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기의 영국, 신용등급 전망도 하향…무디스 '안정적'→'부정적'

머니투데이 정혜인 기자 | 2022.10.22 15:48

무디스 "총리 사퇴 등 정책 결정 불확실성 커져"

리즈 트러스 영국 총리가 20일(현지시간) 영국 런던 총리 관저 앞에서 사퇴를 발표하고 있다. /로이터=뉴스1


국제신용평가사 무디스가 영국의 국가 신용등급 전망을 '안정적'(stable)에서 '부정적'(negative)으로 하향 조정했다. 리즈 트러스 영국 총리의 사퇴로 커진 정치적 리스크에 따른 정책 신뢰도 하락이 문제였다.

21일(현지 시각) BBC·CNN비즈니스 등 주요 외신에 따르면 무디스는 이날 두 가지 이유를 들며 영국 국가 신용등급 전망 하향을 발표했다.
첫 번째는 트러스 총리 사퇴 등으로 높아진 정책 결정의 불확실성이다. 무디스는 "약한 경제성장 전망과 높은 인플레이션(물가상승률)이 지속되는 가운데 정책 결정 예측 불가능성도 높아졌다"며 "영국의 부채와 정책 신뢰도 약화로 인한 위험이 커졌다"고 지적했다.

이어 트러스 총리가 대규모 감세안이 포함된 이른바 '미니예산'(mini-budget)을 무리하게 꺼냈다가 철회하고 사퇴한 것을 언급하며 "이는 지난 몇 년간 영국이 보여준 정책 결정 예측 가능성 약화가 계속 반영된 것"이라고 평가했다.

트러스 총리는 지난 20일 대규모 감세안 등에 대한 책임을 지고 총리직에서 물러나겠다고 발표했다. 이는 총리 임명 6주 만으로, 그는 영국 역사상 '최단명 총리'라는 불명예를 얻게 됐다.


무디스는 "영국 정부는 그간 투자자들의 신뢰할 수 있는 정책을 내놓지 못했고, 이에 따라 정부 정책에 대한 신뢰도는 점점 약화했고, 트러스 총리의 감세안으로 신뢰가 완전히 무너졌다"며 "정책 철회로 신뢰를 회복할 수 없는 상황까지 간 것"이라고 전했다.

무디스는 영국의 차입 비용 증가로 인한 부채 상환 능력 약화와 계속되는 물가상승(인플레이션) 압박도 등급 전망 하향을 결정하게 된 배경이 됐다고 전했다. 최근 발표된 영국의 9월 소비자물가지수(CPI)는 전년 동기 대비 10.1% 상승해 2개월 만에 다시 10%대로 복귀하며 40년 만에 최고 수준을 기록했다.

다만 무디스는 영국의 국가 신용등급은 무디스 등급 중 4번째로 높은 기존의 'Aa3'로 유지했다. 무디스가 영국의 신용등급을 내린 것은 지난 2020년 10월이 마지막이다. 당시 무디스는 브렉시트(영국의 유럽연합 탈퇴) 이후 예상보다 낮은 경제성장률과 정부 부채 증가 등을 이유로 "불편한 정책 환경이 형성됐다"며 국가 신용등급을 낮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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