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총 대신 거래소 간 이재명…"채권 흔들·증시 불안, 경제는 협력"

머니투데이 이원광 기자 | 2022.10.27 16:11

[the300]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27일 서울 여의도 한국거래소에서 열린 '금융위기 대책 마련 긴급 현장점검'에 참석해 발언을 하고 있다. / 사진제공=뉴시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27일 한국거래소를 찾아 자금시장 혼란을 촉발한 김진태 강원도지사의 채무보증 불이행 선언을 비판하고 정부의 초기 대응을 문제 삼았다. 증시 활성화와 투자심리 안정을 위한 공매도 한시적 제한 및 증권시장안정펀드의 적극 활용도 촉구했다. 여야 '적 대 적' 국면에도 사안의 심각성을 고려해 민생 위기와 경제 불안정성을 완화하는 데 협력을 아끼지 않겠다고 했다.



이재명, 의총 대신 한국거래소行…"신속한 경제회복, 최대한 협력"



이재명 대표는 이날 서울 여의도 한국거래소에서 '긴급 현장점검'을 열고 "경제 분야에서 리스크(위험) 완화나 해소하는 게 정부 역할인데 어쩌면 정부가 리스크의 핵이 되지 않았나 생각이 든다"며 이같이 말했다.

이 대표는 "신용의 최후 보루는 국가와 지방정부인데 지급 이행 의무를 못 하겠다고 하면 어디를 믿겠는가"라며 "김진태발 금융위기가 벌어졌는데도 정부에서 4주 가까이 방치했다. 정상적인 국정인지 의심될 정도"라고 했다.

이 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동시간에 진행된 의원총회 대신 한국거래소를 찾았다. 레고랜드 사태가 촉발한 유동성 위기 상황을 점검하는 한편 여야 '적 대 적' 구도에도 민생과 경제는 챙긴다는 메시지로 풀이된다. 이 대표는 이날 "민생 위기와 경제 불안정성을 완화하고 신속하게 경제회복이 이뤄지도록 최대한의 협력을 아끼지 않겠다"고 했다.

제100주년 어린이날인 5일 오전 수많은 가족단위 인파들이 강원 춘천시 중도 레고랜드 놀이시설에 입장하고 있다. 레고랜드 코리아 리조트는 세계에서 10번째, 아시아에서 3번째로 이날 공식 개장했다. / 사진제공=뉴시스



백혜련 국회 정무위원장 "긴축-50조 유동성 공급 '상충'…대응 매뉴얼 준비해야"



이재명 대표는 "채권 시장의 혼란이 커진다. 건실한 기업들마저 자본시장 경색으로 부도를 걱정하는 상황이 벌어질 수 있다"며 "언제 어디서 부도 사태가 시작될지 알 수 없는 극단적 위기 상황으로 현실적 대응책이 필요하다"라고 했다.

레고랜드 사업주체인 GJC(강원도중도개발공사)는 자금조달을 위해 2050억원 규모의 ABCP(유동화기업어음)를 발행하고 최문순 전 지사 시절 강원도가 지급 보증을 섰다. 김 지사는 지난달 28일 지급 보증 철회 의사를 밝힌 후 논란이 제기되자 이달 21일 채무를 상환하겠다고 했다.

채권 시장에 불안 심리가 번지면서 단기금융시장에 자금 공급이 급격히 줄고 우량 회사채도 팔리지 않는다는 우려가 높아졌다. 채권 금리 상승 및 시중 자금이 은행 예금과 은행채로 쏠리는 부작용에 대한 비판도 뒤따랐다. 정부는 이달 23일 유동성 공급 프로그램을 '50조원+α 규모'로 확대 운영하는 시장 안정화 조치를 발표했다.


정부의 긴축 정책 기조와 대규모 유동성 공급 방안이 상충하면서 대외적으로 한국 정부와 시장에 대한 불안 심리를 자극할 수 있다는 지적도 나왔다. 백혜련 정무위원장은 이날 "정부는 인플레이션을 잡기 위해 긴축 기조인데 50조원 유동성 공급대책을 펼쳐야 하는 상황"이라며 "정책적으로 상충된다. 자세히 살펴봐야 하고 시나리오별로 위기 대응 매뉴얼을 미리 만들어 대처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가 27일 서울 여의도 한국거래소에서 열린 '금융위기 대책 마련 긴급 현장점검'에 참석해 김성환 정책위의장과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 사진제공=뉴시스



"증시도 위기…공매도 한시적 제한 촉구"



유동성 위기는 기업의 신용 위기로 번질 우려가 크다며 증권시장 안정과 활성화를 위한 대책 마련도 촉구했다. 공매도 한시적 제한과 증안펀드의 적극 활용 등이다.

민주당 민생경제위기대책위원회 간사를 맡은 홍성국 의원은 이날 "신용스프레드(국고채와 회사채 간 금리 차이)가 올라가고 지방정부가 보증한 채권보다 신용도 낮은 회사채 금리가 더 오르는 현상이 발생한다"며 "채권 시장이 크게 흔들린다. 장기적으로 주택 시장에 엄청난 영향을 줄 것"이라고 봤다.

이어 "기업의 신용 위기가 불거지고 주식시장 안정성도 사라질 수밖에 없다. 이미 IPO(기업공개) 시장은 얼어붙고 기업에 넘어가는 자금이 차단된 상태"라고 말했다.

이 대표는 "주식시장이 계속 위기다. 전부터 얘기했던 공매도 한시적 제한과 증안펀드도 활용할만한 상황인데 시장이 알아서 하겠지 하는 태도를 정부가 보이니 시장에서 위기와 불안이 커진다"고 밝혔다. 이어 "할 수 있는 일을 할 수 있을 때 미리 해야 비로소 우리가 위기에 대응하고 극복할 수 있다는 말씀을 드리고 정부의 각성을 촉구한다"고 강조했다.

백 위원장은 공매도 한시적 제한 방안과 관련 "정무위에서 선제적 조치가 필요하다는 말이 여러번 나왔다"며 "주식 시장이 더 하락장으로 들어서기 전에 정부가 선제적으로 대응해야 한다는 야당의 주장을 주의 깊게 듣고 반응해주시길 바란다"고 했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27일 서울 여의도 한국거래소에서 열린 '금융위기 대책 마련 긴급 현장점검'에 백혜련 국회 정무위 위원장과 나란히 참석하고 있다. / 사진제공=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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