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세훈 서울시장이 24일 오전(현지시간) 스위스 로잔의 국제올림픽위원회(IOC) 본부 올림픽하우스에서 열린 '2022 세계올림픽도시연합(WUOC) 연례회의'에서 '2036년 서울올림픽' 개최에 대한 의지를 드러냈다. WUOC는 로잔에 기반을 둔 비영리 단체로 올림픽을 열었거나 개최 의지가 있는 세계 22개국 43개 도시가 회원이다. 서울시는 2019년 정회원으로 가입했으며, 서울시장이 직접 연례회의에 참석한 건 그가 최초다.
특히 오 시장은 토마스 바흐 IOC위원장을 독대한 자리에서 '2036년 서울올림픽' 유치 의사를 밝혔다. 오 시장이 바흐 위원장과 만난 건 올 들어 세번째다. 지난 18일 서울 올림픽파크텔에서 열린 '서울올림픽 레거시 포럼'과 20일 서울 코엑스에서 열린 '국가올림픽위원회연합회(ANOC)'에서도 잇따라 바흐 위원장을 접견하고 서울올림픽 개최를 위한 초석을 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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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OC위원장 "서울 올림픽에 잘 준비된 도시"━
오 시장은 "올림픽 개최와는 별개로 잠실에 MICE 스포츠 단지를 만드는 계획을 언급했다"며 "2조1000억원을 들여 주경기장을 포함한 일대를 새로 바꿀 것이라는 말에 인상적이라는 반응을 보였다"고 말했다.
잠실 스포츠·MICE 복합공간 조성은 2029년 완공을 목표로 진행되고 있다. 전시·컨벤션 시설(약 12만㎡), 야구장(3만5000여석), 스포츠 다목적 시설(1만1000여석)과 호텔(약 900실), 문화·상업·업무시설 등을 MICE 공간으로 탈바꿈시키는 사업이다. 시 관계자는 "부족한 시설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방안이 될 것"이라고 자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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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림픽 경기장·수도권 스포츠 시설 활용━
여기에 시설투자의 절반을 차지하는 선수촌 건립비용 역시 주택재개발사업 등을 활용한 민간투자사업을 통해 비용 절감이 가능하다는게 시의 구상이다. 실제로 2024년 파리올림픽 선수촌도 프랑스 파리 도심에서 15분 거리에 위치한 생뚜앙(St.-Quen) 및 생드니(St.-Denis) 지역의 재개발 사업으로 조성 중이다. 아울러 스케이트보드·브레이크댄스 같이 대규모 시설투자가 필요하지 않는 도심스포츠를 신설 종목으로 도입하는 방안을 검토한다는게 시의 전략이다.
다만 북한과의 공동개최에 대해선 불확실성이 크다는 입장이다. 시 관계자는 "현재 경색된 남북관계 등을 고려할 때 불확실성이 큰 게 사실"이라며 "일단 서울 단독 개최로 준비하되 여건이 허락된다면 남북공동개최도 불가능하지 않다는 열린 자세로 접근하겠다는 생각"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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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36년 유치 경쟁 '역대급'..정부와 엇박자도 ━
2036년 올림픽 유치 경쟁은 치열할 전망이다. 벌써부터 카타르와 인도, 독일 등이 관심이 보이고 있어서다. 국내에서 후보 도시로 선정돼야 하는 절차가 남아있는 것도 변수다. 시 관계자는 "아직 국내도시 중 유치 의지를 표명한 도시는 없지만 일단 후보 도시로 선정돼야 한다"며 "대한올림픽위원회의 국내 후보 도시 신청과 승인, 중앙정부 승인 등의 절차를 거쳐야한다"고 말했다.
최근 올림픽 유치를 두고 정부와 서울시 간의 미묘한 갈등이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지난 19일 ANOC 총회에 참석한 윤석열 대통령은 올림픽 정신과 스포츠 가치에 초점을 맞췄지만 '2036년 서울올림픽' 관련 언급은 하지 않았다. 이후 대통령실에서도 "2036년 하계올림픽 추진은 전혀 검토된 바 없는 내용"이라며 "여론과 성공 가능성, 비용대비 효과 분석 등 다양한 절차를 밟아야 하는 국가적 사안"이라고 선을 그었다. 2030년 부산엑스포 유치전과 겹쳐 정부와의 협의가 부족한 것 아니냐는 지적도 있다.
시 관계자는 "2019년 6월 이후 올림픽 개최 도시 선정이 경쟁 투표 방식에서 IOC 내부 검토 방식으로 변경되면서 각국의 유치 활동은 금지되고 IOC의 내부의 결정 권한이 강화된 상태"라며 "국가 차원 경쟁보다는 도시가 가진 역량과 올림픽 정신의 구현 방안, 시민 호응 등이 중요하다"고 전제했다. 그러면서 "2036년 올림픽 유치 의지를 분명히 하되 국가 단위의 유치 전략을 펴지 않고, 조용히 서울의 유치 필요성과 비전을 공유하는 전략을 펴갈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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