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5일 오전 11시 경기도 수원시 장안구 이목동 인근의 한 야산. 고(故) 이건희 삼성그룹 회장이 잠든 이곳에 검은색 양복을 입은 사람들과 차량이 잇따라 오갔다. 이날 이 회장의 별세 2주기를 맞아 열린 추모식은 홍라희 전 리움미술관 관장과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이부진 호텔신라 사장 등 유족과 사장단이 참석한 가운데 조용한 분위기 속에서 진행됐다.
이날 추모식에는 외부 추모객의 방문이 제한됐으며, 유족들은 검은색 옷을 입고 조용한 분위기 속에 고인을 기렸다. 일각에서는 이재용 부회장이 아버지의 유지를 이어받아 '뉴삼성'에 대한 메시지를 내놓을 것이라는 관측이 나왔으나 특별한 메시지는 없었다. 이날 추모식에는 고인과 평소 친분관계가 각별했던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도 방문해 고인을 기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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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족과 아버지 기린 이재용… '뉴삼성' 메시지는 없었다━
삼성은 이날 고 이건희 회장의 추모식을 조용한 분위기 속에서 열었다. 추모식에 사용되는 용품을 실은 트럭과 사장단이 탑승한 차량을 제외하면 외부 추모객들이나 취재진의 접근이 제한된 가운데 엄숙한 분위기 속에서 추모식이 진행됐다.
한종희 삼성전자 부회장, 전영묵 삼성생명 사장, 고정석 삼성물산 사장 등 현직 사장단 60명은 이날 오전 9시 20분쯤 유족 방문에 앞서 선영을 찾았다. 선영 인근에 모여 6대의 버스에 탑승한 사장단은 20여분간 고인을 기린 뒤 선영을 빠져나갔다. 이외에도 전직 사장단과 부사장 등 경영진 300여명은 순차적으로 선영을 찾을 예정이다. 이날 오후에는 고인을 전담했던 의료진의 방문도 예정됐다.
이날 오전 10시 50분쯤에는 홍라희 전 관장과 이재용 부회장, 이부진 부사장, 이서현 삼성복지재단 이사장 겸 삼성글로벌리서치 고문, 김재열 국제빙상경기연맹 회장 등 유족이 선영을 찾았다. 유족들은 40여분간 선영에 머무르며 추모식을 열었다. 이재용 부회장 등 유족과 그룹 사장단은 추모식 후 용인에 있는 삼성인력개발원으로 이동해 추모 영상을 시청한 뒤 오찬을 함께 할 것으로 알려졌다.
유족들이 선영을 찾은 뒤 30여분 후 김승연 한화 회장도 선영을 방문해 고인을 기렸다. 김 회장은 직접 "고 이건희 회장을 친형같이 모셨다"라고 언급할 정도로 관계가 각별한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이날 추모식에서 삼성이 고 이건희 회장의 뜻을 기려 그룹 차원에서 특별한 메시지를 내놓을 것이라는 전망은 빗나갔다.이재용 부회장은 지난해 고 이 회장의 1주기를 맞아 삼성인력개발원에서 열린 이건희 회장 흉상 제막식에서 "겸허한 마음으로 새로운 삼성을 만들고, 사회의 더 나은 미래를 위해 우리 모두 함께 나아가자"고 말했다.
때문에 일각에서는 지난 8월 광복절 특사 이후 광폭 경영 행보를 보이고 있는 이재용 부회장이 아버지의 기일을 맞아 제2의 신경영선언을 하지 않겠냐는 관측이 나왔다. 고 이 회장은 1993년 임원과 해외주재원 등 200여명을 독일 프랑크푸르트로 소집해 "마누라와 자식만 빼고 다 바꿀 정도로 삼성은 철저히 변해야 한다"는 신경영선언을 한 바 있다.
재계 관계자는 "삼성을 글로벌 기업으로 키운 이건희 회장의 2주기인 만큼 구체적인 메시지를 전달하기보다는 고인을 기리는 데 집중한 것으로 보인다"라며 "유족의 뜻과 대내외 상황을 고려해 차분한 분위기 속에서 2주기를 보낼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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