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라젠, 내달 스위스行…"기술도입 항암제 임상 구체화"

머니투데이 정기종 기자 | 2022.10.24 07:00

핵심 R&D 인력, 내달 초 스위스 바실리아 방문…'BAL0891' 1상 세부 계획 조율
美 FDA로부터 1상 계획 승인 상태…연내 미국 임상 돌입 목표
"거래재개 넘어 신약 개발기업 본연 가치 입증 주력"

(서울=뉴스1) 송원영 기자 = 서울 중구 신라젠의 모습. 2022.2.18/뉴스1

신라젠이 바실리아로부터 기술도입한 항암제 후보물질의 임상 계획을 구체화하기 위해 스위스로 향한다. 거래재개 핵심 요소로 작용한 파이프라인의 임상 본격화를 통해 본업인 신약 개발 기업으로서 가치를 높이겠단 계획이다.

신라젠은 주요 연구진이 내달 초 스위스 바실리아를 찾아 'BAL0891' 임상 1상 시험계획에 대한 구체적 논의를 진행한다고 24일 밝혔다. BAL0891은 지난달 신라젠이 바실리아로부터 총 3억3500만달러(약 4817억원)에 도입한 항암제 후보물질이다.

신라젠은 스위스 출장을 통해 임상 수행을 위한 시작점과 목표 설정 및 대상 등 세부적인 계획을 매듭지을 예정이다. 출장 인력은 R&D(연구개발) 총괄 임원을 포함해 향후 임상을 운영할 실무진 및 연구파트 책임자들로 구성된다. 임상 프로토콜은 이미 나와있는 만큼, 세부 조율에 무게가 실릴 전망이다. 동시에 현재 진행 중인 파이프라인의 기술이전 작업 역시 이뤄진다.

김재경 신라젠 대표이사는 "미국 사이트에서 연내 임상 시작을 계획 중"이라며 "국내에서도 임상기관과 논의를 어느정도 마친 상태로, 내년 두개 사이트에서 임상에 돌입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BAL0891은 앞서 미국 식품의약국(FDA)으로부터 전이성 고형암에 대한 임상 1상 허가를 받아 즉시 임상 진입이 가능하다. 신라젠은 기술도입 당시 연내 임상 첫 환자 등록을 목표로 제시한 바 있다. BAL0891에 대한 임상 계획은 스위스 출장 이후 간담회를 통해 공개할 예정이다.

BAL0891 도입은 신라젠 거래재개를 위한 개선기간 주요 과제로 꼽힌 '신규 파이프라인'이라는 마지막 퍼즐 조각을 완성한 핵심 성과다. 신라젠은 앞서 이행한 R&D 분야 임상 책임 임원 채용과 비R&D 분야 투명경영·기술위원회 설치, BAL0891 도입 등을 인정받아 지난 12일 한국거래소로부터 거래재개 결정을 이끌어냈다.

이 때문에 BAL0891은 신라젠 거래재개의 원동력인 동시에 당면 과제다. 신라젠은 BAL0891 개발 진척을 최우선 단기 목표로 삼고 개발에 박차를 가할 예정이다. 거래재개로 경영정상화 신호탄을 쏜 만큼, 신약 개발기업 본연의 가치를 인정받겠다는 목표다.


일각에선 BAL0891 임상에 대한 우려도 존재한다. 환율상승에 따른 해외 임상비용 증가 등이 장애물로 작용할 수 있다는 분석이다. 특히 병용요법의 경우 해외 병용 약물 구입에 필요한 비용이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다. 신라젠은 BAL0891 임상을 단독요법으로 시작해 병용요법으로 확대할 계획이다.

이에 대해 김 대표는 "앞서 거래소에 제출한 자금계획에도 병용요법 등까지 포함한 규모가 반영됐다"며 "환율 상승은 충분히 대응 가능한 수준"이라고 설명했다.

김 대표는 초기 단계 파이프라인 도입에 따른 우려도 일축했다. BAL0891의 도입을 위해 80개가 넘는 물질을 검토하면서 기업 및 데이터 신뢰도가 가장 높은 후보를 추려 도입을 결정한 만큼 물질의 가치는 충분하다는 평가다. 바실리아가 내부 사정에 의해 전략적으로 항암 파이프라인을 정리했던 점도 잘 맞아떨어졌다.

최근 5년간 항암 바이러스 기술이전 13건 중 7건이 전임상 단계에서 성사됐다. 바실리아가 오는 26일부터 스페인 바르셀로나에서 열리는 '2022 EORTC-NCI-AACR' 심포지엄에서 BAL0891의 전임상 연구결과를 발표할 예정이라 기대감도 커지고 있다.

김 대표는 "초기 단계 물질의 쟁점은 그 물질의 가치를 '어떻게 판단하느냐'인데, 기술이전 과정에서 확인된 데이터가 고무적인 수준이라 가치는 충분하다고 생각한다"며 "특히 이미 미국 임상이 허가된 물질인 만큼, 오히려 초기부터 시작해서 더 좋은 기회를 가질 수 있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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