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똑똑 한밤중 공포의 노크"…女 혼자 사는집 노리는 침입자들

머니투데이 박수현 기자 | 2022.10.23 08:01
#지난 8월 서울에 거주하던 직장인 A씨(25)는 소름 돋는 경험을 했다. 한밤중 누군가 방문을 두드린 것이다. 찾아올 사람은 아무도 없었다. A씨는 "옆집이 잘못 두드린 게 아닐까 싶다가도 무서워서 쥐 죽은 듯 있었다"고 했다. A씨는 혼자 사는 게 무서워 지난달 부모님이 계신 집으로 돌아갔다.

여성의 집에 무단 침입하는 사건이 해마다 9000건 넘게 일어난다. 피해자가 집에 있을 때 일어나는 주거침입 범죄는 폭행, 절도, 성범죄로 이어지기도 한다. 각 지자체에선 여성 1인 가구의 안전을 위해 보안 장비를 제공하는 사업을 시행 중이지만 여전히 많은 가구가 위험에 노출된 상황이다.

23일 경찰청에 따르면 최근 5년간 주거침입 범죄 검거 건수는 2017년 8903건, 2018년 1만 141건, 2019년 1만 2287건, 2020년 1만 3227건, 2021년 1만 3189건으로 집계됐다.

주거침입 피해자는 여성인 경우가 많았다. 여성 피해 건수는 2017년 6313건, 2018년 7047건, 2019년 9189건, 2020년 9751건, 2021년 9455건으로 집계됐다. 지난해 기준으로 주거침입 피해자의 71.6%가 여성인 셈이다.

주거침입 범죄자들은 여성이 혼자 사는 집을 노리는 경우가 많다. 지난 3일 오후 12시30분쯤 경기 하남시에서는 50대 남성 A씨가 여성 혼자 잠든 2층 빌라에 침입했다가 경찰에 체포됐다. A씨는 외벽 창문을 통해 집안으로 들어갔다가 피해자가 잠에서 깨자 달아난 것으로 조사됐다.


주거침입 범죄는 다른 범죄로 가는 문턱이 된다. 지난해 2월18일 오후 6시3분쯤 대전 동구에선 주택 관리업체 직원인 B씨가 업무상 알게 된 비밀번호를 입력해 피해 여성의 주거에 침입하는 사건이 있었다. B씨는 아무도 없는 집으로 들어가 속옷을 훔친 뒤 자신의 발자국을 지우고 현장을 이탈한 것으로 파악됐다.

주거침입 당시 집에 있던 피해자들은 무방비 상태로 추가 범죄에 노출됐다. 2020년 9월27일 오전 6시에는 서울 광진구의 고시텔에서 C씨가 같은 층에 거주하던 피해 여성의 방에 침입했다. C씨는 피해자가 잠에서 깨서 '살려 달라'고 소리를 지르자 피해자의 목을 조르고 입을 막았다.

여성 대상 주거침입 범죄가 끊이지 않자 지자체는 대책을 내놓고 있다. 여성 1인 가구를 대상으로 집안에 설치하는 폐쇄회로(CC)TV나 호신벨 등 방범용품을 지원하는 곳도 있다. 전국에서 여성 1인 가구 비율이 28.7%로 가장 높은 서울 관악구는 이 같은 내용을 포함한 '여성 안심마을 조성사업'을 하고 있다.

주거침입 범죄를 줄이기 위해서는 방범장치 지원 외에도 지역 특성에 맞는 치안서비스가 필요하다는 조언이 나온다. 이웅혁 건국대 경찰학과 교수는 "지역마다 다른 위험·불안 요소를 발굴해 지능형 폐쇄회로(CC)TV를 설치하거나 대처 요령을 마련하는 등 지자체와 경찰이 협력해 맞춤형 치안 서비스를 제공해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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