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SK C&C 데이터센터 화재로 발생한 '카카오 먹통' 사태 재발 방지를 위해 대응책 마련에 나섰다. 재난관리 전담기구 '디지털 위기관리 본부'(가칭)를 신설하고, 데이터센터(IDC)와 디비털서비스를 정부 재난대응체계에 포함하도록 법·제도 개선을 추진한다. 부가통신사업자들은 제2의 카카오 사태를 막기 위한 제도 개선 필요성에 공감하면서도, 이중삼중 규제가 될 수 있다는 우려를 내비쳤다.
박윤규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제2차관은 21일 서울 종로구 교보빌딩에서 국내 플랫폼 업체와 글로벌 빅테크 관계자 등과 서비스 안전성 점검 회의를 진행했다. 회의에는 국내에서 사업을 영위하고 있는 구글, 넷플릭스, 메타(페이스북), 우아한형제, 당근마켓, 아마존 AWS, GS네오텍 등이 참석했다.
이날 과기정통부는 데이터센터와 디지털서비스가 그간 재난 대응의 "사각지대에 있었다"며 앞으로는 정부의 재난 대응 체계에 포함해 △보호 계획 수립 △정기 점검 △합동훈련까지 체계적으로 진행될 수 있도록 법·제도 개선을 추진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다만 적용 대상을 일정 규모 이상의 디지털서비스로 한정해 초기 스타트업이나 중소기업이 규제 부담을 걱정하지 않도록 신경 쓰겠다는 방침이다. 정창림 과기정통부 통신정책관은 "부가통신사업자가 재난관리체계로 편입되면서 규제가 커질 가능성에 대한 우려가 있지만 일정 규모 이상으로 한정된 만큼 너무 걱정할 필요는 없다고 (참석자들에게) 설명했다"고 말했다.
이번 제도 개선으로 이중삼중 규제가 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왔다. 이번 사고를 계기로 부가통신사업자와 데이터센터 사업자를 규제하는 성격의 법안이 발의됐다. 과기정통부도 전기통신사업법 개정을 고려하고 있다.
이에 대해 정 정책관은 "앞으로 검토해서 연말까지 최종안을 내놓을 계획이며 다양한 방법에 대해서 검토해 최선의 방안을 만들겠다"며 "결국은 재난·재해 사고여서 방송통신재난관리체계를 어떻게 보완할 것인가가 가장 중요할 것"이라고 밝혔다.
정 정책관은 이날 비공개로 진행된 회의에 대해서는 "사업자별로 분산, 이중화, 다중화 현황과 재난에 대비해 훈련하는 상황 등에 대해 다양한 의견을 들었다"며 "회의 참석 사업자들은 전반적으로 분산, 이중화, 다중화를 통해 잘 대비하고 있고, 재난 대비 훈련을 고도화하고 있다"고 말했다.
해외 사업자들의 재난 방지 대책에 대해서도 공유했다. 정 정책관은 "구글, 넷플릭스, 메타가 참고 사례를 여러 가지 얘기했는데, 결국 분산해서 운영하고 있다는 것"이라며 "그리고 수시로 모의 훈련을 통해 대비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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