고 수습 때까지 '국가 애도 기간'으로 정하겠다고도 했다. 많은 이들이 고인의 명복을 빌며 안타까워 하고 있다.

그런 와중에 SNS상에서 무분별하게 참사 현장 사진과 영상 등이 공유되며 문제로 떠올랐다. 피해자와 유족에 대한 건 물론, 보는 이에 대한 윤리까지 상실했단 것이다. 하지만 이와 관련된 '가이드라인'이 부재한 상황이라 대안이 필요하단 주장이 나왔다.



'이태원 압사 사고 영상' 유튜브 등 SNS에 범람…'즐길거리'로 전락


이태원 참사 소식이 삽시간에 '이슈'로 떠오르며, 29일 밤부터 SNS엔 현장서 찍은 영상과 사진이 무분별하게 공유됐다.

한 유튜브 채널에선 '이태원 핼러윈 압사 사고 전후 상황'이라며, 사고 후 심폐 소생술을 하는 모습과 인산인해를 이루던 거리 상황, 위에서 찍은 사망자 모습 등이 여과 없이 공유됐다. 해당 영상은 87만건이 넘는 조회수를 기록했다.

채널 검색 화면에서 '이태원'만 쳐도, '압사 사고', '압사 영상', '라이브', '심정지', '유명인', '사망' 등 연관 검색어가 자동으로 완성됐다. 인스타그램 역시 '이태원 압사 사고' 해시태그로 524건의 게시물이 올라왔다.
게시물엔 빨갛고 자극적인 글씨로 '악몽된 주말밤'이라 쓰거나, 'ㄷㄷ지옥이었던 이태원 대규모 압사' 등의 제목이 넘쳐났다.

이를 두고 일부 자성하잔 목소리도 나왔으나 소수에 불과했다. 한 SNS 사용자는 "사람이 너무 많이 숨진 참담하고 슬픈 현장인데, 이를 마치 영화보듯이 소비하는 것 같아 불편하다"고 했고, 또 다른 이도 "우연히 눌렀다가 트라우마가 생길뻔했다. 고인에 대한 배려를 해달라"고 목소리를 냈다.





'부적절·불쾌감' 경고 뿐, 아무런 제재 없어…"가이드라인 부재, 고스란히 드러나"


문제는 SNS 게시물과 관련된 윤리나, 가이드라인이 딱히 없단 것이다.

'이태원 참사 영상'과 관련해 보려할 때 '일부 시청자에게 부적절하거나 불쾌감을 줄 수 있다'는 경고 문구 정도가 일부 나왔으나, 그외 장치는 별도로 없었다.
'가이드라인'도 없다. 언론 보도와 관련해선 한국기자협회 '재난보도준칙' 제15조에 '흥미 위주의 보도, 자극적인 장면의 단순 반복 보도를 지양한다'고 나와 있으나, SNS 관련해선 부재하다. 이에 SNS 사용자의 인식 부족 문제도 여실히 드러났다. 이태원 참사 게시물을 올린 한 사용자는 "사람들의 관심사라 올린 것뿐 별다른 의도는 없었다"며 "문제라고 전혀 생각하지 않았다"고 했다.

익명을 원한 SNS 관련 전문가는 "SNS 윤리 문제의 본질은, SNS를 '개인 공간'으로 생각하는 사람들이 많단 것"이라며 "누군가에게 퍼지고, 영향력을 줄 수 있는 만큼 심각하게 인식해야 한다. 이와 관련된 가이드라인이나 제재 장치가 없는한 같은 문제가 반복될 것"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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