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평가 외인에서 가을 영웅으로... KS도 정조준 "부담감은 SSG 쪽에 있다" [PO4]

스타뉴스 고척=김동윤 기자 | 2022.10.28 23:13
키움 타일러 애플러./사진=김동윤 기자
KBO리그 외국인 투수 중 가장 낮은 연봉(40만 달러)을 받는 통에 시즌 내내 저평가를 받았다. 하지만 가을야구에서 위기의 순간마다 팀을 승리로 이끌며 최고의 가을 영웅으로 거듭났다. 키움 히어로즈 외국인 투수 타일러 애플러(29) 이야기다.

애플러는 28일 서울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린 2022 신한은행 SOL KBO리그 포스트시즌 플레이오프 4차전에서 6이닝 7피안타 무사사구 2탈삼진 1실점으로 키움의 4-1 승리를 이끌었다. 키움은 애플러의 호투에 힘입어 시리즈 전적 3승 1패로 3년 만의 한국시리즈 진출을 확정했다.

당초 불리한 매치업으로 예상됐다. LG는 포스트시즌 5경기 3승 무패 평균자책점 2.01로 강했던 케이시 켈리(33)를 내세웠다. 정규시즌 성적만 두고 봐도 6승 8패 평균자책점 4.30의 애플러와 16승 4패 평균자책점 2.54의 켈리는 비교가 되지 않았다. 1차전에 등판한 애플러와 켈리 모두 3일 휴식 후 마운드에 올랐기에 빠른 퀵후크도 예상됐다.

하지만 키움도 믿는 구석이 있었다. 정규시즌 막판 6경기에서 평균자책점 1.71를 기록했고 앞선 두 번의 포스트시즌 등판에서 애플러는 경기마다 3개의 실책이 나오며 제 기량을 펼치지 못했다. KT 위즈와 준플레이오프 3차전에서는 유격수의 3실책에도 5이닝 1실점(0자책)으로 버텨내며 승리를 이끌었고, LG와 플레이오프 1차전에서는 3이닝 4실점(1자책)으로 패했지만 탓할 수 없었다.

키움 타일러 애플러./AFPBBNews=뉴스1

호투를 가로막던 실책 퍼레이드가 사라지자, 애플러는 에이스 본능을 드러냈다. 1회 1실점하긴 했으나, 이후 안타를 내주면서도 실점하지 않았다. 8개의 땅볼 타구를 양산했고 그 중에는 3회 김현수의 병살타도 있었다. 5회에는 2루수 김혜성이 홍창기의 타구를 러닝 스로우로 잡아내는 호수비도 선보였다. 결국 6회에는 삼자범퇴 이닝을 만들며 퀄리티 스타트 피칭을 완성했다. 이로써 애플러의 포스트시즌 성적은 3경기 2승 1패 평균자책점 1.29가 됐다.


경기 후 애플러는 호투의 비결에 대해 "자신감이 컸다. 시즌 중반 팔꿈치 통증도 있었고 이런저런 이유로 자신감이 많이 떨어졌다. 하지만 포스트시즌에 오면서 팔꿈치 상태가 좋아지는 것을 느꼈고 그 이후 자신감을 가지고 던졌던 것이 좋은 결과로 이어진 것 같다"고 말했다. 3일 만에 나온 부담감도 팀원들과 함께 이겨냈다. 애플러는 "나부터 즐기면서 어떻게든 이겨내려 했다. 그 순간부터 팀도 도와줬고 부담감을 이겨낼 수 있었다"고 웃었다.

키움은 11월 1일 인천 SSG랜더스필드에서 SSG 랜더스와 7전 4선승제의 한국시리즈를 치른다. 정규시즌 성적만 놓고 보면 9경기로 격차가 크지만, 키움은 매번 저평가를 이겨낸 팀이었다. 애플러는 "한국시리즈 같은 큰 경기는 미국에서도 경험한 적이 없었다. 정말 많이 기대된다"면서 "시즌 전부터 우린 항상 언더독이었다. 아무도 우리가 포스트시즌이나 한국시리즈에 올라갈 것으로 생각하지 못했기 때문에 오히려 부담감은 SSG 쪽에 있다고 생각한다. 이제 우리는 한 경기 한 경기 집중하면서 우리만의 야구를 하려 한다"고 각오를 밝혔다.

끝으로 시즌 내내 힘이 돼준 가족들에게 깊은 감사인사를 전했다. 마침 전날(27일)은 애플러의 딸 브린리의 생일이었다. 애플러는 "가족들이 한국에 같이 있는 것이 감사하고 내겐 축복이며 가장 큰 서포터"라고 진심을 전하면서 "내가 이런 경기를 했다는 것을 나중에 딸 브린리도 기억해줬으면 좋겠다. 나중에는 같이 비디오나 영상 보면서 같이 기억을 나누고 싶다"고 웃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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