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위함기≠욱일기"라는 軍, 日 외무성 "욱일모양 맞다"

머니투데이 김지훈 기자 | 2022.10.27 21:22

[the300] 軍 설명·日 외무성 자료 비교해보니 …DJ 때도 욱일모양 자위함기로 부산 방문


오는 11월 6일 일본에서 열리는 국제관함식에 우리 해군 함정이 참가한다. 우리 군 측은 일본 측이 관함식에서 게양할 것으로 예상되는 이른바 '욱일기'에 붙은 논란과 관련해 "형태가 아주 일치하지 않기 때문에 저희는 자위함기라고 생각한다"고 선을 그었다. 하지만 일본 외무성은 '욱일기 홍보물'에서 자위대가 쓰는 깃발에 대해 '욱일 모양'의 사례라고 소개해 왔던 것으로 확인됐다. 일본 측이 공식적으로 자위함기 역시 욱일기의 세부 갈래로 간주하고 있다는 의미로 볼 수 있는 대목이다.

우리 군이 자위함기와 욱일기 간 관계를 가급적 멀리 떨어뜨려 설명하려는 것과 대비된다. 이는 우리 측이 욱일기가 최근 몇 년 새 급격히 경색한 한일 관계에 따라 군국주의·식민 지배 상징으로 자주 부각된 상황을 염두에 뒀기 때문으로 보인다. 반면 김대중 정권 때인 1998년 부산항에서 열린 관함식에서 일본 측이 욱일기를 게양했을 때 국내에서 비난 여론이 거세게 일거나 김대중 정권에 '친일 정권'이라는 비판이 따라붙지는 않았다. 욱일기를 둘러싼 정부의 반발은 문재인 정권 때인 2018년 제주 국제관함식에서 절정으로 치달았다.


日 관함식 7년 만에 참가…野 '욱일기'에 반대론


국방부는 27일 "과거 일본 주관 국제관함식에 우리 해군이 두 차례 참가했던 사례와 국제관함식과 관련한 국제관례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한 결과"라며 국방부·해군이 일본에서 열리는 국제관함식에 7년 만에 참가하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이번 국제관함식 계기에 열리는 다국간 인도주의적 연합훈련과 서태평양해군심포지움도 우리 군이 참석한다.

관함식은 국가의 원수 등이 자기 나라의 군함을 검열하는 것인데, 관함식에 참석하는 외국 함정은 주최국의 주빈이 탑승한 함정을 향해 경례를 하는 게 관례다. 일본 함정은 욱일기와 같은 모습의 깃발이 걸릴 것으로 예상돼 민주당을 중심으로 반대론이 불거졌다.

하지만 군 관계자는 "일본은 국내법에 따라 1953년부터 '자위함기'를 사용하고 있다"며 "욱일기와는 그 형태가 좀 다르다. 자위함기도 함정마다 다르다"고 했다. 이는 일본 자위함기가 일반적으로 정중앙에 붉은 원이 위치한 형태의 욱일기와 달리 원이 중심부에서 옆으로 치우쳐 있는 형상인 것에 의미를 부여한 것으로 보인다. 아울러 우리 군에서는 "자위함기도 함정마다 다르다"는 말이 나온다.

실제 일본 해상자위대가 우리 해군이 2015년 참여했던 관함식을 기록한 영상에도 붉은 원이 깃발의 정중앙에서 벗어나 있는 경우가 포착되는 경우가 있다.

군 관계자는 자위함기에 대해 "중국을 포함한 국제사회가 (이를) 정식으로 수용하는 것으로 이해하고 있다"는 말도 했다. 설훈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욱일기에 대해 경례하게 되면 일본의 식민지배 통치이념에 동조한다는 선언과 비슷하다"고 주장한 것과 배치된다.



日 '욱일기 설명'에 "자위기함기로도 사용"


사진=일본 외무성 유튜브 영상 캡처

다만 일본 외무성은 공식 자위대기 역시 사실상 욱일기라고 소개해 온 것으로 나타났다. 일본 외무성은 욱일기 소개 목적의 유튜브 영상·문서 자료에서 자위대기에 대해 "욱일 모양을 사용하도록 하고 있다"고 밝혔다. "해상자위대의 자위함기로도 사용되고 있으며 국내외 다양한 기회에 게양돼 왔다"는 설명도 했다. 그 사례로 1998년 부산항에서 일본 측이 자위함기를 게양한 장면을 참고 사진으로 넣었다.



자료=일본 외무성
아울러 "햇살이 뻗어 나가는 욱일 디자인은 일본에만 있는 것이 아니다"라며 북마케도니아 국기, 미국 애리조나주 주기, 베네수엘라 라라주 주기도 일종의 욱일기 부류로 볼 수 있다고 주장했다.

경례에 붙은 논란에 대해서도 야권과 우리 군의 설명이 다르다. 해군 관계자는 "대함경례라는 것은 함정간 지나칠 때 상급자가 다른 함정에 타고 있으면 장병들이 상급자에게 예를 표하는 것"이라며 "이번 관함식 행사에서 대함경례의 의미는 상급자에게 경례를 표한다는 것보다는 일본의 좌승함, 국가원수에 대한 예우를 표한다는 의미"고 했다.

국방부는 "최근 북한의 연이은 도발로 야기된 한반도 주변의 엄중한 안보상황을 고려할 때 우리 해군의 이번 국제관함식 참가가 가지는 안보상의 함의를 최우선적으로 고려하였음을 강조하고자 한다"고 밝혔다.

2018년 10월 우리 해군이 제주에서 국제관함식을 열었을 당시 일본은 욱일기를 건 함정을 파견하겠다고 통보했다가 우리 군과 갈등을 일으킨 바 있다. 당시 우리 군이 일본의 욱일기 게양 원칙에 반대하면서 자국 국기와 주최국 국기인 태극기만 게양할 것을 요구했다. 그러자 일본 측은 제주 국제관함식 불참을 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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