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 한파·美中 등쌀에 직격탄…SK하이닉스 "고통스럽다"토로

머니투데이 한지연 기자, 오문영 기자 | 2022.10.26 13:37

26일 3분기 실적발표(종합)


SK하이닉스도 반도체 침체기를 피해가진 못했다. 3분기 실적 '어닝쇼크'(실적 충격)를 기록한 SK하이닉스가 시장 불확실성이 "고통스럽다"고 토로했다. SK하이닉스는 올해 하반기부터 내년까지 메모리반도체 시장 불황이 계속될 것으로 보고 투자 축소와 생산량 감산에 들어간다.



3분기 반도체 한파 직격탄


SK하이닉스가 올해 3분기 매출 10조 9829억원, 영업이익 1조 6556억원을 기록했다고 26일 발표했다. 전분기와 비교해 매출은 20.5%, 영업이익은 60.5% 줄었다. 전년도 동기 대비로는 매출과 영업이익이 각각 7%, 60.3% 감소했다. 전날 기준 시장 컨센서스(증권사 평균 전망치)인 영업이익 2조1569억원에 한참 못 미치는 어닝쇼크다.

SK하이닉스는 실적발표 후 진행한 콘퍼런스콜(전화회의)에서 메모리반도체 판매량과 가격이 모두 떨어지며 매출과 영업이익에 악영향을 줬다고 밝혔다. 노종원 사업담당 사장은 "D램과 낸드플래시 모두 평균판매가격(ASP)이 전분기와 비교해 20% 수준 하락했다"고 밝혔다.

출하량도 모두 줄었다. 노 사장은 "D램 출하량이 전분기 대비 한자릿수 중반정도 감소했다"고 밝혔다. 낸드플래시 역시 "컨슈머 제품의 수요 약세로, 출하량이 솔리다임 포함 기준으론 전분기 대비 10% 초반, 본사 기준으로는 한자릿수 후반 감소를 기록했다"고 전했다.

연간 기준으로도 D램은 한자릿수 초중반, 낸드플래시는 한자릿수 수준의 전례없이 낮은 수요 성장률을 기록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SK하이닉스의 실적 악화는 글로벌 경기 침체로부터 비롯됐다는 분석이다. 메모리반도체 주요 공급체인 PC와 스마트폰 등의 수요가 떨어지면서 자연히 메모리반도체 수요도 줄었다. 대외 시장 환경의 악화로 경영환경을 둘러싼 불확실성이 커지면서 노 사장은 외부 이슈들로 오는 조건들로 인해 여러가지로 "고통스럽다"고 심경을 밝혔다.



"내년 투자 규모 절반 줄이고, 생산량도 감산"


거시경제뿐만 아니라 미국과 중국간 반도체 패권 전쟁으로부터 오는 등쌀에도 시달리고 있다. 중국 공장으로의 첨단 반도체 장비 반입에 제동이 걸리면서다.

미국 정부는 중국의 반도체 굴기를 저지하기 위해 첨단 반도체 장비 수출 제한 조치를 시행했는데, SK하이닉스에는 해당 조치를 1년간 유예해 허가없이 장비를 공급받을 수 있도록 했다. 그러나 1년 후는 어떻게 바뀔지 모르는 상황이다.


이를 두고 노 사장은 "향후 유예 조치가 1년씩 연장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면서도 "확실치 않고, 상황이 매우 불확실하다"고 말했다. 이어 "중장기적으로보면 생산 거점을 다변화하는 것이 필수불가결하지만 단기걱으론 쉬운 상황이 아니다"고 덧붙였다.

중국 우시 공장 첨단화를 위한 EUV 노광 장비 도입에 대해서도 "현재로선 쉽지 않은 상황"이라며 "유예 조치가 연장되지 않으면 예상보다 훨씬 더 빠르게 EUV 관련 공장 운영에 어려움이 닥칠 수 있다"고 전망했다.

SK하이닉스는 메모리반도체 시장 불황이 내년 상반기까지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내다봤다. 수익성이 낮은 제품을 중심으로 생산량을 줄이고, 투자 규모 역시 축소하기로 했다. 공급이 수요를 초과한만큼 시장의 수급 밸런스를 정상화시키겠단 의도다.

노 사장은 "올해 투자액 규모는 10조원 후반대로 예상된다"며" 내년 투자 규모는 올해 투자액보다 50% 이상 줄일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내년 D램 생산 빗그로스(비트단위로 환산한 출하량 증가율)이 특정 시나리오에선 줄어드는 케이스까지 검토 중"이라고 덧붙였다.

SK하이닉스는 D램과 낸드 모두 수율 개선과 램프업(장비 셋업 뒤 양산까지 생산능력을 높이는 것)이 순조롭게 이뤄지고 있다며 고부가가치 제품 비중을 늘려 위기를 타개하겠다고 밝혔다. 데이터센터와 AI(인공지능), 메타버스 등 메모리반도체의 신규 공급처가 될 신산업의 규모가 커지면서다.

SK하이닉스는 "고대역폭 제품인 HBM3와 DDR5/LPDDR5 등 D램 최신 기술을 선도하고 있어, 장기 성장성 측면에서 회사의 입지가 확고해질 것"이라며 "올해 3분기 업계 최초로 238단 4D 낸드를 개발했고, 내년에 양산 규모를 확대함으로써 원가경쟁력을 확보해 수익성을 지속 높여갈 것으로 확신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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