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개 숙이고 美증시 상장한 '자율주행' 모빌아이, 따끈한 첫날

머니투데이 정혜인 기자 | 2022.10.27 10:54

상장 첫날 주가, 공모가 대비 37.95% 급등…
시총 당초 목표 절반 못 미치는 220억 달러

팻 겔싱어 인텔 최고경영자(CEO, 왼쪽 앞줄에서 네번째) 등 인텔과 모빌아이 주요 인사들이 26일(현지시간) 미국 뉴욕 타임스퀘어 앞에서 모빌아이 나스닥 상장 기념 사진을 찍고 있다. /AFPBBNews=뉴스1
인텔의 자율주행 자회사 모빌아이가 26일(현지시간) 미국 뉴욕증시 두 번째 데뷔를 성공적으로 마무리했다. 모빌아이는 2014년 8월 이스라엘 기업으로 뉴욕 나스닥 증시에 상장해 당시 이스라엘 기업으로는 역대 최대 미국 기업공개(IPO) 기록을 세웠다. 3년 뒤인 2017년 인텔에 인수되며 상장 폐지됐고, 인수 5년 만에 두 번째 나스닥 상장이 이뤄진 셈이다.

CNBC·파이낸셜타임스(FT) 등 주요 외신에 따르면 모빌아이는 이날 나스닥 시장에서 공모가 희망 범위(18~20달러) 상단보다 1달러로 높은 21달러에서 거래를 시작했고, 공모가 대비 37.95% 급등한 28.97달러로 장을 마감했다.

인텔은 모빌아이 공모주 발행으로 8억6100만 달러(약 1조2189억원)의 자금을 확보했고, 해당 자금은 부채 일부 상환과 기술개발 등 기업 운영 자금에 사용될 예정이다. 암논 샤슈아 모빌아이 창립자는 이날 주주들에게 보낸 서한에서 "우리 비즈니스의 핵심은 인간이 운전하는 자동차를 더 안전하게 만드는 것"이라면서 "자율주행차의 미래를 가져오기 위한 끊임없는 노력을 하고 있다"고 밝혔다.

모빌아이의 시가총액은 이번 상장으로 약 220억 달러(약 31조992억원)에 달했다. 이는 2017년 인텔의 인수가격(153억 달러)보다 70억 달러가량 많은 것이다. 하지만 지난해 인텔이 제시했던 목표 시가총액 500억 달러에는 절반 아래 수준이다.

이를 두고 CNBC는 최근 금리인상과 경기침체 우려에 시장 내 IPO 열풍이 식으면서 기술주 가치가 재조정되고 있다는 신호라고 분석했다. 앞서 월스트리트저널(WSJ)은 복수의 소식통을 인용해 인텔이 모빌아이의 기업가치를 200억 달러 아래로 낮추는 방안을 논의 중이라고 보도한 바 있다.


/사진=모빌아이 제공
모빌아이의 이번 상장은 올해 미국 IPO 시장이 크게 위축된 상황에서 이뤄진 것으로 특히 주목받았다. 딜로직 데이터에 따르면 모빌아이를 제외하고 올해 미국 IPO 시장에서 조달된 자금은 74억 달러로 전년 대비 94%가 감소했다. FT는 "모빌아이의 시가총액이 인텔의 당초 기대보다 크게 낮았음에도 올해 미국 상장기업 중 가장 가치 있는 기업이자 1월 이후 첫 대규모 기술 기업 상장"이라고 평가했다.

다만 당장의 추세 전환은 어렵다는 의견이 많다. 글로벌 시장조사업체 피치북의 카일 스탠포드 애널리스트는 "IPO 시장이 활발해지려면 인플레이션(물가상승률)이 하락하든지, 금리인상이 멈춰야 한다. 아니면 최소 투자자들이 시장이 어떤 상황에 있는지 잘 이해할 수 있는 만큼 불확실성이 줄어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어 "현재 시장은 불확실성이 상당한 수준으로 IPO 시장 침체는 한동안 지속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한편 이번 상장에서 인텔은 의결권이 10배인 B주는 공개하지 않으면서 여전히 총 의결권의 99.4%를 보유한다고 말했다고 블룸버그는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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