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가 치솟는데 수입은 못 따라가고..." 美집세 상승세 꺾였다

머니투데이 뉴욕=임동욱 특파원 | 2022.10.25 06:31
A "SOLD" sign hangs in front of a house in Vienna, on the day the National Association of Realtors issues its Pending Home Sales for February report, in Virginia/사진=로이터=뉴스1

미국의 주택 임대료 상승세가 둔화되기 시작했다. 세입자들의 수요가 급격히 줄어들고 있기 때문이다.

24일(현지시간) 블룸버그에 따르면, 최근 미국의 상당수 지역에서 임대료 상승세가 둔화되고 있는 것을 나타났다. 온라인 부동산 플랫폼 아파트먼트 리스트에 따르면, 9월 전국 임대료는 1년 전보다 7.5% 증가하며 코로나19 팬데믹 이전 수준을 웃돌았지만, 공실률이 낮았던 연초 기록했던 18% 대비 큰 폭으로 감소했다.

아파트먼트 리스트의 이고르 포포프 수석이코노미스트는 "10월 예비 데이터는 일반적인 계절적 하락세보다 더 빠른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며 "2017년 이후 월별 데이터 중 가장 가파른 하락세를 기록 중"이라고 밝혔다.

불과 몇 달 전만 해도 집을 빌리기 위해선 대기자 명단에 이름을 올리거나 신청비를 내고 경쟁을 벌여야 했는데, 완전히 달라진 모습이다.

이같은 움직임은 연방준비제도(연준·Fed)가 예의주시하는 소비자물가지수(CPI) 추이와는 다르다. 주거비는 CPI의 3분의1을 차지하고 있는데, 집세는 지난달 연간 기준 기록적인 수준으로 올랐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CPI 수치는 변동 가능성이 더 높은 신규 임대보다는 임대인이 지불하는 전반적 비용을 추적하기 때문에, 최근 변화를 반영하는데 시차가 있다고 설명한다. 무디스 애널리틱스의 마크 잔디 수석이코노미스트는 "최근 둔화세가 CPI에 반영되기까지는 6개월에서 9개월이 걸릴 것"이라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최근 임대료 상승은 일반적인 사람들이 감당하기 어려운 수준이라고 진단한다. 물가는 전방위적으로 치솟는데 임금 상승률은 이에 미치지 못한다.

펜실베니아대 와튼스쿨의 수전 워터 교수는 "임대표는 펀더멘털이 정당화할 수 있는 수준을 훨씬 뛰어넘는 역사적인 상승을 겪었다"고 진단했다.


질로우 분석에 따르면, 평균적인 미국인들은 월세를 내기 위해 지난 9월 64시간 이상의 일을 해야 했다. 이는 2015년 이후 가장 높은 수치를 기록했던 8월 수준을 약간 밑도는 수준이다. 질로우의 제프 터커 수석이코노미스트는 "이제 시장의 많은 사람들이 임대료를 감당할 수 없게 됐다"며 "앞으로 임대 계약서에 서명할 사람들의 수가 더 줄어들 것이라는 점에 놀라지 말아야 할 것이며, 다른 인플레이션 문제가 생긴다면 임대 수요는 줄어들 것"이라고 진단했다.

블룸버그는 "혼자 힘으로 집을 빌리기 어려운 젊은이들은 부모와 함께 지내거나, 다른 동료들과 함께 지낼 수 있는 아파트로 몰리고 있다"고 전했다.

임대 데이터 추적업체인 리엘페이지의 제이 파슨스 수석이코노미스트는 "최근 몇 년간 임대료 상승이 특히 극심했던 피닉스, 애틀란타, 라스베이거스 등 대도시 지역에서 수요가 가장 둔화되는 모습"이라고 말했다.

미국 상위 100개 도시 중 69곳에서 9월 임대료가 전월 대비 하락하는 등 임대 시장의 침체는 확산하고 있다. 라스베이거스의 부동산 관리인인 신시아 우드워드는 블룸버그에 "최근 시장 움직임은 얼음처럼 차갑다"며 "도대체 (임대할 집을 찾는)사람들이 다 어디로 갔는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포포프 이코노미스트는 "진짜 문제는 사람들이 본격적으로 집을 찾는 3, 4, 5월에 경제가 어떨 것이냐에 달렸다"고 진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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