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중공업·현대미포조선·현대삼호중공업 등 현대중공업그룹 3개 조선사 노조가 파업권을 확보했다. 공동교섭을 요구하며 단체행동에 나서고 있는 이들 3개 노조가 연대파업에 나서면 사상 초유의 조선 3사 동시 파업으로 기록될 전망이다. 파업권을 확보한 3개 노조는 현재 진행 중인 교섭에서 요구조건이 관철되지 않을 경우 파업도 불사하겠단 입장이다.
26일 현대중공업노조에 따르면 지난 24일 오전 6시부터 이날 오후 6시까지 진행된 파업 찬반투표 결과 전체 조합원 7776명 중 5224명(67.2%)이 투표하고 이 중 4912명이 찬성한 것으로 파악된다. 재적대비 63.2% 찬성률로 노조의 파업이 가능해졌다. 같은 기간 진행된 현대미포조선 노조의 찬반투표에서도 71.9%가 찬성했으며, 현대삼호중공업 노조에서도 73.8%로 파업 안건이 가결됐다.
노조는 3사 연대를 통한 협상력 제고를 노리고 있다. 교섭은 각각 이뤄지지만 현대중공업그룹 중앙부로부터 통제받고 있다면서 3사 공동교섭으로 전환돼야 한다고 주장한다. 현대중공업그룹은 공동교섭을 허용할 경우 합산조합원 수 1만2857명에 달하는 노조를 상대해야하기 때문에 부담이 크다. 협상 주도권을 노조에 뺐길 수 있어 수용이 불가하다고 선을 긋는다.
현대중공업그룹 관계자는 "이들 3사가 별개의 회사고, 각사의 경영환경이 달라 공동교섭이 비합리적"이라며 "파업투표와 별개로 노조와의 교섭이 계속 진행되고 있는 만큼 대화를 통해 올해 단체교섭을 마무리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이날 파업권을 확보한 노조 집행부는 공동 파업 여부와 일정 등을 논의할 예정이다. 오는 27일 3개 노조 대표단은 울산시청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향후 투쟁방향을 밝힌다는 계획이다. 노조는 △3사 공동교섭 △원청 책임성 강화 △인력구조 개선 △산업전환 등 4대 요구 목표를 제시했다.
4대 목표 달성을 위한 12개 세부 요구안에는 △기본급 14만2300원 인상(호봉승급분 제외) △3사 공동교섭 △인력구조 개선 △노동이사제 조합 추천권 도입 △그룹사 복지 확대 △임금피크제 폐지 △부모육아휴직시 6개월간 평균임금 20% 지원 △개인연금 통상임금 3% 지원 △교육비 지원 현실화 △치과보철료 연간 100만 원 지원(2년 적치) △사회연대기금 20억원 출연(현대중공업 10억, 현대미포조선·현대삼호중공업 각 5억원) △하청노동자 처우개선 등이 담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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